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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리더십 시프트]김동관 사람 '많거나 혹은 없거나'⑤신사업 방점, 외부 인재 영입 활발…각 사업 진두지휘 실무형 인재들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15 07:20:55

[편집자주]

'물갈이'는 어느 정도 본능에 가깝다. 조직을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하고 또 필요한 건 믿을 만한 '자기 사람'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등 주요 그룹에서 세대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한화그룹 등 마무리를 코앞에 둔 곳도 여럿이다. 왕이 바뀌면 신하도 바뀌는 법. 오너와 함께 한 시대를 만들었던 전문경영인들도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하나둘 그룹을 떠나고 있다. 더벨이 주요 그룹의 오너 교체와 이에 따른 전문경영인들의 '성쇠(盛衰)'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도 세대교체에 한창이다. 김승연 회장이 아직 회장 직함을 달고 있고 지분 승계 역시 아직 남아있지만 리더십에서만큼은 확실하게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초 금춘수 수석부회장이 ㈜한화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건 시대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현재 한화그룹엔 김승연 회장의 사람, 김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 김동관 부회장의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 금 수석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들, 그리고 각 계열사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1970년대생 외부 출신 임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대표, 세대교체 현재진행형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를 살펴보면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그룹 내 베테랑 전문경영인들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1960년대생으로 앞으로 김 부회장과 직접 호흡을 맞추기보다는 김동관 시대의 완전한 개막과 함께 일선에선 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관 시대를 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화에는 김동관 부회장을 제외하면 2명의 대표이사가 있는데 김승모 대표는 1967년생, 양기원 대표는 1970년생이다. 올해 초 1953년생인 금춘수 부회장이 지원부문 대표에서 내려가고 1965년생인 류두형 대표까지 물러나면서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김 부회장을 포함해 모두 3명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그를 제외하면 모두 1964년생이다. 이구영 대표는 2020년, 남이현 대표는 2021년부터 한화솔루션 대표를 맡고 있다. 일부 세대교체 이후 어느 정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통합 한화솔루션 출범 직후 사내이사를 맡았던 김창범 부회장뿐만 아니라 류두형 부사장과 김희철 사장이 모두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당시 이사진 가운데 이구영 대표만 남았다.

김희철 사장과 류두형 부사장은 그룹을 완전히 떠나지는 않았다. 주력 계열사는 아니지만 승계 과정에서 중요도가 높은 계열사를 직접 챙기고 있다. 김희철 사장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곳이다. 앞으로 김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철 사장은 김동관 부회장의 멘토로 통한다. 김희철 사장은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에 입사해 회장실에 근무할 때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으로 근무했다. 김 부회장이 그룹에 적응하던 시기에 실무자였다. 이후 김 부회장이 계열사로 이동해 실무 경험을 쌓을 때도 옆에서 도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김동관 부회장과 함께 손재일 대표이사가 함께 이끌고 있는데 손 대표 역시 1990년 그룹에 입사해 30년 이상 몸담은 그룹의 대표 전문경영인이다.


◇실무형 인재 영입 활발, 신사업 계열사 대표로도 선임

최근 몇 년 사이 김 부회장은 순차적으로 한화솔루션,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룹 부회장으로서 그룹 전반을 챙긴다기보다는 3개 계열사에서 전략부문을 직접 이끌고 있다.
황정욱 한화이센셜 대표이사

특히 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젊고 에너지도 넘쳐 실무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총수들이 최측근 한두 명만 곁에 두고 최종 보고를 받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자연스럽게 실무진과의 접점이 늘어났고 소수의 최측근이 생기기보다는 여러 명의 측근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외부인사 영입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초반 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에만 몸담았을 때엔 한화솔루션으로 영입되는 인물이 많았는데 이후 김 부회장이 입지를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확대하면서 이들 계열사 모두에서 외부 출신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를 들어 ㈜한화 전략부문은 2020년 초 신설돼 초반 소속 임원이 없었으나 현재는 20여명에 이른다. 상당수가 외부 출신이다.

출신이나 성별, 전문 분야도 다양하다. 공통점을 찾자면 1970년생이라는 점 그리고 대부분이 신사업 육성을 염두에 두고 영입됐다는 점 정도다.

대표적 인물로 현재 한화이센셜과 한화엔엑스엠디(NxMD)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황정욱 대표와 장세영 대표를 꼽을 수 있다. 둘 모두 삼성전자 출신으로 2021년 한화솔루션으로 영입됐다. 이후신사업 계열사가 새롭게 출범하면서 두 회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이센셜과 한화NxMD 모두 첨단 소재와 부품 등을 개발 및 생산하는 곳이다.
장세영 한화NxMD 대표이사

김동관 부회장은 이들을 채용할 당시 "원하는 만큼의 기간을 줄테니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의 영입 역시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늘었다. 그룹 곳곳에서 외국대학 MBA를 거쳐 투자은행, 컨설팅회사 등에 몸담은 인물을 찾아볼 수 있다.

김 부회장이 여러 계열사에 동시에 몸담고 있다보니 이들 회사에서 인력 이동 역시 활발한 편이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 김 부회장의 지분 승계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는 한화임팩트, 그 아래 자회사에서도 겸직은 물론 이동 역시 자주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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