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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넉넉' 네이버, 비즈니스온 앞에서 'M&A 본능' 꿈틀? 거래가 2000억 이상 전망, 별도 현금 1조 규모…김남선 CFO 체제, '잦은' M&A시장 출몰

이지혜 기자공개 2023-12-22 07:55:11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1일 14: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의 인수합병(M&A) 본능이 해가 지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꿈틀대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연초 미국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업체인 비즈니스온 인수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 M&A는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네이버에 합류한 이래 가장 크게 바뀐 특징이다. 그동안 네이버는 M&A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 CFO가 선임된 후 왓패드, 포시마크 등 빅딜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네이버지만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성자산이 넉넉한 것은 물론이다. 포시마크 인수 등 대형 딜을 끝냈는데도 별도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실탄을 쌓아두고 있다.

◇비즈니스온 경영권 살까…2000억 이상 규모 전망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비즈니스온을 M&A 대상으로 눈여겨 보고 있다. 비즈니스온은 국내에서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다.

네이버가 인수를 검토하는 대상은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한 비즈니스온 경영권 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PEF운용사다. 프랙시스밸류크리에이션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투자목적회사 비아이에스홀딩스 유한회사를 세 비즈니스온 지분을 46.91% 보유하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비즈니스온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것은 2019년 9월 20일의 일이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당시 비즈니스온 지분의 36.24%와 경영권을 730억원을 주고 옴니시스템 등으로부터 매입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는 비아이에스홀딩스를 활용해 비즈니스온 지분을 꾸준히 확대했다. 비즈니스온을 인수한 이듬해인 2020년 10월 16일에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사채 권리를 행사해 지분율을 46.91%까지 확대했고 2021년 11월 16일에는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은 46.91%로 동일하지만 보유주식 수가 종전 529만840주에서 1058만1680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비즈니스온의 경영권을 행사하는 동안 실적과 기업가치도 꾸준히 상승했다. 비즈니스온의 2019년 연결기준 매출은 157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은 396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연간 매출 500억원 돌파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적이 탄탄히 뒷받침되면서 시가총액도 꾸준히 늘었다. 비즈니스온이 코스닥에 입성했던 2017년 11월 30일까지만 해도 시가총액은 1336억원 정도였고 2018년에는 9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가 꾸준히 오른 덕분에 20일 종가 기준 비즈니스온의 기업가치는 3575억원에 이르렀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한 비즈니스온의 지분의 가치는 1677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약 20%가량 얹을 것을 가정한다면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의 가격은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프랙시스캐피탈 파트너스가 비즈니스온 지분을 인수한 지 약 4~5년 만에 투자금의 두 배가량의 차익을 얻으며 회수(엑시트)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유실탄 ‘넉넉’, 김남선 CFO 체제 네이버 거론 ‘잦아’

네이버가 비즈니스온의 경영권 지분을 2000억원 이상 주고 인수해도 재무건전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탄이 넉넉하다. 2023년 3분기 말 별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1조원 넘게 쌓여 있다.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5조원에 가까우며 순차입금이 부(-)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네이버는 업황 악화, AI(인공지능)사업 등 대규모 투자에 대응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올 초 포시마크를 인수하느라 8억 달러의 대출을 일으켰는데 불과 세 개 분기 만에 절반 이상 갚기도 했다.

눈에 띄는 점은 최근 들어 M&A업계에 네이버가 자주 거론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온 외에도 네이버가 국내 3위 음원서비스인 플로(FLO), T커머스 채널 등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M&A에 비교적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김 CFO가 선임된 뒤로 달라졌다. 김 CFO는 네이버 역사상 최대 빅딜을 잇달아 주도했다.

김 CFO는 2020년 8월 네이버에서 투자와 M&A 등을 지휘하는 Growth&True North, 직역하면 ‘성장과 북극성’ 조직의 수장을 맡으며 합류했다. 2021년에는 당시 전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6억 달러, 우리 돈으로 7000억원에 인수했다.

2022년 3월 CFO에 선임된 뒤 김 CFO는 그해 10월 포시마크를 인수하겠다고 공표하고 올 1월 이런 작업을 끝냈다. 포시마크 인수에 네이버가 들인 돈은 모두 1조7000억원이다.

비즈니스온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다면 네이버 역사를 통틀어 결코 규모가 작지 않은 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림, 스노우 등을 통해 네이버가 크고 작은 스타트업의 지분을 다수 인수하긴 했지만 1000억원 단위의 딜을 진행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한편 네이버는 비즈니스온 지분 인수 등에 대해 말을 아꼈다. 네이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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