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발목' 메리츠증권, 'IB사업본부' 대수술 나설까 내부 분위기 수습 '먼저'…이복현 원장 "추가 조사 필요"
윤진현 기자공개 2023-10-20 07:29:0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메자닌' 사업과 관련한 의혹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있던 IB사업2본부의 인력 이탈도 가시화했다. 박성철 전 본부장(전무)은 이달 초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고 문제가 된 팀원들도 사직 처리 됐다.인력 이탈에 따른 IB사업총괄부문 재편성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당분간 IB사업총괄부문 내 분위기 수습과 안정적 운영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현 3본부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내부 통제 부실 문제는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메리츠증권의 메자닌 영업 방식뿐 아니라 내부 통제 시스템에 관해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짚었다. 추가 조사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IB사업2본부 산하 팀원들 사익 추구…IB사업2본부장 결국 '사임'
메리츠증권 IB인력의 이탈이 가시화했다. IB사업2본부의 복합금융팀 소속 일원들의 일탈 행위가 적발된 여파다. 이에 따라 박 전 IB사업2본부장이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직을 내려놨다.
IB사업2본부는 그간 복합금융 업무를 전담해 왔다. 발행사의 조달 전략을 수립하고 채권, 주식, 메자닌 발행 등을 주선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문제가 된 건 메자닌 영업이다.
구조화 메자닌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사익 추구를 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주선과 투자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 등의 명의로 자금을 납입해 부당이익을 거둔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은 직무상 취득한 내부 정보를 본인, 혹은 제3자가 업무대상 CB에 투자해 수익을 거뒀다. 자체적으로 조합(SPC)을 설립해 자금을 납입한 후 상장사의 CB에 투자해 이익을 취득하는 구조다.
해당 임직원은 이 사모 CB에 메리츠증권의 자금이 선순위로 투자된 후 조합 형태로 직원들이 후순위 투자를 하는 사실을 회사 측에 알리지 않았다. 리스크 통제 부실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문제가 된 팀원 7명은 전원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문제가 된 팀을 제외하고 IB사업2본부 산하 부서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내부 분위기 수습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인력 이탈에 따른 조직 정비 필요성이 커졌단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IB사업총괄부문은 총 3개 본부로 나뉘어져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IB사업1본부와 IB사업2본부로 구성됐으나, 올해 초 IB사업3본부를 신설했다. 다올투자증권 출신의 이원병 상무를 영입한 영향이다. 이원병 상무는 IB사업3본부장을 맡았으며, 약 15여명의 일원과 함께 메리츠증권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세훈 IB사업부문장(부사장)이 IB조직 정상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사장은 KB증권을 거쳐 IB사업본부에서 금융주선과 자문 업무를 진행해 온 인물이다. 산하 조직의 혼란을 정리하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메리츠증권의 리스크 통제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의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체제가 비교적 강한 편이기에 의외였다"며 "추후 내부 리스크 관리책 개선 방향성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의 내부 통제 부실 이슈는 지난 17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메리츠증권 내 타 부서에 대한 조사 필요성 지적이 제기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리츠증권은 (임직원의 직무상 정보를 이용한 사적이득 추구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라고 주장한다"며 "다른 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메리츠증권 내 정상적인 직업윤리나 통제시스템이 종합적으로 작동을 안 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미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증권의 불건전 영업 의혹에 관한 조사 계획을 드러낸 상황이다. 앞선 조사에서 임직원의 사익 추구행위뿐 아니라 불건전 영업 의혹 등을 확인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법규 위반 소지를 검토하고 위법 사항을 제재할 것이라 전했다.
이에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최희문 대표이사(부회장)는 향후 금융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강조했다. 최 대표이사는 "조사 과정에서 의혹들에 대해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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