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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VC 로드맵]박기호 LB인베 대표 "상장공약 이행, 투자 적기 왔다"신규 펀딩서 GP커밋 10% 이상 출자, 성과보수 구간 도입 펀드로 실적 개선 기대

이기정 기자공개 2024-01-24 08:42:41

[편집자주]

금리 인상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벤처캐피탈은 혹한기를 보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지표가 최근 몇 년 새 크게 하락했다.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바이벌에 성공한 곳과 실패한 하우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더벨은 주요 VC 수장들의 올해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각 하우스 별 펀딩, 투자, 회수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후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 지난해 증시 입성 후 적응의 시간을 보냈다면 올해에는 주주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주력하겠다. 투자 확대와 신규 조성하는 펀드의 자체 출자 비율을 높이는 것이 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상장 당시 주주들과 약속했던 사항들을 올해 모두 실현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새로 결성하는 펀드의 자체 출자 비율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추가로 상장 이슈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다소 위축됐던 투자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벤처투자 명가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설립 후 27년 동안 단 한차례도 LP(출자자)로부터 징계를 받지 않은 하우스다. LP들로부터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배경이다. 박 대표는 공약 이행과 투자 성과 확대로 주주들과도 이같은 신뢰관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2000억 투자 목표, 팔로우온 투자 규모 확대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경쟁률로 각각 1298대 1, 1166대 1을 기록하며 VC 공모 성적 새 역사를 썼다. 당초 목표보다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시장 친화적인 공모구조를 짠 것이 흥행 배경으로 꼽힌다.

증시에는 성공적으로 안착했지만 벤처투자 활동은 다소 부진했다. IPO(기업공개)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은 영향이었다. 실제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펀딩, 투자, 회수 등 모든 부문에서 전년 대비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시장 변동성 영향으로 계획보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며 "그럼에도 '엘비혁신성장펀드Ⅱ'를 575억원 증액하는데 성공했고 공모자금 유입으로 장기성장 발판을 마련한 점은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올해 박 대표는 투자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구사해왔던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LB인베스트먼트는 소수의 유망 기업에 팔로우온 투자를 진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팔로우온 투자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시기로 판단해도 올해가 투자에 나설 적기라고 강조했다. 1분기부터 기업들의 개선된 실적이 발표되면서 이르면 2분기 중으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주목을 받는 기업들 중심으로 투자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박 대표의 올해 목표 투자액은 2000억원 이상이다.

그는 "초기 기업을 찾아 성장에 충분한 자금을 베팅하는 방법 자체는 기존과 동일하다"며 "다만 후기 라운드 팔로우온 투자 규모를 수백억원까지 확대하고 바이아웃 형태의 투자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분야는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 콘텐츠, 바이오·헬스케어, 딥테크 등 여러 분야의 균형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한 섹터에서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펀드 전체적으로는 문제가 없도록 전략을 짰다"고 덧붙였다.

◇3000억 이상 펀딩 시동, '리브스메드·에이블리' 유니콘 도달 기대

박 대표는 올해 3000억원 이상의 펀드레이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펀딩액 기준 연간 최고치다. 계획대로 펀딩에 성공할 경우 LB인베스트먼트는 AUM(운용자산) 1조5000억원 고지를 넘게 된다. 현재 회사의 AUM(VC+PE)은 1조2430억원이다.

특히 새로 결성하는 펀드의 GP커밋 비율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상장에서 약 235억원을 확보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을 향후 3년간 출자금으로 활용한다. 출자비율은 펀드 규모에 따라 10~15% 수준에서 유동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자체 출자 비율을 높이면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을 때 회사의 수익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펀드 운용기간을 고려하면 당장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성장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는 별개로 올해 실적은 전년보다는 더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실적 상당 부분이 관리보수에 의존했는데 운용 중인 펀드들이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고 엑시트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도 다수 포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에도 '유니콘 제조기'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포트폴리오 중 복강경 수술기구 제조사 리브스메드가 지난해 10월 진행한 프리IPO에서 88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상태다. 올해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기업가치 1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도 유니콘 입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8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지난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또 음원 IP를 증권화해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중인 뮤직카우도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유니콘 달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박 대표는 "올해는 그동안 기대를 받았던 기업들이 유니콘이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추가로 티에네스, 케어링, 프로티나, 마운드미디어, 에이치엠이스퀘어 등 기업들도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총 투자액 10% 이상 해외기업에 베팅, 현지 네트워크 강화 '총력'

박 대표는 해외투자 역시 보다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선 올해 투자 목표액 중 10% 이상을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데 활용할 예정이다. 추가로 현지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통상 VC의 글로벌 진출은 해외기업 투자와 해외 LP로부터 출자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LB인베스트먼트는 국가별 특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현지 맞춤형 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바라보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동남아, 일본 등이다. 먼저 중국과 동남아 시장은 AI(인공지능)와 로봇,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지 기업 투자보다는 포트폴리오사의 진출을 보조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박 대표는 "해외 투자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초기 기업보다는 검증된 곳들 위주로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다"라며 "현지 톱 VC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 인력 채용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시장은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을 확대하기에 최적화 된 곳"이라며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해외로 나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회사의 역량을 글로벌 VC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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