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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모노리스]'준비된 CEO' 김종석, 스포츠 테마파크 선두주자 우뚝연간 50만명 방문 '9.81파크 제주' 인기, 인천·부산 지점 확대 '성장동력' 확보

이기정 기자공개 2023-11-27 08:30:30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마파크라는 단어를 들으면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해외 여행에 관심이 많다면 디즈니월드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문을 연 '9.81파크 제주(이하 9.81파크)'가 테마파크 업계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9.81파크는 중력을 활용한 '그래비티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 테마파크다. 액티비티를 즐기면서 제주도의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어 SNS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 매니아층을 중심으로는 레이싱 대회까지 열리며 레저 스포츠 테마파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기업은 김종석 대표(사진)가 2014년 설립한 모노리스다. 스타트업이 테마파크를 건설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딛고 창업에 성공해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인천과 부산에도 추가로 테마파크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가고 있다.

◇창업 스토리 1 : 철 없던 20대 청년, 파운더의 꿈을 꾸기 시작하다

1975년생인 김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꿈꿔왔다. 인하대 건축공학과에서 수학하던 당시 놀기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졸업을 앞두고 '사업가'로 진로를 결정했다. 대학 졸업 후 대부분의 동기들이 건설사에 취직했지만 김 대표는 영업에 대한 이해도를 쌓을 수 있다는 판단에 사무용 가구업체 '퍼시스'를 첫 직장으로 선택했다.

영업에 대한 이해도를 쌓은 김 대표는 자본시장 업계에 본격 뛰어든다. 지인의 소개로 사모펀드(PE) 나이맥스에 입사한 후 벤처캐피탈(VC)업계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KTB네트워크(현재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지주사인 한국M&A로 둥지를 옮겼다.

김 대표의 첫 창업 기업은 '트릭아트뮤지엄'이다. 투자업계에 종사하며 인연을 맺은 창업팀에게서 2010년 트릭아트뮤지엄 공동 창업을 제안 받았다. 자신만의 회사 설립을 꿈꾸던 김 대표는 트릭아트뮤지엄의 CFO로 올라 회사 경영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트릭아트뮤지엄은 제주도에서 시작해 설립 3년만에 국내 8개, 해외 6개의 가맹점을 둘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그러던 중 한 중견기업에게서 인수 제의를 받고 M&A(인수합병)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했다. 현재 트릭아트뮤지엄은 문화콘텐츠기업 '크리에이티브통'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주변에서 만류도 많았지만 창업 경험이 앞으로 나만의 회사를 설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투자업계를 떠나는 결정을 내렸다"며 "트릭아트뮤지엄의 인기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여러 중견기업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성숙기에 접어들 무렵 국내외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고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며 "공동 창업자들과 오랜 논의를 진행한 결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M&A가 낫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창업 스토리 2 : "스타트업이 테마파크를 어떻게 만들어?"

트릭아트뮤지엄의 엑시트로 마련한 자금은 모노리스 설립을 위한 종잣돈이 됐다. 또 앞선 경험으로 김 대표는 창업에 대한 스스로의 확신도 생겼다. 결심을 마친 그는 MBA 시절 동기였던 김나영 공동 대표와 함께 2014년 모노리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가 테마파크를 사업 아이템으로 낙점한 이유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들의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욕구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여러 새로운 기술들과 테마파크를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겠다는 발상을 했다.

다만 하드웨어 중심의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주변의 우려도 많았다. 전통 산업이자 자본집약적인 특성을 가진 테마파크는 대기업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한번 만들고나면 피봇팅이 어렵다는 측면에서도 스타트업이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시선도 있었다.

실제 이같은 이유로 모노리스는 창업 후 초기 투자유치에 어려움이 많았다. 대부분의 VC들이 스타트업이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투자업계에서의 오랜 경험으로 풍부한 인맥을 가지고 있던 김 대표였기에 VC들의 냉랭한 반응에 더욱 당혹감을 느꼈다.



김 대표는 현실을 인정하고 스타트업의 테마파크 구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먼저 알리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프로토타입 차량을 만들고 실제 테스트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 테마파크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획득 과정 등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다.

김 대표의 진심에 VC들도 투자를 결심했다. 이때 합류한 대표적인 하우스가 UTC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등이다. 3곳의 VC는 초기 투자부터 팔로우온 투자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모노리스 성장을 지원했다.

그는 "오랜 시행착오가 끝나고 회사 설립 후 2년만에 실행력과 진정성, 전투력을 인정 받아 첫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 시기 인연을 맺은 VC들은 팔로우온 투자뿐 아니라 투자사 확장에도 도움을 주면서 모노리스가 현재까지 성장하는데 든든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성장 터닝포인트 1 : "배움에 대한 열정이 만든 특별한 인연"

김 대표는 오랜시간 창업을 준비하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투자업계에서 근무하며 4년 동안 공부를 병행해 CFA(국제재무분석사)를 땄다. 또 트릭아트뮤지엄 CFO로 바쁜 와중에도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MBA를 졸업하는데 성공했다.

이같은 노력은 단순하게 지식의 양을 늘려주는 것을 넘어 김 대표의 성공적인 창업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실제 김 대표의 첫 창업은 MBA에서 만난 인연에서 시작됐다. 현재 모노리스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나영 대표 역시 MBA 시절 동문수학한 전우다. 창업에 도움을 준 핵심 인물을 배움의 공간에서 만난 셈이다.

