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새주인' 한앤코, 운전자본 효율화 PMI 나서나 매출채권·재고자산 증가,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 40%대 육박
남준우 기자공개 2024-01-09 08:17:2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8일 11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홍원식 회장 일가와의 오랜 소송전을 끝내고 남양유업의 새 주인으로 등극한다. 한앤코 입장에서는 남양유업이 오랜 경영 공백 속에서 재무 상황이 악화된 만큼 고칠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시장에서는 특히 업계 평균 대비 과도한 '운전자본(Working Capital)' 비중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두 계정의 비중을 일단 낮추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 간 주식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1·2심과 마찬가지로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52.63%의 회사 지분을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60년 오너 경영을 유지한 남양유업은 곧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동안 대내외적인 리스크로 기세가 꺾인 만큼 고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기점은 2013년 발생한 일명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이었다. 2021년 들어선 불가리스 사태까지 터지며 기업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
견고했던 수익성도 급격히 나빠졌다. 2020년 535억원, 2021년 589억원, 2022년 78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까지만 해도 연결 순이익 611억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회계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당장 해결해야할 문제로 지나치게 높은 '운전자본' 비중을 꼽았다. 운전자본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의미한다. 보통 회사의 유동자산과 유동부채 간의 차이를 계산해 산출한다.

운전자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계정으로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있다. 매출 활동, 제조 활동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정기적으로 미수금과 선급금이 발생한다면 운전자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재고자산 역시 증가할수록 현금 유출과 똑같은 효과가 발생하는 만큼 운전자본에 주는 영향이 크다. 원재료 등 각종 고정비가 지출되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상 나타나는 남양유업의 매출 대비 운전자본 비중은 약 30~40% 정도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해당 비중이 20% 미만인 점을 고려하면 운전자본 비중이 과도하다. 쓰이지 않는 재고나 과거 회수하지 못한 매출채권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현금흐름 개선을 위해 매출채권을 줄이는 등 자구적인 노력을 진행해왔다. 2012년 1679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순차적으로 줄여나가며 2022년에는 1147억원까지 감소했다.
다만 재고자산 부담은 여전히 높다. 2012년 1508억원 수준이었던 남양유업의 재고자산은 2022년 1792억원까지 늘어났다. 올 3분기말 기준으로는 1897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원재료 가격의 인상과 함께 판매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남양유업은 최근 원재료 가격 인상과 시장 평판 리스크 등 다양한 악재 속에서 재고자산이 늘어났다"며 "지속적인 적자 속에서 운전자본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인데 이 부분을 낮춰야 경영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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