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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하자본 늘린 에이프로세미콘, 전력반도체 '양산 가속' 에이프로 자회사, 투자유치·차입 확대…질화갈륨 웨이퍼 생산·팹리스 '투트랙'

조영갑 기자공개 2023-12-27 13:02:3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활성화장비 제조사 에이프로의 자회사 '에이프로세미콘'이 투하자본(Invested Capital)을 늘리면서 질화갈륨(GaN) 반도체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미 DB하이텍에 8인치 GaN 에피웨이퍼 시제품을 공급한 에이프로세미콘은 내년 하반기 본격 양산체제로 전환하는 동시에 GaN 반도체 개발 역량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25년께 IPO(기업공개) 일정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이프로는 최근 자회사 에이프로세미콘을 대상으로 119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이프로세미콘은 자산총계 58억원, 부채총계 19억원, 당기순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없기 때문에 에이프로세미콘은 신한은행으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하면서 모회사의 지급보증을 활용했다. 동시에 에이프로로부터 200만 달러(약 26억원)를 대여하면서 투하자본을 늘렸다.

에이프로는 2020년 2차전지 장비의 전력반도체 내재화를 위해 반도체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에이프로세미콘을 신설했다. 에이프로는 2차전지 활성화 공정(포메이션) 설비 전문기업으로 2차전지를 비롯 ESS 등의 활성화 핵심장비 충방전기를 제조한다. 에이프로는 당초 해당 장비에 소요되는 전력반도체 등을 설계하려는 목적으로 에이프로세미콘을 설립했으나 전력반도체 시장이 향후 Si(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포텐셜이 크다는 내부적 판단 하에 신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에이프로세미콘이 에이밍하고 있는 GaN 반도체는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일종으로, 갈륨과 질소 화합물 기반 반도체다. 실리콘 기반 반도체 대비 3배 넓은 밴드갭(band gap)을 보이며, 더 높은 전력 밀도와 에너지 효율을 지닌 반도체다. 현재는 5G 통신 모듈에 주로 활용되며, 향후 전기차 및 신재생에너지 모듈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이프로세미콘은 올해 복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에이프로세미콘은 4월 쿼드벤처스(15억원), 프렌드투자파트너스(15억원), SBI인베스트먼트(10억원), 포스코기술투자(10억원)를 대상으로 총 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첫 외부 투자금을 조달했다. 프리밸류 기준 기업가치는 약 3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량 보통주로 전환되면 FI들의 지분율은 15%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로세미콘은 모회사의 지원과 투자금, 차입금 등을 토대로 내년 하반기까지 에피웨이퍼 생산용 MOCVD(유기금속 화학 기상 증착) 장비 2기를 독일로부터 도입하고, 8인치 GaN 에피웨이퍼 양산부터 GaN 반도체 IP 설계 등으로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구미에 약 600억원 규모의 CAPEX(자본지출) 투자를 공언한 상황이다. CAPEX 투자의 상당 부분은 증착 장비 도입에 투입된다. 에피웨이퍼는 고품질의 결정구조를 다양한 적층 구조로 만들 수 있어 일반 웨이퍼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고성능의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내년께 시리즈B 후속 투자 역시 점쳐지고 있다. 현재 자체 매출액이 사실상 전무하고, 모회사의 자금 지원에만 기댈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려 더 큰 유동성을 조달하겠다는 복안이다. 시기와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 기존 FI들의 팔로온(Follow-on) 투자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양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금의 규모는 100억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에이프로세미콘은 현재 웨이퍼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DB하이텍에 판로를 마련하고,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DB하이텍에 자체 GaN 반도체 설계자산을 맡기는 방식으로 DB하이텍과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웨이퍼 직접 양산은 증착 장비가 반입되는 내년 하반기에서 2025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매출 구간 역시 동일하다.

에이프로 측은 아직 코스닥 상장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지만, 이미 외감법인을 지정했고 FI들의 엑시트 통로를 열어줘야 하기 때문에 2025년 경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매출 및 EBITDA 흐름과 연동돼 있다. 모회사의 2차전지 사업과 전력반도체 연결고리가 충분하기 때문에 판로만 확보한다면 높은 기업가치를 책정 받을 수 있을 것을 보인다.

에이프로 관계자는 "현재 에피웨이퍼 자체생산과 팹리스(설계전문) 투트랙으로 사업의 가닥을 잡은 상황이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IPO 역시 2025년 의미 있는 매출이 시현돼야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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