CFA 자격증 도전은 김 대표의 자본시장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실무 경험은 많지만 이론적 기반이 부실했던 김 대표의 약점을 채워준 것이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자본시장업계 전문가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그는 "MBA 졸업과 CFA 자격증을 얻기까지의 과정은 '주경야독'이라고 표현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며 "하루에 4시간 동안 자면서 CFA를 따고자 노력했고 코피를 흘렸던 적이 하루이틀이 아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점은 많았지만 이같은 시도들이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든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며 "특히 공부를 지속하면서 창업에 대한 꿈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장 터닝포인트 2 : 2020년 '9.81파크 제주' 오픈, '전화위복'된 코로나

회사 관점에서의 터닝포인트는 2020년이다. 설립후 4년 동안 R&D(기술개발)에 주력하던 모노리스는 2019년 제주도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으로 2020년 7월 9.81파크를 정식 오픈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9.81파크 오픈 후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화되면서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오픈 초기 방문객이 너무 적어 내부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만 코로나19는 결과적으로 모노리스에게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비대면 활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른 테마파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은 9.81파크에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9.81파크는 SNS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9.81파크는 3년 만에 연간 5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잡았고 이내 BEP(손익분기점) 달성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9.81파크의 성장이 코로나19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며 "내년부터는 해외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 등 증가에 힘 입어 연간 10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9.81파크는 제주도다운 아름다운 관광지를 배경으로 레이싱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은 것 같다"며 "일회성에 그치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후에도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게임과 같은 경험을 제공해 재방문 고객들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감을 받는 인물 : 롤모델이자 본받고 싶은 선배 '밥 아이거' 디즈니 CEO

김 대표가 영감을 받은 인물은 밥 아이거 디즈니 CEO다. MBA 과정에서 디즈니의 사례를 수차례 다루면서 아이거 대표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반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 아이거 대표는 테마파크가 주력 사업인 모노리스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인물이다.

김 대표는 "아이거 대표는 IP(지식재산권)와 스토리가 미래 콘텐츠 시대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선견지명을 바탕으로 디즈니를 위기에서 구해낸 인물"이라며 "아이거 대표의 결단으로 디즈니는 절대 마르지 않을 '콘텐츠의 샘'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거 대표가 2020년 써 낸 '디즈니만이 하는 것'이라는 책을 보면서 동질감을 느꼈다"라며 "아이거 대표가 디즈니를 경영하며 겪은 리더의 고뇌와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마나 접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밥 아이거 대표는 2005년 디즈니의 총괄 CEO로 취임 후 15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그의 재직 기간 디즈니의 순이익은 4배 이상 급증했고 주가도 5배 이상 상승했다.

밥 아이거 대표가 디즈니를 떠난 2020년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가 디즈니를 덮첬다. 경영 위기와 함께 주가가 폭락한 디즈니는 2022년 아이거 대표를 CEO로 재선임했다. 디즈니 주가는 그의 복귀 소식에 당시 6% 넘게 급등했다.


◇현재 고민 : '성장'에 대한 고민은 CEO의 숙명, 2024년 IPO는 '전환점'

김 대표의 고민은 △기존 사업의 확장 △해외 진출 △기업공개(IPO) △신사업 발굴 등 모노리스의 '성장'에 집중돼있다. 그동안 회사가 자리를 잡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지속성장을 대비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최근에는 내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공개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내년은 모노리스가 설립 10주년를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상장 이후 시점이 모노리스가 본격 성장을 도전하는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모노리스는 앞서 한차례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2021년 하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레고랜드 사태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IPO 시장이 위축되자 심사철회를 결정했다. 김 대표는 상장 재도전에 나서는 만큼 더 확실하게 준비해 시장에 경쟁력을 어필하겠다는 각오다.

김 대표는 "9.81파크의 확장과 중력 레이싱 다음의 테마 발굴, 해외진출에 도전할 국가 선정, 테마파크 사업의 플랫폼 전환 등 고민거리는 사실 너무 많다"며 "또 내부적으로 회사에 필요한 핵심 자원을 어떻게 공급할 수 있을지와 조직 구성 및 직원들의 역량 극대화 등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성장 시점을 나눠보자면 그동안은 일종의 준비 기간이었다"며 "IPO 이후에는 새로운 주주들을 맞이하기 때문에 진짜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노리스 9.81파크 제주. 출처 : 모노리스
◇향후 계획 : 제주는 시작에 불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정조준'

김 대표는 모노리스의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부산과 인천 등으로 모노리스의 테마파크들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각 지자체와 테마파크 설립에 대한 업무협약을 마쳤다. 현재 큰 틀의 청사진을 설정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천에 들어서는 테마파크 2호점이 최근 인천국제공항의 인허가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다. 준공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김 대표가 판단하고 있는 주 고객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다.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염두에 두고 테마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3호점은 부산에 마련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지난해 협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오픈 시기는 부산시와 논의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부산만의 특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단독 테마파크 조성보다는 다른 시설과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인천공항과 부산은 모두 외국인 방문객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모노리스의 테마파크는 단순하게 회사의 고객층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한류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인 계획은 현실 테마파크에서 제공하는 경험을 가상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며 "중장기적 계획까지 단계별로 차근차근 실행해 한국이 개발한 테마파크의 우수성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고, 해외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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