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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중국 충칭공장 매각…'실속'보다 '신속'에 방점 첫 희망가격의 절반 이하…중국 시장 재정비에 속도

조은아 기자공개 2024-01-18 13:31:2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운의 공장인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이 3000억원에 매각됐다. 2022년 초 가동을 중단한 지 약 2년 만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 안에 공장 두 곳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창저우공장과 충칭공장인데 예상보다 매각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매각이 난항을 겪으면서 두어 차례 가격 조정을 거친 뒤에야 매각을 마칠 수 있었다. 이미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기다리기보다는 하루빨리 자산을 처분하고 중국 사업을 재정비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지난해 8월 매물로 내놓은 중국 충칭공장이 지난해 말 약 3000억원(약 16억2000만위안)에 매각됐다. 인수자는 현지 기업인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다.

현대차가 처음 충칭공장을 매물로 내놓으며 희망한 가격은 약 6820억원이었는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을 받았다. 매각이 난항을 겪자 여러 차례 가격을 낮췄는데 이번 가격은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말 제시한 최저 입찰가와 거의 같다. 더 기다려봤자 원매자가 더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장에 들어간 투자비를 생각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현대차는 충칭공장에 모두 1조6000억원을 투입했다. 충칭공장은 현대차가 중국에 세운 5개 공장 중 가장 나중인 2017년 세워졌다. 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최신식 공장이다.

현대차는 중국에 진출해 모두 5개의 공장을 세웠다. 첫 공장인 베이징 1공장은 2010년대 중반까지 현대차의 중국 시장 성공 가도를 이끌었던 상징적인 곳이다. 그러나 가동률이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2019년 4월 가동을 중단했고 2021년 현지 기업에 매각됐다.

베이징 2공장과 3공장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3공장은 특히 연간 45만대 생산규모로 현대차 해외공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이 두 곳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는 수출 거점으로도 사용된다.

4공장인 창저우공장과 5공장인 충칭공장은 2014년 동시에 건설이 결정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중국공장 착공식에 등장한 것도 이 때부터다. 정 회장은 2015년 4월 창저우공장 착공식에 정몽구 명예회장을 대신해 참석했고 두 달 뒤 열린 충칭공장 착공식에도 자리했다.


충칭공장은 비운의 공장으로도 여겨진다. 사드 보복이 한창일 때 완공되면서 제대로 축하받지도 못했다. 2017년 7월 열린 준공식 광경도 이전 4개의 공장 때와 달랐다. 당시 정의선 회장이 참석했으나 준공 기념행사라는 이름으로 조촐하게 진행됐다.

현대차의 중국 악몽이 시작된 것도 이때다. 2016년 114만2016대였던 판매량은 불과 1년만에 78만5006대로 급감했다. 이후 한중관계 악화, 미중 무역분쟁이 맞물리면서 현대차의 중국 실적은 부진을 이어갔다.

중국법인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베이징현대의 영업이익은 2013년 1조9370억원으로 무려 2조원에 이르렀지만, 2017년부터는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9년 5234억원, 2020년 1조1520억원, 2021년 1조129억원, 2022년 821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4년 동안의 영업손실 합계가 무려 3조50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중국 사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2009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한때 그룹의 효자 시장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판매량은 전성기였던 2016년 179만2001대에 이르렀다.

베이징 1공장과 충칭공장이 매각되고 창저우공장은 가동이 중단되면서 한때 연간 165만대였던 현대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75만대까지 줄었다. 창저우공장 역시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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