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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IPO 시장 빅딜 '글쎄'…조 단위 유증 잡아라[ECM/Overview] 고금리 기조, 글로벌 증시 타격…대규모 유증 릴레이 예고

양정우 기자공개 2024-01-02 07:30:16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9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은 자본시장이 금리의 파괴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 해였다. 무엇보다 주식자본시장(ECM)이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40조원 대에 가까운 시장 볼륨을 지킨 것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단행된 유상증자 덕분이다.

기업공개(IPO)의 거래 비중은 10% 아래로 추락했다. 2023년 빅딜로 여겨졌던 IPO마다 상장 시점을 미루기 시작했고 증시 입성의 강수를 던졌던 딜도 IPO 중단으로 일단락된 경우가 적지 않다. 한 해 내내 이어졌던 불황형 유증은 2024년에도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ECM 거래액 중 유증 비중 76%…IPO 8% 불과, 자취 감춘 빅딜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2023년 ECM 시장 규모는 2022년(62조863억원)보다 축소된 48조9891억원을 기록했다. 딜 별로 유상증자는 37조2896억원(76.12%), IPO는 4조964억원(8.36%)으로 집계됐다. 그 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7636억원(1.56%), CB 5조9989억원(12.25%), EB 8405억원(1.72%) 등으로 나타났다.

ECM 볼륨이 줄어든 건 IPO 딜이 저조했던 탓이다. IPO 규모는 2022년 16조원 대에 이르렀으나 2023년엔 4조964억원으로 축소됐다. 이 발행 규모는 침체기로 불리는 2020년 5조9355억원보다도 적다. 한때 ECM 내 비중이 25%에 육박했으나 이제 8% 대로 쪼그라들었다.

무엇보다 공모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는 빅딜이 눈에 띄지 않았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증시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자 유통시장과 직접 연결된 발행시장도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코스피 시장은 한층 더 잠잠했다. 상반기엔 아예 입성 사례가 없었고 하반기에도 넥스틸,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동인기연, DS단석 등 5곳에 그쳤다. 연초부터 대어로 평가받던 서울보증보험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ECM 전체 거래액에서 유증이 차지한 비중은 절대적이다. 총 76%의 비중을 차지했다. 본래 유증은 연간 ECM 거래 규모에서 50% 안팎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2023년엔 유독 거래 비중이 두드러졌다. 고금리 탓에 유동성 코너에 내몰린 기업이 유증 조달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2년 중반 2.5%에 머물렀던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연말을 전후해 4%로 뛰더니 5% 대마저 넘어섰다.


대다수 유증이 공모에 나서지 않는 3자배정 방식으로 이뤄졌다. SK온이 3차례에 걸쳐 3조9850억원의 유증 조달을 단행했고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도 2조1413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모(주주배정 후 실권주 대상) 유증 중에서는 1조2155억원을 모은 롯데케미칼 딜과 1조1433억원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 딜이 가장 컸다.

◇2024년 금리 인하 무게, 완연한 회복 아직…'유증 일색·IPO 침체' 전망 우세

2023년 상반기를 전후로 국내외 증시가 회복 조짐을 보였던 건 금리 인상 스탠스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 뒤 이런 기대가 사라지면서 증시 상승분을 다시 반납했으나 연말에 다다를수록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7%까지 오르는 최악 시나리오는 사라진 지 오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를 웃돌고 있을 정도다. 다만 급격한 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떨어지는 만큼 당분간 불황형 유증과 IPO 침체라는 대세 흐름이 유지된다는 게 중론이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증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1분기까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여기에 팬오션도 최대 3조원 규모의 유증을 추진하고 있다. HMM 인수(희망가액은 약 6조4000억원)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최종 규모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2024년 ECM 주관순위도 조 단위 유증을 거머쥐는 증권사가 최상위권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IPO 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딜의 대표 주관 지위만 확보해도 2023년 1위 성적에 버금하는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유증의 경우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 주관사단으로 선정됐다. 팬오션은 아직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PO 시장에서는 일단 1분기 증시 입성을 노리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2024년 랜드마크 딜로 자리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IB업계에서는 상장 밸류를 4조원 수준까지 거론해왔으나 공모시장 여건을 감안해 상장 주관사단이 몸값을 보수적으로 낮출 여지가 있다. 이 딜을 제외하면 수조원 대 시가총액에 도전하는 빅딜은 아직까지 예고되지 않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스탠스가 본격화되는 하반기부터 2025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초대형 IPO가 사전 채비에 나설 수 있다. LG CNS와 SK에코플랜트, CJ올리브영, 케이뱅크 등은 이르면 2024년에도 전격적으로 공모에 도전할 수 있는 빅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LB 거래액은 2024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을 전후해 리픽싱 상향 의무화 탓에 메자닌 시장은 한동안 외면을 받아왔다. 주축 발행사인 바이오사 등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한몫을 했다. 그러나 이들 섹터는 고금리 기조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기에 인상 스탠스가 뒤바뀌면 다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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