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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2차전지·방산·푸드' 사업다각화 성과 보여줄 것"이광노 구일엔지니어링 대표 인터뷰

김혜란 기자공개 2024-01-22 10:02:06

[편집자주]

새해 코스닥 기업은 생존의 시험대에 놓였다. 조달 사정은 위축된지 오래됐고, 신사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 기업들은 한해 먹거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사업계획에 담았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비전을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5여년 동안 단일고객에 의존했습니다. 올해는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완료하고 매출 약 1000억원 달성 목표를 세웠습니다. '사업다각화'를 이루지 못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숫자인 만큼 올해는 다각화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 16일 구일엔지니어링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광노 신임대표(사진)가 더벨과의 첫 인터뷰에서 "올해 최소 세 개 정도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2006년부터 구일엔지니어링에 몸담아 전자사업부장과 부사장을 거쳐 올해 초 수장 자리에 올랐다.

구일엔지니어링은 하반기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대표는 연내 상장이라는 큰 산을 넘고 중장기적으로 매출처·고객사 다변화라는 과제를 이뤄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2030년까지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3030 비전'도 내놨다. 상장을 기점으로 회사 분위기를 쇄신하고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단일고객사 의존도 탈피, 올해 신사업 본궤도 진입

이 대표는 "신규로 진입한 방산 자동화 설비를 최근 (고객사에) 납품을 마치며 신사업 진입에 성공했다"며 "2차전지 분야 설비도 오는 5월 첫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일엔지니어링은 LG디스플레이에 디스플레이 공정·검사 장비를 납품하는 벤더(협력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LG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단일 고객의존도가 높으면 리스크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사실 지난해에는 전방산업 위축에도 매출 약 900억원으로 '선방'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매출은 약 872억원이었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패드용 중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라인을 네 개 구축하면서 물류·공정·검사 장비 발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여년 전에는 매출이 200억원 수준까지 뚝 떨어지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아픈 역사도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임원 7명 중 6명이 회사를 떠났다.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올해도 디스플레이 산업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방업체가 투자를 축소하면 그 여파는 협력사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대표가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신사업 성과를 조금씩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로부터 41억원 규모 자동화 설비를 수주받았는데, 해가 바뀌자마자 납품을 마쳤다. 방산 무기를 자동으로 조립하는 설비를 자체 개발해 공급하는 데까지 성공한 것이다. 방산용 설비를 판매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방산은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자평하며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방산 분야에서 수주 확대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세 군데 정도 업체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2차전지 업체인 하나기술로부터 전기차 배터리 제조용 장비 수주계약을 맺었는데, 파우치형 배터리 형태를 성형하는 '포밍(forming)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5월 첫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금 설계가 막 마무리 단계"라며 "하나기술 외에도 논의 중인 곳이 한 곳 더 있다. 물류 쪽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햄버거 자동 조리·생산·포장 설비도 올해 내놓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자동화는 구일엔지니어링의 전공"이라며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하려는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많아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동화 원천기술, 사업다각화 경쟁력

구일엔지니어링의 기존 주력 제품은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DE) 등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와 인라인(In-Line) 물류 자동화 설비다. 디스플레이 패널이 불량인지, 양품인지 판별하는 검사기도 제조한다. 다관절 로봇을 이용해 자동으로 검사기로 옮겨주는 게 특징이다.

방산과 2차전지, 푸드 분야는 디스플레이와는 다른 산업군이지만 '제조업 자동화'라는 키워드로 묶을 수 있다. 이 대표는 "기존 디스플레이 공정·검사·물류 장비의 핵심은 비전과 로봇 기술"이라며 "KDI에 납품한 방산 설비도 자동 조립, 장입(원료나 연료 따위를 쟁여서 넣는 것) 공정에 사용되는데 비전 기술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만드는 방산과 2차전지 장비도)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큰 맥락에서 비전과 로봇을 이용해 '자동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일엔지니어링이 30년 넘게 갈고닦은 자동화 원천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제조업체에서 필요한 공정 설비 수요를 캐치해 콘셉트를 잡아 고객사에 제안하고, 서로 협의해 (콘셉트를) 확정하면 상세도면 설계에 들어간다"며 "중간에 고객사와 계속 소통하면서 고객 맞춤형 장비를 만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현재 콘택트렌즈 생산 업체에서도 설비 자동화를 검토 중"이라며 "제조업 분야에서도 아직 자동화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콘택트렌즈 업체가 그중 하나인데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불량률을 줄일 수 있는 자동화 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은 방산 쪽보다 콘택트렌즈 업체로부터 나오는 매출이 올해는 훨씬 많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엔이에스(ORION-NES)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현지에 필름형 스마트 윈도우 공장을 짓는데 여기에 들어갈 후공정 설비도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 "오는 7~8월 중에는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장 자금은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쓸 예정이다. M&A를 통해 제조업에 자동화설비를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3~4년 내에 직접 제조업을 시작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구일엔지니어링은 상장주관사 DB금융투자사를 통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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