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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시장 온오프 쟁탈전]야놀자, '숙박→레저 플랫폼' 배고픈 포식자①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실탄 장전', 여행 슈퍼앱 포트폴리오 '퍼즐 맞추기'

김선호 기자공개 2023-10-30 08:21:12

[편집자주]

코로나19 엔데믹은 여행시장의 회복과 함께 업체 간 경쟁의 재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하나·모두투어 양강구도였던 여행시장이 이제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관전 포인트는 온오프 시장의 선점 전략과 쟁탈전이다. 이를 위한 업체별 사업전략과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숙박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한 야놀자가 레저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후 2021년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자 인수합병(M&A) 시장의 포식자로 등장했다. 하나투어 인수 협상이 결렬됐지만 또 다시 몸집을 키우기 위해 매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야놀자는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1조190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2022년 M&A 등 사업결합을 위해 2532억원을 지출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현금유입이 M&A를 진행할 수 있었던 기반이었던 셈이다.

사업보고서 상에는 창업자인 이수진 대표가 야놀자의 16.4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위치하지만 5% 이상 주주 현환을 보면 SVF II CRYSTAL SUBCO (SINGAPORE) PTE가 25.06%의 지분율을 보유한 것으로 나온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지배력을 보여주는 수치다.


◇경쟁업체 '여기어때→하나투어' 사업영역 확장

야놀자·인터파크·트리플·데일리호텔. 야놀자는 이를 통틀어 '여행 슈퍼앱 포트폴리오'라고 지칭한다. 숙박·레저·교통 등 여행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인공지능·블록체인·사물인터넷 등 혁신기술과 접목해 여행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확장을 할 수 있었던 바탕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다. 물론 창업자 이 대표는 2015년 숙박에 한정됐던 서비스를 레저로 확대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2018년부터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사업확장을 위한 실탄 부족과 이에 따른 재무 악화가 문제였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이전인 2020년 말 야놀자의 결손금은 1992억원에 달했다. 같은 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분법손실·금융비용의 부담이 커졌다.

구체적으로 지분법손실은 39억원, 금융비용은 1051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금융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242.2% 증가하는 등 부담이 급격히 가중된 배경은 항목 중 당기손익지정 금융부채평가손실(921억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2021년 야놀자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상증자로 1조1901억원의 자금을 유입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항공권 예약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인터파크와 AI,기업 데이블, 여행 솔루션 기업 '고 글로벌 트래블(GGT)' 등을 인수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자금력을 기반으로 M&A 시장의 '포식자'로 불리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M&A를 통해 야놀자는 이전 숙박과 레저 플랫폼 등 여기어때를 넘어서 여행시장 전통강자인 하나투어 등과 경쟁하는 관계로 성장했다.

◇하나투어 M&A 결렬…구조조정의 의미

야놀자는 2021년 하나투어 인수를 추진했다. 하나투어의 최대주주는 IMM PE가 운용하는 '하모니아 1호 유한회사'로 지분 16.68%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하나투어의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이 6.53%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만약 계획대로 하나투어를 인수했다면 야놀자는 여행업계 1위 사업자로 발돋음할 수 있었을 뿐더러 패키지 여행상품을 직접 기획해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탑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IMM PE와 박 회장이 제시한 가격이 상이해 인수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에서는 IMM PE와 박 회장이 각각 보유한 하나투어 지분 가격이 상이하다는 점까지 수용하면서 협상 막바지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이를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측에서 납득하지 못해 인수가 더 이상 진척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 야놀자가 인수한 기업이 인터파크다. 이를 통해 야놀자는 인터파크트리플(전자상거래), 인터파크씨어터(공연장 운영 및 공연기획), 인터파크뮤직플러스(학원운영, 교육서비스 및 엔터테인먼트업) 등을 종속기업으로 편입시킬 수 있었다.

특히 인터파크는 야놀자가 강조하고 있는 '트래블 테크'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보면 하나투어를 인수하지 못했더라도 여행 상품을 판매해 중개수수료를 얻는 사업구조인 플랫폼 경쟁력으로 여행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놀자는 올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국내여행 수요 정체와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 경쟁심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조직 구축을 목적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마이너스(-) 284억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을 마치고 나면 야놀자가 또 다시 M&A를 추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여행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전담 부서가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더욱 고도화해 여행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해당 역량을 지닌 여행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시 하나투어 인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모두투어까지 인수 대상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M&A로 몸집을 키우게 되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여행사로서 야놀자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야놀자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인벤토리와 야놀자클라우드의 네트워크를 결합해 국가별 여행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원톱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현재 추가적인 M&A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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