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수익성 둔화 현실화…에코프로머티, 대응 현금은 '충분'IPO·신규 수주 등 주효…투자·상환 부담 이전보다 가벼워져
이호준 기자공개 2023-12-19 08:38:42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5: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EV) 성장 둔화 여부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유동성 관리와 직결되는 이슈다. 이미 이 회사는 리튬과 니켈 등 주요 메탈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역성장 중인 상태다. 전방 시장마저 흔들린다면 재정 상태는 지금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현시점의 유동성 대처 능력 면에서는 '문제없다'는 관측이 많다. 기업공개(IPO)로 4190억원을 조달한 데다 최대 매출처인 에코프로비엠의 수주 행진이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그만큼 투자·상환 부담은 다소 가벼워진 상황으로 보인다.
◇대처 능력 '이상무'…IPO·신규 수주 등이 주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제조·판매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2019년부터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매해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3분기까지 겨우 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영업이익이 전년(390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메탈가 하락'을 지표로 체감하면서다. 올해 1분기 kg당 평균 75달러였던 수산화리튬 가격은 3분기 35달러로 떨어졌다. 리튬 가격 하락은 전구체 판가 하락을 말한다. 여기에 최근 전기차 시장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수익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시장의 관심은 위기를 버티게 할 유동성에 쏠렸다. 불과 올해 9월까지만 해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5억원'에 불과한 상태였다.
그러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설립 6년째인 2023년 찾아온 IPO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신주 발행으로 4200억원의 거금이 들어왔다. 작년 이후 1410억원, 1156억원(올해 3분기 기준)까지 늘어난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규모였다.
더욱이 에코프로비엠이라는 '핫한' 캡티브 마켓(그룹사 내부 시장)이 견고하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삼성SDI에 앞으로 5년간 44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수익성과 시장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높은 판매량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무구조도 개선될 듯…관건은 현 시점 이후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도 줄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은행 등에서 조달한 차입금 총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34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을 자주 찾았다. 현재 만기가 1년 이내로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으로 상당 부분(2600억원)을 조달했다. 시장금리가 연일 높아지면서 회사가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은 어느새 1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23%로 건전한 편에 속하지만 작년 말(100%) 대비 확연히 높아진 상태다. 차입금의존도는 49%다. IPO로 조달한 자금의 용도가 차입 상환 등으로도 쓰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을 다소 덜었다.
물론 지금까지의 얘기는 현시점 유동성에 국한된다. 에코프로비엠이 포드·SK온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캐나다 퀘벡주에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고 하니,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생산능력(CAPA)도 늘어나는 양극재 CAPA에 맞게 향상될 필요성이 크다.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을 통해서도 투자 기조를 읽을 수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올해 R&D에 지출한 비용은 57억원으로 벌써 작년에 쓴 금액(66억원)과 맞먹는다. 하이니켈 전구체 수요가 부쩍 증가해 신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임종룡 회장의 '자사주 매입' 결단, 주가 아쉬움 털어낼까
- 서진시스템, 684억 에너지저장장치 공급계약
- 클로잇, 글로벌 로우코드 시장 선점 본격화
- 황병우 DGB금융 회장, 시중은행장으로 직면할 과제는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임종룡 회장, 순이익 줄었지만 '효율성·자본적정성' 개선
- 금양인터, 칠레와인 혁신 아이콘 ‘레이다' 리론칭
- [Biotech IPO In-depth]엑셀세라퓨틱스, 3년만에 흑자? CGT 환경, 빅파마 경쟁 관건
- [이글루코퍼레이션은 지금]군소한 보안업체 속, 풍부한 현금 'M&A'로 벌크업
- [IR Briefing]해외에서 훨훨 난 CJ제일제당, 일본은 옥에 티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SPC그룹, 또 넘지 못한 문턱…경영 전략 '안갯속'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AI의 변신]투자 판 깔렸다…'AAV·우주'로 격차 좁히나
- [KAI의 변신]단숨에 7000억 투자, 그 뒤엔 달라진 재무
- 중저가 모델에 NCM 배터리…기아의 자신감
- [KAI의 변신]'폴란드 FA-50 수출'이 연 우량 기업의 길
- [2024 공시대상기업집단]한국타이어, 낮아진 위상에도 걱정 없어 보이는 이유는
- 3인 각자 대표 체제로 재편한 KG모빌리티
- [한온시스템 M&A]기대되는 연결 편입 효과, 해외 법인도 살아날까
- [한온시스템 M&A]"모두 놀랐다" 조현범 회장의 '강력한' 의지
- 풍산그룹 3세 경영 수업 현장은 '미국'
- '10년 최대수출' KG모빌리티의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