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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일가 상속세 임팩트]지분 파는 모녀, 장남은 삼성전자 지배력 유지 '사활'이재용 회장, 개인신용 대출로 세금 납부…홍라희 여사와 지분율 격차 줄어

김경태 기자공개 2023-11-10 09:41:28

[편집자주]

2020년 10월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했다. 삼성전자를 글로벌 1등 기업으로 키운 고 이 선대회장이 유족에게 남긴 상속 재산은 26조원. 막대한 재산이 유족들에게 물려졌지만 대규모 세금을 내야 했다. 2021년 4월 유족들은 12조원대의 상속세를 내겠다고 밝혔다. 당시 유족들이 낼 상속세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수중에 현금이 부족한 유족들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지분도 매각하며 세금 납부에 충실하고 있다. 이들이 다시 주식 매각에 나선 가운데 상속세로 인한 오너 일가의 움직임과 현황, 영향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16: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또다시 주식 매각에 나서면서 지배력 약화 리스크가 다시 거론된다. 홍라희 여사(전 리움미술관장)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 이사장의 지분 매각으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향후 추가적인 주식 매각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삼성으로서는 잠재적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안고 가는 셈이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개인 신용대출로 상속세를 납부하면서 삼성전자 지배력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속 후 안정적 경영권 확보 우려, 특수관계자 삼성전자 지분율 하락세 지속

2021년 4월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들이 12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로 했을 때 재계 안팎에서는 지배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 후 홍 여사를 비롯한 상속인들의 주식 매각이 실제로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개를 든다. 실제 고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기 전 삼성 특수관계자인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은 21.2%였다. 올 10월 31일 기준으로는 20.71%로 낮아졌다.

홍 여사, 이 사장, 이 이사장이 최근 추진하는 주식 매각이 성사될 경우 지분율은 더 낮아진다. 올 10월 31일 하나은행과 유가증권 처분신탁을 맺은 물량은 각각 1932만4106주(0.32%), 240만1223주(0.04%), 810만3854주(0.14%)다. 주식 매각 후 지분율은 20.21%로 내려간다.


현재까지의 지분율 변화는 일견 크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덩치를 고려할 때 경영권 위협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7일 종가는 7만500원으로 시가총액은 420조 8697억원이다. 현 일가와 경영권 다툼을 벌일 정도로 대규모 지분을 매입하는 곳이 나타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 일가에서 추가적인 지분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된다. 시장에 내놓은 주식이 최종적으로 비우호적인 곳으로 넘어간다면 삼성전자 경영권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3세를 넘어 4세로 지분이 상속되는 과정에서는 지분율이 더 희석되게 된다.

국내 경영권·지배구조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경우 삼성전자도 경영권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경영권 분쟁 전문 대형 로펌 변호사는 "수백조원을 굴리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우군과 연합하는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진과 맞서는 경우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 신용대출 활용 '지배력 유지'…홍라희 여사와 지분율 격차 크게 줄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고 이 회장의 유족 중 유일하게 주식담보대출(주담대)를 받지 않고 있다. 또 주식도 매각하지 않고 있다. 재계에는 이 회장이 주담대를 대신해 개인 신용대출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삼성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최대한 보전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다. 다른 유족들과 달리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이끄는 오너 경영자다. 또 삼성전자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는 회장이라는 점에서 상속 지분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회장이 상속 지분을 끝까지 지키면서 홍 여사와의 지분율 격차는 크게 줄었다. 홍 여사는 상속 전 삼성전자의 보통주 5415만3600주(0.91%)를 보유했다. 고 이 회장의 삼성전자 주식 중 8309만1066주를 넘겨 받았다. 유족 중 가장 많은 삼성전자 주식을 상속받으면서 지분율이 2.3%까지 올랐다.

이 회장은 기존에 보통주 4202만150주(0.7%)를 보유하다가 고 이 회장으로부터 5539만4046주를 상속받았다. 지분율이 1.63%로 올라갔고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유족이 올 10월 31일 하나은행과 맺은 계약 물량의 매각이 성사되면 이 회장과 홍 여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역전을 눈앞에 두게 된다. 홍 여사는 이번 지분 매각 후 보통주 9797만8700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 회장(9741만4196주)와 56만4504주 차이다. 지분율로는 0.0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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