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thebell interview/은행 계열 VC 톺아보기]김현진 NH벤처 대표 "5년뒤 AUM 9000억 목표"⑦농식품·핀테크 '농협 오픈이노베이션' 주도, "'농협다움' 지키는 정통 벤처투자회사 포부"

이효범 기자공개 2023-11-16 08:03:31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운턴(하강국면)으로 들어간 벤처캐피탈(VC)이 턴어라운드 하기는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우상향 할 준비가 된 상태다".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이사(사진)는 최근 여의도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표명했다. 2019년 11월 설립된 NH벤처투자는 김 대표 취임 이전까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주로 공동운용(Co-GP) 펀드를 결성하면서 트랙레코드를 쌓는 단계에 그쳤다.

올해 취임 1년차를 맞은 김 대표는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운용자산(AUM)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운용 조직의 양적·질적 성장을 모색하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해왔다.

뿐만 아니라 농협이라는 공동체에 소속된 계열사로서 NH벤처투자의 역할도 구체화하고 있다. 출자자(LP)에게 투자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VC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는 한편 농협의 금융·경제부문 전반에서 고객 변화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주도해 나간다는 포부다.

◇'그로스 투자 지향점' 운용역량 재정비…'협동조합' 근간한 기업문화 정착 노력

김 대표는 "5년 후에는 AUM 9000억원 규모의 VC로 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며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1월 NH벤처투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의 임기는 2년 보장되고 추가로 1년마다 임기를 연장하는 형태다. 향후 5년 뒤 그의 임기가 보장되진 않지만 주어진 임기 동안 5년 뒤 목표하는 수준으로 AUM을 키울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게 그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는 판단이다.

NH벤처투자의 AUM은 2611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보면 향후 5년간 6000억원대 중반수준으로 AUM을 늘려야 하는 셈이다. 연간으로 매년 1000억~2000억원 규모로 AUM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경영지휘봉을 잡은 첫해인 올해 드러난 수치만으로는 NH벤처투자의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김 대표가 제시하는 중장기 목표를 바탕으로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았다.

사실상 올해는 본격적인 출항 준비를 해온 셈이다. 김 대표는 "AUM 9000억원은 현재 운용 중인 펀드의 청산 시기와 매년 펀드레이징 계획을 반영한 목표치"라며 "이같은 계획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개별 구성원들에 명확한 알앤알(R&R)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벤처투자의 드라이파우더는 1200억원 가량이다. 그룹 차원의 전략적투자(SI) 펀드를 제외하면 약 300억원의 실탄을 보유 중이다. 당분간 투자금을 대거 소진하는 계획보다는 투자 프로세스를 한층 더 견고하게 재정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신규 펀드 결성과 기존 펀드 투자금 소진을 동시에 해 나가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집행해왔는데 드라이파우더 소진 속도를 기준으로 내년 투자 금액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 내년 투자 규모를 목표로 삼기 보다는 투자 프로세스 상에서 오류를 없애고 정교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섹터에 경계를 두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바이오 섹터로 투자영역을 기존보다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 심사역도 영입했다. 김 대표는 "올해 합류한 주창완 상무는 수의학 전공자로 바이오 투자를 10여년간 해온 인물"이라며 "바이오 섹터에 공격적인 투자까지는 아니지만 일정 수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그로스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을 밸류애드 할 수 있을 정도의 운용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금 단계에서는 투자와 회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첫번째 목표"라며 "이 단계를 넘어서 포트폴리오 기업의 주요주주로 진입해 성장과 발전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수준의 그로스 투자를 할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문화 측면에서는 NH벤처투자를 '농협다움'을 지키는 정통 벤처투자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농협의 근간은 구성원들과 협력하고 그 성과를 나누는 협동조합 문화로 NH벤처투자의 기본적인 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NH벤처투자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업문화를 재정립하는 일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조직 구성원들이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NH벤처투자만의 기업 문화를 만드는 과정은 중요하다"며 "구성원 각각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서로를 인정해 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계열 VC 역할 강화, 수익창출·전략적투자 균형

김 대표는 농협 계열 VC로서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VC 본연의 투자를 하면서 농협과 농민을 잊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는 농업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농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IT와 딥테크 투자를 통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그룹의 계열사로서 역할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룹 내에서 은행, 보험, 증권 등 계열사들은 비금융부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NH벤처투자가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기여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고객 변화를 좀 더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그룹 내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시장의 안테나로서 기능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심은 오픈이노베이션이다. 유망한 스타트업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농협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사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 역할이다. 특히 NH농협금융그룹 입장에서는 디지털전환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사이버보안을 비롯해 AI, 빅데이터 등의 혁신기술을 발굴하고 그룹과의 협력 포인트를 찾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농식품벤처투자의 일환으로 애그테크, 푸드테크 뿐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까지 한층 더 폭넓게 접근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돈을 벌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농협 계열사로서 전략적 투자를 적절하게 조율해 나가는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