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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업계, 엔데믹에 서다]캐시카우 '든든' 바이오니아, 엔데믹 두렵지 않은 이유진단 매출 급감에도 외형 확대, 건기식 고성장…RNAi 신약 임상 속도

차지현 기자공개 2023-10-04 14:11:08

[편집자주]

진단 분야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대표 업종이다. 코로나19 확산 직후 발 빠르게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몸집을 불렸고 현금 곳간도 넉넉히 채웠다.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이다. 엔데믹 상황에서도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진단업계의 생존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7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니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며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을 이룬 저력을 보여줬다.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상장 17년 만에 상장 지위가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일찌감치 건강기능식품으로 현금창출 기반을 마련한 덕에 엔데믹이 불안하지 않다. 올 초 세계 최초 리보핵산간섭(RNAi) 기반 탈모 완화 화장품을 출시하며 또 한 번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재원으로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1호 특례상장 기업, 코로나 특수로 흑전 성공

바이오니아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1992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스핀오프 돼 만들어진 연구소 1호 기업이다. 2005년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1호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로 유전자 합성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엔 세계 최초 RNAi 기반 화장품을 내놨다.

핵심 경쟁력은 합성 유전자 기술이다. 유전자 합성으로 인공 유전자를 만드는 기술로 신약 개발은 물론 진단 시약 제조 등의 필수 기술로 꼽힌다. 창업자 박한오 회장은 서울대 화학과 졸업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화학을 전공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 유전자 기술을 미국에서 수입해서 쓰던 1990년대 그는 '유전자 기술의 완전 국산화'를 목표로 회사를 세웠다.


팬데믹 특수를 톡톡히 누릴 수 있던 것도 유전자 기술이 축적된 결과다. 매년 연 매출의 30%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해 왔다. 이는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을 한 번에 검출하는 동시진단키트 개발로 이어졌다. 진단키트와 시약 등을 판매하며 2020년 11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2019년 연결 기준 363억원에서 2020년 2070억원, 2021년 2237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거래소 코스닥 소속부도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승격했다. 우량기업부는 기업규모와 재무 상태, 경영 성과 등을 평가해 4개로 분류한 소속부(우량기업부·중견기업부·벤처기업부·기술성장기업부)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기업의 지위가 수직상승했다는 의미다.

◇엔데믹 실적 하락 방어 비결 '고성장' 건기식

엔데믹 전환 이후 대다수 진단 기업이 고전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다르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물론 엔데믹 전환에 따른 실적 축소를 완전히 피해가진 못했다.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2%가량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하지만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 성장한 매출 1254억원을 올리며 다시금 저력을 뽐내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외형을 확대한 셈이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52% 정도 줄어든 50억원을 기록했다.


건강기능식품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탱할 핵심 제품으로 떠올랐다. 상반기 매출 구성을 보면 전체 매출의 87%가 프로바이오틱스 부문에서 나왔다.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을 통해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민 다이어트 유산균으로 인기를 끈 '비에날씬'이 대표 제품이다.

성장세가 매섭다. 프로바이오틱스 부문 매출은 2021년 1003억원→2022년 1622억원→2023년 상반기 1096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채널 다각화 및 해외 시장 공략 등을 내세우며 한층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니아에 따르면 19일 기준 누적 매출이 작년 매출 1622억원을 돌파했다.

◇화장품으로 유럽부터 공략, 신약 개발 가속화 계획

진단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확보한 캐시카우를 재원 삼아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리고 있다. 합성 유전자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활용해 RNAi 신약 개발에 나섰다.

RNAi는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며 신약 개발의 블루칩으로 등극한 기술이다. RNAi 신약은 질병을 일으킬 만한 단백질의 합성을 원천적으로 막는다. 이미 몸속에 형성된 질병 유발 단백질의 기능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약효를 내는 합성의약품이나 항체의약품과 달리 근본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는 기술이다.

바이오니아는 원천 기술 'SAMiRNA'을 보유했다. RNAi 물질은 인체에 투여하면 혈액이나 세포 내 효소 등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친수성과 소수성 원리를 통해 이를 극복한 게 SAMiRNA다. 5월 SAMiRNA를 적용한 RNAi 기반 탈모 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를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신약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화장품 시장을 먼저 공략한 뒤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직영판매처(자사몰)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 아마존 유럽 입점을 마쳤다. 아직 공식적으로 매출을 공개하진 않고 있지만 매출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는 게 바이오니아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당장 가시적인 숫자로 나타나진 않지만 제품 출시 이후 아마존 채널 확장, B2B 사업 제안 검토, 신규 패키징 검토 등 다양한 사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이 발생하면 별도 사업 부문으로 구분해 매출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RNAi 신약 개발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 자회사 써나젠테라퓨틱스가 RNAi 기반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SRN-001' 호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5일 1단계 첫 투여를 완료했다. 연말까지 임상 1a상 4단계 투여를 끝내고 내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반복투여 임상 1상(1b) 및 IPF 대상 초기 임상 2상(2a)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RNAi 치료제는 총 4개에 불과하다. 2018년 미국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이 다발신경병증 치료제 '온파트로'로 FDA 허가를 획득한 뒤 '기브라리', '옥슬루모', '렉비오'를 연이어 내놨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유전자 연구를 기초로 다양한 사업을 준비해 왔던 게 최근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유산균 사업 호조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고 있고 신성장동력 코스메르나도 향후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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