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로 뭉친 삼성SDI-현대차, 전략적 협업 단계 높이나 2026년부터 50만대에 각형배터리 공급키로…전자·전기·디스플레이 이어 협력
김혜란 기자공개 2023-10-24 11:12:2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1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현대자동차에 각형배터리를 공급키로 하면서 전략적 협업의 첫발을 뗐다. 이달 초 삼성전기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기아의 1차 협력사(벤더)가 된 이후 삼성 그룹과 현대차 간 협력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고 있다.23일 삼성SDI는 오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자동차가 유럽에 판매할 전기차에 들어갈 각형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와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공급계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전기차(80kWh 배터리 탑재)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릐 배터리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공급 규모를 늘려나가는 게 삼성SDI의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P6 납품처 확보, 현대차는 배터리 폼팩터 다변화
삼성SDI가 현대자동차에 납품키로 한 각형배터리는 개발 중인 'P6'다. P6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의 니켈 비중을 91%로 높이고 음극재에 삼성SDI의 독자적인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높인 제품이다.
P6는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해 현대자동차의 유럽 현지 공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헝가리공장에선 지금까지 각형배터리를 생산해 독일 BMW나 아우디 등 해외 기업에 납품해 왔는데, 국내 기업까지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P6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인 제품이다. 양산을 앞두고 미리 탄탄한 납품처를 확보했단 점이 의미가 있다.
현대자동차 입장에서도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서만 파우치형 배터리를 받아왔는데, 이번에 삼성SDI와 손을 잡으면서 배터리 폼팩터(형태) 다변화가 가능해졌다. 중국 CATL로부터도 각형배터리를 공급받긴 했으나 삼성SDI와도 손을 잡았다. 앞으로 각형 배터리 채용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관전포인트는 앞으로 삼성SDI와 현대차가 협업수준을 얼마나 높여나가느냐다. 양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SDI와 현대자동차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선행 개발 등 협력관계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 성사까지의 뒷배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있었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회장은 2020년 이 회장의 초청으로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을 처음 방문했는데, 이때 두 사람은 삼성SDI 배터리를 현대자동차·기아에 탑재할 수 있는지를 논의했다고 한다. 이후 양사 관계가 진전돼 이번 계약 전에도 선행과제를 통해 기술 교류를 진행했고, 공급 계약까지 이르게 됐다.
앞서 삼성전기도 현대자동차·기아에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카메라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를 공급하는 1차 벤더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에서 서로 협력 수준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사업부와의 협력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V60'에는 삼성전자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이미지센서가 탑재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삼성전자는 차량 인포테인먼트(IVI)용 AP '엑시노스 오토 V920'를 양산해 현대자동차에 공급, 협업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또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아이오닉5'에 납품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현대자동차와의 전략적 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삼성SDI만의 초격차 기술경쟁력, 최고의 품질로 장기적인 협력 확대를 통해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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