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후폭풍]롱숏펀드 펀딩난 심화…자금이탈 가능성에 조마조마수익률 반등시 환매 봇물 예상…신규 자금은 '가뭄'
이돈섭 기자공개 2023-12-08 08:20:2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5일 15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한 조치가 롱숏펀드 펀딩 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올 초 이후 현재까지 준수한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롱숏펀드에 자금 유입을 제한시켜 성장을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이탈 자금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수익률이 조금이라도 오를 경우 수익을 실현하고 손을 터는 투자자들이 속출할 것이란 전망이다.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롱숏펀드를 운용하는 사모 운용사들이 펀딩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롱숏펀드 대부분이 연초 이후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만성적 펀딩 난에 이달 초 금융당국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더해지면서 신규 자금 유치가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푸념이 업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 손실 확정을 꺼리는 분위기가 뚜렷하기 때문에 롱숏펀드에서 이탈하는 자금 규모는 제한적"이라면서도 "그간의 수익률 상승세 등을 감안하면 펀딩이 이뤄질 법도 한데 정부 조치로 당초 계획했던 운용전략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게 되면서 판매 채널이 꽉 막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금지했지만 이날을 기준으로 국내 전 종목에 대한 신규 공매도에도 브레이크를 걸었다. 운용사들은 숏 포지션 수단을 주식선물과 지수선물, 인버스 ETF 등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체 전략이 기존 운용 전략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생상품 투자비율이 설정원본의 20%를 초과하면 고난도 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롱숏펀드에 변동성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할 경우 위험평가액 산정을 완화하는 장치가 현행법상 마련돼 있지만 고난도 상품 지정 가능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이러한 이유로 금융당국 조치 발표 이후 롱숏펀드의 신규 자금 유치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반사모 시장에 돈줄이 말랐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는 마당에 공매도 금지 조치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펀딩이 불가능해졌다"며 "롱숏펀드 수익률이 회복되면 자금 이탈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연초 이후 국내 롱숏펀드 성과는 우수했다.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빌리언폴드 Billion Beat-LS 일반사모'의 경우 지난 9월 말 연초 이후 22%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변동성을 유지했고 더제이자산운용의 '더제이파트너롱숏 제1호'도 같은 기간 16% 수익률을 기록하며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안다자산운용과 쿼드자산운용 등 기존 롱숏펀드를 운용하던 하우스의 성과는 올 하반기 들어 주춤했지만 지난 상반기 성과는 상당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올 한해 국내 증시는 일부 이차전지 종목 위주로 들쭉날쭉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변동성이 낮은 롱숏펀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들 롱숏펀드 대부분은 개방형과 추가형으로 설정돼 자금 유입이 활발히 이뤄지는데, 올 하반기 들어서는 큰 자금 유입세 없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370억원 수준으로 운용되던 빌리언폴드 Billion Beat-LS의 경우 금융당국 공매도 조치 발표 이후에도 큰 규모의 자금 이탈이나 수혈 없이 거의 그대로 운용되고 있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해외 종목으로 구성한 롱숏전략 펀드 세일즈에 힘을 주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 실제 쿼드운용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국내 롱숏 펀드를 판매사 측에 중점적으로 소개하다가 최근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종목을 활용해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글로벌 롱숏 펀드 세일즈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펀딩 난이 단순히 금융당국 정책 영향이라고 꼬집어서 말하긴 힘들지만, 투자자들이 롱숏펀드를 꺼리게 된 동기를 마련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국내 롱숏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만 놓고 보면 연말 추가 펀딩이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 분위기라면 내년까지는 (펀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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