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더들의 시간]'공' 확실한 장동현 SK㈜ 부회장...시장 반응은③투자전문 지주사 기틀 마련...주가 피로감 여파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3-10-23 07:30:52
[편집자주]
올 한해 유난히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SK, 그리고 그 집단의 정점엔 '임원'이 있다. 대기업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회사의 생존 문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숫자로 평가되는 곳이다. 다만 때로는 성과보다는 기업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해 '안정'과 '쇄신'이라는 휘황찬란한 구호가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경기 침체기의 한복판, SK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파이낸셜 스토리 수립은 물론 그룹의 안위를 책임지고 계획하는 SK 고위 임원들의 지난 시간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8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이 회사를 이끈 지도 올해로 7년째다. 부임 첫해부터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서의 기틀을 세우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낸 그는 지난해까지도 디지털투자센터를 직접 이끌 만큼 파이낸셜 스토리 달성 의지를 피력해 왔다.올해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업체를 인수하고 투로와 쏘카 등을 팔며 활발한 투자 활동을 추진하고는 있다. 그럼에도 주가 하락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전문 지주사 기틀 마련…올해도 활발한 투자 활동
장 부회장의 선견은 뛰어나다. 지난 2016년까지 SK텔레콤 사장이었던 장 부회장은 2017년부터 SK㈜ 리더 자리에 올라 투자전문 지주회사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지주회사의 투자 본능을 깨웠다. 6200억원에 인수한 SK실트론(2017년)과 8000억원을 출자한 플러그파워(2021년)는 대표적인 인수 성공 사례로 회자된다. 이 밖에 전기차 충전기 업체 SK시그넷과 동박 제조사 왓슨 투자로 유망 산업을 선점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시장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21년 SK㈜ 유튜브 채널에 직접 등장, 파이낸셜 스토리를 밝히며 2025년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배당과 로열티에만 의존한 지주사라면 결코 할 수 없던 일이다.

SK㈜의 현 모습이 있기까지 그의 공(功)이 절대적인 셈이다. 특히 장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도 '생존 역량'과 '성장 기회'를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며 "포트폴리오 성과를 되짚고 변화 속에서 발생하는 기회를 적시에 선점할 수 있게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현재까지도 그의 말은 지켜지고 있다. SK㈜의 CDMO 자회사 SK팜테코는 4200억원을 들여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CBM을 인수했다. 롯데렌탈에 넘긴 '쏘카' 지분 17.9%(1462억원)과 추진 중인 왓슨 지분 매각 등으로 재원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부임 7년차, 파이낸셜 스토리 변화 있을까
그는 올해로 SK㈜ 대표이사 부임 7년을 넘기면서 SK그룹 부회장단 중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함께 최장수 CEO가 됐다. 지난해 유정준 부회장이 약 10년 만에 SK E&S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통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안정'을 이유로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짙다. 다만 SK㈜는 파이낸셜 스토리 발표 후 2년 동안 자사주 소각 같은 고강도 주주환원과 일부 포트폴리오(왓슨 등)의 가치 상승에도 주가가 20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떨어졌다.
엑시트로 반전을 꾀할 수도 있겠지만 이때는 얼어붙은 경기가 발목을 잡는다. 파이낸셜 스토리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는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어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투자의 기본틀은 유지하되 세부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장 부회장은 외부의 관심을 받기보다 묵묵하게 일하면서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 온 인물"이라며 "그럼에도 주가 피로감과 '주가 200만원'에 꽂혀 있는 회사 이미지를 벗기 위한 시도가 없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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