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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스텔스 다이싱' 이오테크닉스, 디스코 독점시장 판 깬다②HBM 시장 본격 개화 타고 공급확대 임박, 日 장악 후공정 시장 대항마 등극 기대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3-10-13 07:51:03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웨이퍼 레이저 공정장비 전문기업 '이오테크닉스'가 연일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사업영역인 레이저 마킹, 레이저 어닐링 장비 수요가 재차 늘어날 기미를 보이는 동시에 이오테크닉스의 차세대 전략장비로 꼽히는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 및 그루빙 장비가 HBM 시장의 본격 개화와 함께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 양산구간에 진입하면 일본 디스코(Disco)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오테크닉스는 최근 주요 고객사향 HBM(고대역폭메모리) 양산라인에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Laser Stealth Dicing) 장비 다수를 공급한 데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레이저 그루빙(Wafer Laser Grooving) 장비 역시 입고하면서 회사의 신규 매출원으로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확한 대수와 관련 매출은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의 대당 ASP(평균공급가)가 약 15억~20억원 임을 감안하면, 적게는 수십 억원에서 100억원 수준의 관련 매출이 예상된다. 그루빙 장비는 라인에 입고됐지만, 아직 정식 매출 산입은 되지 않은 걸로 파악된다. 고객사는 모두 삼성전자다.

이오테크닉스는 현재 레이저 커팅장비 부문에서 다종의 전략장비를 개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를 비롯해 레이저 그루빙, 레이저 풀컷 장비 등이다. 이중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의 경우 레이저 커팅장비 군 중 가장 빠르게 양산 라인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싱(dicing)은 적층이 완료된 웨이퍼를 개별 칩으로 자르는 공정을 뜻한다. 200나노미터 수준의 일반 메모리 웨이퍼의 경우 웨이퍼가 비교적 두껍기 때문에 일반 블레이드(날) 다이싱 방식으로 커팅을 해도 공정상 무리가 없었지만, 고적층을 특징으로 하는 HBM 웨이퍼의 경우 얇은 웨이퍼를 적층해 공정이 진행되므로 블레이드 다이싱 커팅 방식으로는 무리가 있다.

HBM 8단 제품의 경우 웨이퍼의 1장의 두께가 50나노미터( 수준인데 반해 12단은 30~40나노, 16단은 20~30나노 수준으로 얇아진다. 제한된 칩 규격 내에서 적층단수를 높여 고용량화를 꾀하기 위한 원리다. 웨이퍼 층이 높고, 칩과 칩 간격이 좁기 때문에 무딘 날(블레이드)이 아니라 정밀한 레이저 커팅 설비가 필요하다.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는 커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레이저 흔적을 최소화하고, 다이(개별 칩) 간 간격을 좁게 유지해 웨이퍼의 유효한 표면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웨이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반도체 칩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 단층이 높고, 구조가 복잡한 HBM 칩의 커팅 공정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 양산 페이즈(phase)에 진입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4분기 내 고객사의 퀄(품질인증)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년 초 정식 공급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이저 어닐링 등을 기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상이다.

시장이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에 주목하는 까닭은 그동안 웨이퍼 다이싱 시장을 일본 디스코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디스코의 장비를 써왔다.

디스코는 삼성전자, 인텔, TSMC 등 주요 IDM, 파운드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후공정 기업이다. 반도체 웨이퍼를 얇게 깎는 그라인더(grinder) 장비와 다이싱 장비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 중 디스코의 절삭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특히 다이싱 부문에서는 캐시카우인 블레이드 다이싱을 비롯해 스텔스 다이싱 등의 장비군을 보유하고 있다.
▲이오테크닉스의 레이저 다이싱 장비(출처=이오테크닉스 홈페이지)


이 때문에 이오테크닉스가 올 4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HBM 양산 라인에서부터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 장비의 공급을 확대해 간다면 디스코가 주도하던 시장에 균열을 낼 수 있다.

디스코의 시장 점유율 뿐만 아니라 가격 결정권, 마케팅 전략 전반을 흔드는 대항마로 등극하는 셈이다. 다만 레이저 커팅의 정밀도 부분에서는 아직 디스코가 다소 앞선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만큼 기술 외의 매력도를 어필하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 장비 시장에서 디스코와 어깨를 견주는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묶이면 이오테크닉스 자체의 밸류에이션 역시 재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한화 약 5918억원 수준으로 이오테크닉스(4472억원)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기업가치는 약 28조원으로 이오테크닉스(1조8000억원) 대비 15배 가량 크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6개월 구간에 시총이 약 2배 가량 뛰었다는 점이다.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35~40배에 이른다. 일부 증권사는 이를 근거로 이오테크닉스의 목표주가를 최근 2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오테크닉스가 전공정 영역에서 이미 탄탄한 레퍼런스 구축하고 있고, 내년부터 후공정 영역에서 스텔스 레이저 다이싱 공급을 늘려간다면 디스코와 경쟁하는 구도가 그려질 것"이라면서 "여기에 현재 테스트 중인 걸로 파악되는 레이저 풀컷(Laser fullcut) 장비까지 양산공정에 진입하면 후공정 영역에서 다양한 전략장비 풀이 구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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