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2월 13일 08시1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달 초 이뤄진 SK그룹 임원 인사의 키워드는 '격변'이다. 인사가 나기 전 아직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자리에 누가 간다더라는 식의 '썰'들이 많았다. 대부분 그 '썰'들은 현실이 됐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수펙스 의장에 부임하고 기존 부회장단들이 일부 권한을 내려놓는 등의 소문은 현실이 됐다.인사가 날 무렵 SK그룹 사람을 만났다. 취재원은 내년 그룹의 분위기가 지금까지와는 상당히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그룹의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올해 SK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반도체 사업과 배터리 사업의 성과가 영 좋지 못했다. 솔리다임 인수 이후 찾아온 반도체 불황으로 SK하이닉스는 수조원의 적자를 냈고 수조원의 현금을 쏟은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최근 4~5년 동안 SK그룹이 밀어왔던 사회적 가치(SV)도 내년에는 찾아보기 힘든 단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가.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돈과 일로만 봤던 최 태원 회장이 어느 시점 이후 주목한, 보다 인간적인 가치다. 그러나 지금의 그룹 상황에서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기에는 안팎의 분위기가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취재원은 말했다.
올해 말 열린 CEO세미나는 CEO들이 최 회장에게 질책을 받는 자리였다고 한다. 수조원짜리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계약서는 제대로 읽어보는지 여부를 묻는 등 CEO들이 애를 먹는 자리였다고 전해진다. 이 자리에서 CFO들의 역할 확대론도 나왔다. 내년부터 CEO들이 투자 결정을 할 때 CFO들에게 내용을 검수받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CEO를 좀 더 감시하고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연말 이뤄진 인사 역시 SK그룹의 분위기 전환을 예고했다. 수펙스 의장에 최창원 부회장을 앉혔다는 점은 최 회장 일가 등 SK의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최신원 회장의 SK네트웍스에서 수 년간 대표를 맡는 등 오너 일가와 호흡을 맞춰왔던 박상규 사장이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갔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는 방향성이 명확하고 의사결정이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신사업에서 당장의 성과가 필요한 SK에 필요한 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경영 성과를 내는 것은 또 다른 얘기다. 최창원 수펙스 의장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그리고 그룹을 총괄하는 최태원 회장 형제가 책임 경영을 자처한 만큼 향후 그룹의 행보에 따라 이들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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