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 '시장친화 밸류' HB인베스트먼트, 그래도 안심 못한다PER 11.34배, 피어그룹 대비 우수한 펀더멘탈..."VC 매력저하" 평가는 '불안' 요인
권순철 기자공개 2023-12-27 14:54:0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기업창업투자 전문 기업이자 국내 벤처캐피탈(VC) 1세대 격인 HB인베스트먼트가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앞세워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가 안전하게 기업가치를 매겨 상장했던 만큼 이번에도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 보수적으로 밸류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다만 VC 종목이 투자자들을 유도할 만큼 매력을 지녔는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상장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캡스톤파트너스가 상장 준비에 착수하던 지난 10월과 비교해도 동종 VC업체들의 주가와 순이익은 하락했다. HB인베스트먼트의 펀더멘탈은 피어그룹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일회적인 이벤트로 여길지 여부가 향후 흥행을 좌우할 키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펀더멘탈 양호, PER 11.34배...보수적 밸류 책정에 중점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HB인베스트먼트는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코스닥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거래소로부터 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공모 구조를 구체화했다. 신고서 상 HB인베스트먼트는 내년 1월 8일부터 12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후 16일부터 17일 동안 일반 청약을 거쳐 1월 중 상장하는 일정을 따른다.
앞서 LB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가 IPO 흥행을 이어가면서 HB인베스트먼트도 두 기업과 같이 안전하게 밸류를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L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지난 3월 금감원의 권고에 따라 밸류 선정 방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만을 적용하면서 시가총액이 소폭 감소했다. 캡스톤파트너스도 스팩상장에서 직상장으로 전환한 만큼 구주매출을 없애 시장 친화적으로 공모 구조를 구성했다. 두 곳 모두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 범위를 초과한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HB인베스트먼트는 LB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와 비교해 펀더멘탈 수준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3분기 기준 HB인베스트먼트는 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이미 작년에 거둔 매출(159억원)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09억, 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30.2%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피어그룹 선정 과정에서 조심스럽게 밸류를 산정하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어그룹에는 컴퍼니케이, 나우IB, TS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되었다. 다만 선정된 곳들 모두가 HB인베스트먼트와 비교해 수익성 및 재무 지표에서 약세를 보였다. 피어그룹 3사 모두 올 3분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HB인베스트먼트보다 낮게 나타났다. 순이익률 등 수익성 지표도 H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높았다.

◇ 시장 친화적 구조에도...관건은 'VC'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공모 구조를 구성했음에도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VC 산업 자체가 인기 종목이 아닌데다가 업황 개선도 뚜렷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매력도가 낮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스닥에는 총 19곳의 창업투자회사 및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상장되어 있다. 이 가운데 11곳은 지난 11월 기준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아주IB 등 자산총계가 2000억원이 넘는 곳들도 포함되어 있다.

VC 자체가 매력적인 투자 종목은 아니라는 측면 역시 지켜볼 만한 요소다. HB인베스트먼트도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공모가를 설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 관계자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VC업체들의 밸류가 높은 편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반도체나 2차전지와 같이 시장을 선도하는 산업 종목과도 거리가 있기에 (자사의) 펀더멘탈이 견고함에도 불구하고 스몰캡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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