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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소재 2024 전망대]'질적 성장' 방향키 잡은 LG엔솔②분기 매출 하락세, '초격차 기술' 확보에 집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4-01-12 08:10:06

[편집자주]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이차전지·소재 업계에 2023년은 숨고르기를 하는 한해였다. 지속적인 투자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조절을 선언하며 미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했다. 2024년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고금리 상황, 지정학적 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전략과 행보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매년 평균 37%씩 늘었다. 2021년 17조8519억원이던 LG에너지솔루션의 연매출은 지난해 33조7455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 성장률은 더 가팔랐다. 연평균 성장률이 68%에 달해 2021년 7684억원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해 2조1632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년간 이어온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급성장하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이런 상황을 오히려 '초격차 기술력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다.

◇이차전지 시장 바뀐 기류, 성장세 주춤할 듯

성장세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았던 이차전지 산업에 이상기류가 감지된 시기는 지난해부터다. 직전해인 2022년까지는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은 다소 등락이 있었으나 매출 성장세는 뚜렷했다. 특히 2022년에 접어들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한 분기도 빠지지 않고 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시현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상황은 달랐다. 1분기 8조7471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 분기 매출이 조금씩 하락해 같은해 4분기 8조14억원까지 떨어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유럽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인한 출하량 부진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기차 수요 자체가 기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지난해 실시된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2023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 변화에 그간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국내 배터리 업계가 펼쳐오던 공격적 확장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예정이다. 실제 전기차 시장의 변화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계획에 있어 '속도조절'을 들여다보는 상황이라 완성차 업계를 고객사로 둔 이차전지 기업들의 증설 플랜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만 해도 포드, 코치그룹과 추진하던 튀르키예 합작공장 설립 계획이 무산됐다. 지난해 2월 3자 양해각서(MOU)를 맺은지 9개월여만이었다. 세 회사는 힘을 모아 튀르키예 지역에 2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2026년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자본적지출(CAPEX)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직전해보다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자본적지출(CAPEX)는 2021년 3조5164억원에서 2022년 6조2982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로 CAPEX 성장세가 가팔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1~3분기 누적 CAPEX만 따져도 7조813억원으로 2022년 한 해 동안 쏟아부은 CAPEX를 상회한다.

◇'질적 성장' 필요한 LG엔솔, 엔지니어 출신 CEO의 역할은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세 번째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세 명의 대표이사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LG맨'이었다는 점이나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전에도 배터리 사업에서 경험이 있었다는 점 외에는 딱히 없다. 그때그때 LG에너지솔루션이 처한 상황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셈법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설립 초기에는 사업의 성장세를 유지할 인물이 필요했다. 직전까지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LG그룹 배터리 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김종현 전 사장(현 DL케미칼 부회장)을 초대 수장으로 낙점한 일은 자연스럽다. 김 전 사장은 사업 초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신규 수주를 확보하며 배터리 사업을 세계 선두권으로 올린 주역이자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부임한 권영수 전 부회장이 부임한 것은 제너럴모터스(GM) 대규모 리콜 사태와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LG그룹의 선택은 그룹의 '해결사'로 통했던 권영수 전 부회장이었다. 권 전 부회장은 명성에 걸맞게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품질 이슈를 해결하고 IPO를 성공시켜 10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확보했다. 조달한 자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시키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재료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받고 1998년에 LG화학 배터리연구센터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모바일전지개발센터장과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생산과 상품기획, 사업 부문에서도 경력을 쌓은 '만능맨'이다. 하지만 김 사장의 가장 큰 경영기반이 기술에 있음에는 이견이 없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둔화와 더불어 국제 정세적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다.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낙점한 인물은 김 사장이다. 기술경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기를 보낼 것이란 메시지가 뚜렷하다.

기술 초격차와 더불어 원가 경쟁력 확보, 기존 고객사 신뢰도 확보 등이 김 사장이 스스로 꼽는 자신의 과제다. 또 리튬황·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배터리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에서 리더십을 유지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지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R&D) 예산이 크게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R&D 비용은 지난 2021년 6540억원, 2022년 876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R&D 비용은 7035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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