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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럭셔리 안 부러워' 질주하는 클리오주가 3달만에 70% 급등, 사상 최대 반기매출 경신 효과

변세영 기자공개 2023-11-03 07:36:38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1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국내 럭셔리 코스메틱 기업들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큰손 중국인 고객의 이탈도 심화됐기 때문이죠. 한때 중국인들이 국산 럭셔리 화장품을 ‘싹쓸이’하던 호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 반전됐습니다. 이는 LG생활건강의 주가를 보면 확 체감할 수 있는데요. 2021년 6월 176만원에서 31일 종가기준 31만원선까지 떨어지며 2년 만에 거의 6분의 1토막 났습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클리오는 굳건한 모습입니다. ㈜클리오는 클리오를 포함해 페리페라, 구달, 더마토리 등을 전개하는 코스닥 상장 코스메틱 기업입니다. 주가는 지난달 23일 기준 2만90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2020년대 들어서 최고로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7월 26일(종가기준) 주가가 1만716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약 70%나 올랐을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실적공시 시기와 맞물려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당연히 실적이 좋아서겠죠.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클리오의 매출액은 1560억원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했습니다. 사상 최대 반기매출입니다.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44%나 증가했습니다. 럭셔리 화장품 기업들이 가이던스를 하회하며 부침을 겪는 것과는 정반대인 상황입니다.

◇Industry & Event

클리오가 유달리 실적이 좋은 이유가 뭘까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채널이 다각화되어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힙니다. 올리브영을 대표로 하는 H&B와 온라인몰, 면세점, 홈쇼핑까지 매출통로가 다양합니다. 상반기 기준 채널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H&B 33%, 면세점 11%, 온라인(국내+해외)이 33%를 차지했습니다. 홈쇼핑에서의 성장세도 돋보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홈쇼핑을 통한 매출액은 42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에서 7%로 커졌습니다.

㈜클리오가 전개하는 색조 브랜드 '페리페라'

글로벌 사업 측면에서는 일본과 미국향 실적이 우수한 점이 호재로 꼽힙니다. 상반기 국가별 매출을 보면 일본이 165억원으로 가장 높고 미국 118억원, 중국 101억원, 동남아는 90억원 수준을 올렸습니다. 특히 미국은 2020년 지사 설립 이후 빠르게 현지화에 성공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Z세대 공략도 먹혔습니다. 클리오는 중저가, 소위 ‘메스티지’ 상품이 주를 이룹니다. 그러다 보니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상당합니다. 주요 상품군도 립스틱 등 색조입니다. 엔데믹으로 외부활동이 늘면서 색조화장품 수요가 확대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리라 분석됩니다.

◇Market View

시장 전문가들은 클리오에 대해 매우 우호적입니다. 올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증권사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대략 정리해보면 ‘중립’을 외친 애널리스트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목표가는 2만5000원부터 4만원까지 증권사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목표가를 4만원으로 가장 높게 잡았습니다. 하나증권은 올해 1월 2만2000원으로 목표가를 설정한 이후 4월 3만원, 6월 3만8000원 등 목표주가를 연달아 상향했는데요.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또 최대 매출하겠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며 매수를 권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중국인 없이도 이미 최대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브랜드 경쟁력, 스마트한 채널 전략으로 온라인과 H&B 매출 대부분이 이미 2016년(최절정)을 상회하고 있다”며 최선호주로 제시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은 별다른 목표가를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리포트 내용을 보면 칭찬일색인데요. 한국투자증권 김명주·전예원 연구원은 클리오를 색조 ‘화장품의 전통강자’, ‘올리브영에 가면 항상 있는 브랜드’, ‘일본 밖에서도 잘 나간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리오가 2024년 PER 컨센서스 기준으로 16.6배로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대형 브랜드사보다 낮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Keyman &Comments

클리오에서 재무를 총괄적으로 책임지는 인물은 경영전략본부장(CFO) 윤성훈 부사장입니다. 윤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부산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효성그룹과 한솔그룹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이후 카지노용 모니터 사업을 전개하는 코텍에서 COO·CFO를 역임했습니다. 클리오에는 2014년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윤 부사장 입사 초기(2014년) 연간 매출액은 400억대에 그쳤는데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272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윤 부사장 취임 이후 6배 이상 성장한 것이죠.

윤 부사장의 입지가 크다는 점은 이사회 등재 여부에서도 드러납니다. 윤 부사장은 한현옥 대표이사와 함께 등기임원으로 유일하게 등재되어 있어요. 이밖에 윤 부사장은 클리오 경영전략본부장과 클리오라이프케어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등 경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이번 기사를 기획하면서 10월 중순 경 처음으로 윤 부사장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직통번호로 5회 이상 전화했지만 연결이 어려웠습니다. 할 수 없이 방법을 바꿔 내부 전략기획팀을 통해 간접적으로 윤 부사장 컨택을 요청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주가가 상승한 요인이 무엇인지, 추후 전망 등에 대해 서면으로 문의했습니다.

다만 윤 부사장의 바쁜 스케줄로 즉답은 어려웠습니다. 당시 해외 출장 중이었던 관계로 10월 말쯤에야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윤 부사장은 "각 브랜드별 론칭한 신제품이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끌며 올해 상반기 최대 매출실적을 달성했다"면서 “국내는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뷰티전문 온라인플랫폼에서 크게 성장하고 미국과 일본, 동남아, 중국시장 확대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국내·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가 전망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윤 부사장은 “회사의 핵심 목표인 글로벌시장 확대와 색조에 이어 구달 등 기초브랜드까지 성장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향후 회사의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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