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배구조 개선안, 최정우 회장에게 미칠 영향은 투명성·공정성 확보…성과 감안, 연임 성공 발판될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3-12-20 11:11:5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08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다.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의지를 밝힌 지 9개월여 만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은 특히 최 회장의 거취와 맞물려 재계의 관심을 끌었다.최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이번주 안에 재연임 도전 여부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개선안이 최 회장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시선이 쏠린다.
◇연임우선심사제 폐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승계카운슬
포스코홀딩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형 신(新)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핵심은 연임우선심사제 폐지다. 현직 CEO가 연임의사를 밝히면 이사회가 이를 먼저 심사하는 제도로 연임에 도전하면 경쟁자 없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다른 적임자가 있을 가능성은 아예 배제돼왔다.
포스코그룹과 비슷한 소유분산 기업인 KT가 올해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해당 제도를 폐지했던 만큼 포스코그룹의 폐지 역시 어느 정도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그간 포스코그룹뿐만 아니라 KT나 금융지주 등 이른바 주인없는 기업에서 ‘셀프연임’ 논란이 불거졌던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또 앞으로는 현직 회장의 연임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절차 개시 시점을 정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CEO승계카운슬도 폐지된다.
CEO승계카운슬은 포스코그룹에서만 볼 수 있는 특수한 협의체다. 2013년 정준양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밝히면서 처음 꾸려졌으며 2018년 권오준 회장이 중도 하차했을 때도 다시 꾸려졌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5명 안팎의 비교적 단촐한 규모로 만들어졌다.
회장의 중도 하차 때 한시적으로 꾸려지는 '비정상적' 조직이자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승계를 논의할 수 있도록 만든 '한시적' 조직인 만큼 회장 선임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유지될 필요가 없다.
대신 회장 선임을 위한 모든 권한과 기능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원회로 일원화된다. 여기에서 발굴한 회장 후보군의 객관적인 자격 심사를 위해 회장후보인선자문단도 도입한다.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가칭)도 이사회 내 조직해 운영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같은 개선안을 바탕으로 21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CEO후보추천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한다. 의결 직후 회장 인선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직 프리미엄 없어졌지만 잡음도 차단, 오히려 유리
규정 자체는 한층 정교해지고 까다로워졌지만 최 회장의 재연임에는 오히려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없애면서 특혜 시비 등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 역시 한층 줄었다.
최 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이나 이차전지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등 여러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CEO의 성과는 실적과 주가로 평가받는다. 둘 모두에서 최 회장은 합격점을 받아들었다. 연임우선심사제 없이 새로운 회장 후보들과 같이 심사를 받아도 이미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셈이다. 5년 반 동안 회사를 실질적으로 이끈 만큼 사업은 물론 내부 문화 등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도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월등할 수밖에 없다.
최 회장의 의중은 말그대로 안갯속이다. 측근에게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최 회장은 연임보다는 임기 완주를 목표로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목표를 달성한 만큼 아름다운 마무리를 보여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렸으나 최근 분위기가 다시 달리지고 있다. 최 회장의 그간 행보, 개인적 성향 등을 봤을 때 한 번 더 도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것이란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
특히 거취 표명을 열흘가량 앞두고 3억원 규모의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매입하면서 사실상 연임 의지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 역시 나온다.
최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포스코로선 가지 않은 길을 가게 된다. 순조로운 임기 완주 자체가 거의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준양 회장과 권오준 회장은 모두 임기 만료를 한참 앞두고 중도 하차했다. 그 이전도 마찬가지. 항상 갑작스럽게 차기 회장을 선임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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