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재편 길닦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이번에도 자리 지킬까 화학군 소속 계열사들의 부진한 실적, 연임 가능성 '옥에 티'
이호준 기자공개 2023-11-27 14:45:1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6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부터 롯데케미칼을 이끌고 있는 김교현 부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경영 과제는 무엇이었을까. 여러 종류의 고민들이 있었겠지만 역시나 가장 큰 일거리는 그동안 유난히 보수적이었던 화학공룡의 변화를 모색하는 일이었을 것이다.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전지소재와 수소로 빠르게 활동 반경을 넓힌 건 사실이지만 실질적 성과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김 부회장이 이번에도 CEO 자리를 지키고 롯데케미칼 최장수 리더 타이틀을 가져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벌써 7년째 리더…자산·매출 동시에 껑충
김 부회장은 작년 말 연임에 성공하며 연속재임 연수 7년째를 기록했다. 올해 말 정기인사에서도 자리를 지키면 허수영 전 부회장을 넘어 롯데케미칼 역사상 '최장기 집권' 타이틀을 갖는다.
그만큼 롯데케미칼의 성장을 최일선에서 이끈 주역이다. 2017년 지휘봉을 잡은 후 미국 에탄분해설비 완공, HD현대오일뱅크와의 HPC사업 추진 등으로 경쟁력을 높였다. 2020년엔 GS에너지와 합작사를 세웠고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해 몸집도 키웠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2021년 이후에는 대산공장 내에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산화에틸렌유도체(EOA)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또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유화단지를 만드는 '라인(LINE)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 투자를 알렸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전지소재'와 '수소' 사업이다. 현재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사업 등을 추진 중인데 2030년까지 청정수소 120만톤(t)을 공급하는 게 목표다. 작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 글로벌 동박 사업자가 되기도 했다.
숫자로 보면 성과는 더 와닿는다.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자산총계는 33조원에 이른다. 7년 전(19조6000억원)보다 68% 증가했다. 매출은 재임 동안 적게는 12조원, 많게는 22조원까지 나왔다. 2021년 이후 매출 규모에서 롯데쇼핑을 앞서고 있다.

◇실적 부진, 화학군HQ 운영 등은 과제
롯데케미칼이 그간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특히나 수소 사업 등은 본업과의 접점도 많아 성장성이 꽤 기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자연스럽게 인사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작년 회사는 업황 부진으로 영업손실 7600억원을 냈다. 다만 김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는데 신사업 기틀을 마련하고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라 자연스레 연임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적자(-750억원)가 올해도 지속됐다는 점이다. 최근 6분기 만에 흑자를 내기도 했지만 이는 유가 상승, 재고효과에 따른 일시적 효과란 관측이다. 지난해 회심의 인수였던 롯데머티리얼즈 역시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100억원에 불과하다.

반복된 적자에 HQ(Head Quarter) 조직의 정비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그룹 주요 화학군HQ는 5개사(△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엠시시 △LC타이탄)다. 김 부회장은 계열사 통합 운영을 이끄는 화학군HQ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해 화학군 계열사 사이의 재생 에너지 도입 기준을 통일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에서 합동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다만 계열사간 미래 전략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기엔 실질적인 성과나 실적이 아쉽다는 평가가 짙다.
재계 관계자 "올해도 업황이 어렵다지만 작년처럼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면 되겠느냐'라고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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