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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료 기업 리포트]100억 매출 돌파 앞둔 뷰노, 못지킨 약속 달라진 전략①올해 매출 130억 안팎 전망, 65% 비중 딥카스…보험수가 한계, 해외로 전략 선회

최은진 기자공개 2023-12-08 11:05:02

[편집자주]

인간의 영역에 AI(인공지능)가 스며드는 건 의료 및 헬스케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분석과 진단, 치료까지 할 수 있다면 AI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보수적인 의료집단조차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국내 AI 의료 시장을 겨낭한 벤처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기술력만 있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도 뻗어나갈 수 있다. 더벨은 국내 관련 기업들의 전략을 들여다보고 성장 잠재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혁신기술의 상업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보수성이 짙은 규제산업 의료현장에선 검증 또 검증의 시간이 당연하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라는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선보인 뷰노가 의료기기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기대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뷰노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흥행몰이를 했다. 국내시장만을 타깃하면서도 희망 공모가 밴드 최상단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2200억원에 달하는 상장밸류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당시 목표했던 실적은 채우지 못하고 전략이 또 바뀌는 등 다시 한번 도전의 환경에 놓였다.

◇상장한 2021년 실적 추정치도 달성 못해, 영상의료 시장 오판

뷰노는 엑스레이(X-Ray), CT, MR, 안저영상 등을 판독하는 영상의료 영역을 주력 사업으로 디지털 스캐너, 현미경 영상 등을 판독하는 병리 부문, 바이탈 사인 등 위험도를 예측하는 생체신호 부문 등을 영위했다. 이 가운데 영상의료 제품 총 7개에 대해선 국내 및 유럽, 일본 등의 인허가를 득했다.


상장 당시만 해도 뷰노의 주력 제품은 영상의료였다. VUNO Med-Chest X-ray, VUNO Med-LungCT AI, VUNO Med-DeepBrainAD 등 5개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웠다. 그간 의사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던 진단 분야에서 보조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의료현장에 적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판독시간을 단축하는 건 물론 정확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었다.

AI 의료가 각광받으면서 최고 몸값을 받으며 2021년 2월 상장한 뷰노는 영상의료 제품만으로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당시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실적 추정치만 봐도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는 해외가 아닌 국내 시장만을 타깃하면서 내린 기대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뷰노가 당시 공시한 IPO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21년 75억 매출이 2022년 204억원, 2023년 375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같은기간 54억원의 영업손실이 2022년 57억원으로 흑자전환하고 2023년에는 206억원으로 퀀텀점프할 것으로 기대했다. AI 기술 기업 답게 매출 외형만 키우면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설될 거라는 예상이 추정 실적에 반영됐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의료산업은 생각보다 보수적이고도 견고했다. 보험 수가를 받지 못해 의료산업에 진입하기 어려웠고 의료현장이 아닌 연구용으로만 일부 사용되는데만 그쳤다. 최신의 AI 기술이 적용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의사들의 진단을 뛰어넘기 어려운 한계들도 영향을 미쳤다. 의심 또 의심을 거듭하는 의료환경에는 아직 AI가 잠식하기엔 시기상조였다.


상장 당해년도인 2021년 매출 추정치부터 틀렸다. 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78억원의 적자를 봤다. 2022년 네배 성장을 이룬 83억원 매출을 올리긴 했지만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올해 3분기까지 작년 한해 매출인 84억원을 거둔 건 그나마 고무적이다.

올해 4분기 매출까지 더하면 대략 13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창립 후 첫 100억원 매출 돌파로 축포를 터트릴만 하지만 내부적으로 마냥 고무적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사정이 있는 셈이다.

◇딥카스 중심 매출 창출, 국내서 해외로 전략 선회

주목해야 할 지점은 매출 대부분이 영상의료가 아닌 생체신호 분야에서 창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매출의 대략 65%가 생체신호 분야인 '예후·예측' 제품에서 비롯된다. 영상의료 분야인 진단솔루션 제품은 15% 비중에 불과하다.

특히 입원환자의 기본적인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해당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VUNO Med-DeepCARS(이하 딥카스)가 대표제품이다. 월 평균 5~6개 병원이 도입하는 추세로 10월 기준 상급 종합병원 중심으로 50개 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도입병원 수가 20개 정도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들어 상당히 주목받는 분위기다.

뷰노는 당초 영상의료 분야에 초점을 맞췄지만 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개화하지 못한다는 판단으로 작년 말부터 생체신호 분야로 전략을 급선회했다. 보험수가 적용이 마케팅의 핵심이 되는 영상의료 시장 진출은 시기상조라고 본 결단이다. 대신 딥카스를 내세운 생체신호 분야의 마케팅에 힘을 주면서 성과가 가시화 됐다.

딥카스는 올해 6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의료기기(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 딥카스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당초 국내 시장에 초점을 맞췄던 전략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전략으로 변화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주력 제품 뿐 아니라 주력 국가 역시 싹 바뀐 셈이다.

이처럼 뷰노는 딥카스로 가까스로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상장 당시 했던 실적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불명예는 지울 수 없다. 2023년 3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가 상당시간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국내도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등 해외 시장을 뚫겠다는 전략 선회도 쉽지 않아 보인다. 딥카스 중심의 매출 구조를 어떻게 다변화 시킬 지도 관건이다.

뷰노 관계자는 "AI 영상의료 시장은 생각보다 천천히 열릴거라고 봤기 때문에 생체신호 분야로 방향을 틀어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보면 된다"며 "생체신호의 매출 비중이 내년까지는 클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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