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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인베스트먼트 IPO 퀀텀점프]스팩합병 무산 '전화위복' 되나②NH23호 순자산보다 많은 187억 공모 목표…IPO 시장도 활황

최윤신 기자공개 2024-01-09 07:57:02

[편집자주]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인 HB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1999년 출범한 HB인베스트먼트는 올해로 설립 25년을 맞는다.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펀드를 운용해오며 주요 정책 출자자와 스타트업 씬에서 두루 신뢰를 받아왔다. H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계기로 톱티어 VC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더벨은 HB인베스트먼트의 증시 입성 과정을 조명하고 상장 이후 청사진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절차를 앞둔 HB인베스트먼트가 IPO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당초 VC 최초의 스팩합병 상장에 도전했지만 한차례 무산됐다. 벤처캐피탈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스팩이라 법적으로 합병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HB인베스트먼트는 전열을 정비하고 즉각 직상장 절차를 밟아 상장 속도전에 나섰다. 공모를 앞둔 현 시점에선 ‘전화위복’이란 평가가 나온다. 훌륭한 성과가 이어진데다 IPO 시장이 활황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스팩합병보다 많은 자금을 모으며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커진다.

◇ 벤처투자촉진법에 막힌 ‘VC 1호 스팩합병’

HB인베스트먼트는 당초 2023년 상반기 중 증시입성을 도모했다. 하지만 계획했던 스팩합병이 한차례 틀어지며 2024년 초로 상장 시점이 늦춰졌다. ‘VC 1호 스팩합병’ 도전에서 한 차례 쓴 맛을 본 게 증시 입성이 늦어진 이유다.

2019년부터 IPO를 위한 사전준비를 해왔던 HB인베스트먼트는 2022년 6월 NH투자증권과 주관계약을 체결하며 본격 속도를 냈다. 주관사 선임 전부터 상장을 위한 준비를 탄탄히 해온 만큼 빠르게 절차를 밟았다.

당시 IPO시장에서 떠오르던 ‘스팩합병’이 속도전에 임하는 비장의 무기였다. 주관사 선임 이후 약 4개월만인 2022년 10월 NH스팩23호와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겠다고 공시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IPO 시장이 극심하게 불안해진 게 스팩합병을 선택한 이유였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자금이 달라지는 일반 공모 절차와 달리 스팩합병을 통하면 스팩의 순자산을 흡수해 증시 입성이 가능하다. 시장의 부침에 관계없이 고정된 공모자금을 모을 수 있는 묘수로 여겨졌다. 때마침 도입된 스팩 소멸합병 제도로 부수적인 절차에 대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어그러졌다. NH23호 스팩과 합병을 하기에는 법적 문제가 있었다. NH23호의 발기인에 SBI인베스트먼트가 포함된 게 문제였다. 합병이 이뤄지면 SBI인베스트먼트가 HB인베스트의 주주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은 창업투자회사가 또 다른 창업투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해당 사항을 인지하고 결국 지난해 5월 심사를 철회했다. 빠르고 안정적인 상장을 위해 선택한 ‘VC 1호 스팩’ 도전에서 쓴 맛을 본 순간이었다.


◇ 지속된 성과에 더 커진 공모자금 기대치

HB인베스트먼트는 스팩상장을 철회한 직후 곧장 직상장 트랙을 밟았다. 일반상장심사에 준하는 스팩상장심사를 상당기간 받았기 때문에 빠르게 심사 승인을 얻을 수 있었다. 9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지난 11월 승인을 받았다. 이후 절차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12월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사소한 정정이 이뤄졌지만 상장일정에 영향을 주진 않았고, 1월 중 공모 절차를 마칠 수 있게 됐다.

금융·벤처투자 업계에선 결과적으로 스팩 상장 무산이 ‘전화위복’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 당초 예정했던 스팩합병보다 더 많은 공모자금을 모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H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공모에서 주당 희망밴드를 2400~2800원으로 제시해 666만7000주를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공모자금은 160억~187억원에 달한다. 밴드 하단에서 가격이 확정되더라도 엔에이치스팩23호의 순자산 148억원보다 많다.

상장이 미뤄진 시간동안 지속적인 성과를 발휘하며 자연스럽게 더 많은 공모금액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23년 1~3분기 순이익이 2022년 온기 순이익을 초과할 정도로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에이치비성장지원엠앤에이 투자조합, 2014에이치비벤처투자조합, 2015 에이치비기술사업화벤처투자조합, HB-KIS2018투자조합, HB유망서비스투자조합이 청산 예정인 만큼 적잖은 성과보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IPO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전화위복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진다. 지난해 연말부터 IPO 시장의 투심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증시에 입성한 LS머트리얼즈, 블루엠텍, DS단석 등이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며 제시한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격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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