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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NH농협은행, 뉴욕 새 지점에서 '다음 10년' 그린다(5)현지 진출 10년 만에 지점 이전…IB·기업대출 비중 확대, 현지 자금 조달 착수

뉴욕(미국)=최필우 기자공개 2023-10-18 07:24:22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 뉴욕 지점은 올 가을을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2013년 뉴욕에 지점 문을 연 지 꼭 10년 만에 지점을 옮기면서 새롭게 출발했다. 지점을 새롭게 세팅하는 것은 물론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 계획을 세워야하는 시기다.

뉴욕 지점은 그간 후발주자 입장에서 지속가능한 영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든다. 신디케이션 론 위주로 구성돼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한국계 지상사 대출과 자체 발굴한 IB 대출 중심으로 변화시킨다.

◇'상업용 부동산→인프라 딜·기업대출' 영역 확대

NH농협은행 뉴욕 지점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주재권 7명과 현지 직원 14명 등 총 2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점은 무역금융과 자금 조달을 담당하는 영업팀, 컴플라이언스·IT·정보보안 역할을 하는 영업지원팀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설치된 IB데스크가 신성장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뉴욕 지점은 꾸준한 여신 잔액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2021년 300%, 2022년 100%대 여신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40% 성장하면서 꾸준한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45번가에 위치한 NH농협은행 뉴욕 지점 내부 전경

성장 동력은 신디케이션 론에서 나왔다. 올 상반기 기준 뉴욕 지점 대출 자산 중 신디케이션 론과 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5%, 15% 수준이다. 신디케이션 론은 복수의 글로벌 금융회사가 주도하는 대규모 대출 중 일부 금액만을 책임지는 구조다. 직접 고객을 확보해야하는 기업대출 영역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뉴욕 지점이 신디케이션 론에 의존한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다른 한국계 은행보다 늦은 2013년 뉴욕에 지점을 차리면서 고객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한국 NH농협은행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참여 가능한 신디케이션 론 규모를 키우고 지점을 지탱할 수 있는 수익 원천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젠 신디케이션 론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다. 뉴욕 지점이 주로 참여해 온 상업용 부동산 신디케이션 마켓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됐다.

박영훈 NH농협은행 뉴욕지점장은 "2019년 시작된 저금리 기조로 상업용 부동산 선호도가 높아졌고 뉴욕 지점도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추가 확대는 지양해야 하는 국면이 됐다"며 "우량 차주를 선별하고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섹터 위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뉴욕 지점은 한국계 기업의 미국 진출 확대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기업 대출이 전체 자산의 15% 밖에 되지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한국 내 영업점을 이용하는 고객 법인이 미국에 진출할 때 뉴욕 지점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대출 자산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박영훈 NH농협은행 뉴욕지점장은 "기업 대출을 늘리고 추후 늘어날 여신 규모에 상응해 인적, 물적 시스템 관리 수준을 향상시켜 신용 리스크에 대비할 것"이라며 "이자율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한 실적을 낼 수 있는 IB 딜에도 힘을 싣겠다"고 말했다.

*박영훈 NH농협은행 뉴욕지점장(가운데)과 임병술 부지점장(좌), 전정우 IB데스크 팀장(우). 뉴욕 맨해튼의 새로 입주한 사무실 1층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양키CD 발행 프로그램 세팅, 하반기 중 현지 자금 조달

뉴욕 지점은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한다. 자금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기 위해 최근 양키CD(미국 양도성예금증서) 발행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반기 중에는 양키CD 발행을 통한 현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건전성과 유동성 관리에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변동금리 대출을 취금할 때 기준금리 상한을 설정하는 파생 계약인 레이트캡(Rate cap) 구매로 차주의 금리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도록 유도했다.

정기적으로 차주 사업장을 방문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자산의 경우 월간으로 임대 현황 관련 컨퍼런스 콜을 진행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박 지점장은 "건전성 관리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NH농협은행 뉴욕지점에는 최근 3년간 대출 원리금 납부 지연이 전혀 없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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