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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조직개편 포인트 '안정 속 변화' 기술 경쟁력 확보 초점, 불확실성 최소화 차원 소폭 개편

김도현 기자공개 2023-12-07 10:11:23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 이어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전반적인 기조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는데 중점을 뒀다.

반도체 사업 부진 속에서도 문책성 인사, 대대적인 재편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내부적으로 전례 없는 불황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핀셋인사를 통해 사전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점도 한몫했다.


◇시스템LSI사업부 '3팀' 체제전환, 박용인 역할 확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전략마케팅실, 개발실 등으로 분산된 조직을 3개의 팀으로 묶었다. 시스템온칩(SoC)사업팀, 센서사업팀, LSI사업팀 등이 대상이다. 각 팀에 간결하고 명확한 기능을 부여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다.

SoC사업팀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200'이 성능 논란을 빚자 차기작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올해 2년 만에 프리미엄 AP 복귀를 공식화하면서 관련 시장에 재도전한 상태다. 현재 신제품 '엑시노스2400'은 양산 막바지 단계로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S24' 시리즈 일부에 탑재될 전망이다.

회사는 모바일 AP를 시작으로 차량용, 초광대역(UWB) 프로세서 등으로 SoC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해당 팀은 DS부문에서 혁신센터장을 역임한 이종열 부사장이 이끈다. 이 부사장을 필두로 엑시노스 부활을 위한 역량 결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센서사업팀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이미지센서에 초점을 맞춘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는 일본 소니가 선두주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에 이어 차량용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1위 탈환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세계 최초 2억화소 제품을 출시하는 등 기술 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이 팀은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수장을 맡는다. 박 사장은 이미지센서 전문가로 꼽힌다. 사업부장이 겸직한다는 건 전사적 차원에서 힘을 싣는다는 의미다. 아울러 최고기술책임자(CTO)로는 이제석 부사장이 자리한다. 그는 센서설계팀장 등으로 일하다가 삼성전자를 떠난 바 있다. 이번 인사로 복귀한 가운데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육성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LSI사업팀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담당한다. SoC, 이미지센서 등과 비교해서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적지 않은 매출을 내는 분야인 만큼 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차세대 공정개발실 승격, 소재제품센터 신설 등 주목

삼성전자는 미래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차세대 공정개발실도 부활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주도 하에 진행된 결과물이라는 후문이다.

과거 비슷한 파트가 있었다가 최근까지는 차세대 공정개발팀으로 운영돼 왔다. 이번에 팀에서 실 조직으로 격상하면서 팀장인 현상진 부사장이 승진했다. 해당 실은 3개 팀으로 구성되며 박상욱 상무, 구봉진 상무, 문광진 팀장 등을 각 담당자로 앉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공정개발실에 대해 "3나노미터(nm) 게이트올어라운드(GAA)을 비롯한 첨단공정 개선, 신기술 발굴 등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남석우 사장이 이끌고 있는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산하에 소재부품센터를 신설했다. 참고로 남 사장은 이번 개편에서 제조담당에서 제조&기술담당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해당 센터는 메모리 및 파운드리의 공정, 소재, 부품, 분석기술, 계측(MI) 등 관련 부서가 통폐합하면서 만들어졌다. 극자외선(EUV), 첨단 패키징 등 관련 소재와 부품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에서 이를 총괄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여진 결단으로 해석된다 .제조담당 제조시너지팀장이었던 황기현 부사장이 센터장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모리사업부는 상품기획실을 새롭게 설립하기도 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응용처 확대에 따른 신제품 관리,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에서 별도로 운영되던 MI 조직을 통합한 것도 눈에 띈다. MI는 반도체 소자의 물리적, 전기적 특성 목표가 제조 순서의 각 단계에서 제대로 충족됐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최근 공정 미세화로 MI가 각광을 받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M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두 부서 간 벽을 허문 것으로 풀이된다.

◇경계현·이정배·최시영·박용인 유임…"반도체 반등 절실"

결과적으로 이번 인사에서는 경 사장은 물론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 사장 등이 모두 자리를 보전했다. 경 사장의 경우 SAIT 원장(구 삼성종합기술원)까지 겸직한다. 기존 SAIT 원장인 김기남 회장은 신사업 관련 고문 역할을 맡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반도체 산업 자체가 침체했던 만큼 사장단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살아난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실적에 따라 이들의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미 조직에 변화를 준 바 있다. 지난 7월 황상준 부사장이 D램개발실장, 정기태 부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 CTO 등으로 발령받았다. 이외에도 부사장급 인사들이 교체되기도 했다. 이에 비춰볼 때 정기인사 시즌이 아니더라도 필요 시 핀셋인사를 통해 언제든 분위기 반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르면 다음 주 삼성전자는 글로벌전략회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DS부문은 경 사장 주관으로 내년 사업계획, 해외법인 현황 등을 점검하게 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적자에도 50조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미래 수요에 대비했다. 내년 역시 유사한 규모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반등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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