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DB운용 엿보기]삼성물산, 국민은행 사업자 선정…채권펀드에 400억 투자전체 적립금 5% 가량 실적 배당형 장기채 사모펀드 투입
이돈섭 기자공개 2023-12-07 08:28:59
[편집자주]
기업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운용 성과는 회사 부채 관리의 문제를 넘어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자금 확보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DB 사외적립금 투자 내용과 성과는 자금을 관리하는 CFO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관심이 높을수 밖에 없다. 더벨은 상장기업들의 DB운용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15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삼성물산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사업자로 KB국민은행을 선정했다. KB국민은행은 장기채 개방형 사모펀드를 삼성물산 측에 공급, 400억원의 적립금을 위탁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삼성생명 등 그룹 계열사를 사업자로 선정해 온 삼성물산 입장에선 이례적인 결정이다. 업계에선 적립금 운용 다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삼성물산의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됐다. KB국민은행은 장기채 기반의 사모펀드를 삼성물산에 제안했고, 삼성물산은 해당 펀드에 400억원의 DB 적립금을 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의 사외적립자산 공정가치는 8226억원으로, 전체의 5% 정도를 채권형 펀드에 투입한 셈이다.
지금껏 삼성물산은 주로 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에 DB 적립금 운용 및 자산관리 업무 모두를 위탁해 왔다. 지난해 말 삼성생명이 위탁한 삼성물산 DB 적립금은 8222억원이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삼성물산 전체 DB 적립금 8826억원의 93.2%에 달하는 규모였다. 나머지는 삼성화재와 삼성증권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이 맡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을 신규 사업자로 선정한 것이 DB 적립금의 운용 다변화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형 금융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만큼, 외부 사업자가 계열사 사업자로 선정되기는 거의 불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DB 적립금을 장기채 펀드에 투입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말 삼성물산은 채무·지분 상품(52.4%)과 대출(42.9%), 예금(4.7%) 등에 투자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삼성생명이 제공한 원리금보장형 상품이었다. 작년 한 해 삼성물산 운용수익은 140억원으로 연초 적립금 규모(7298억원) 기준 2% 남짓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으로 300인 이상 DB 제도 채택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만큼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적립금 운용 다변화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시장에 아직 변동성이 커 주식형 펀드를 매입하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장기채가 DB 적립금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기업 퇴직연금 부채는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라 부채 규모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장기채에 투자하고 향후 금리가 떨어지면 추가 자본수익을 올릴 수 있고, 금리 인하 시 부채 규모가 커지는 금리 리스크도 상쇄할 수 있다.

삼성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영향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DB 적립금 대부분을 보험사 이율보증형 상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하다가 올 초 전체 적립금의 6%에 박하는 7500억원을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채권형 펀드에 나눠 투입했다. 당시 삼성전자에 해당 채권형 펀드를 공급한 사업자는 삼성생명이었다.
KB국민은행 퇴직연금 사업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KB국민은행이 위탁하고 있는 전체 적립금은 33조6491억원으로 국내 43개 사업자 중 삼성생명과 신한은행 등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큐모를 기록했다. 적립금은 1년 전과 대비 2조원 이상 불어났는데, 이는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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