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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샘 올트먼 방한, K-팹리스 힘 실린다 삼성 파운드리 방문 협력 강화 전망, 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역할론 기대

조영갑 기자/ 김혜란 기자공개 2024-01-25 14:01:47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챗GPT(chatGPT)의 아버지라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방한이 확정되면서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극비에 부쳐진 탓에 샘 올트먼의 동선을 두고 설왕설래가 지속되고 있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들과 연쇄적으로 회동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디아에 맞서 'AI칩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반도체 업계의 이목도 AI칩의 두뇌 역할을 할 NPU(신경망처리장치) 설계 팹리스 업체로 집중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트먼 대표는 이번주 내 한국에 입국, 국내 반도체 주요 기업들과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다. 26일이 유력하다. 올트먼 대표의 개인 스케줄 상 한국에 체류하는 시간은 반나절 남짓이 될 전망이다. 올트먼 대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국내 IDM(종합반도체사) 핵심 경영진과 연쇄적으로 회동하고, 오픈AI가 구상하고 있는 'AI 칩 동맹' 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제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방한 직후 올트먼 대표는 삼성전자 평택 파운드리를 둘러보고,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평택 라인은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양산 거점이다. EUV(극자외선) 공정을 전담할 P3를 비롯해 지난해 1분기 골조 공사에 돌입한 파운드리 거점 P5 등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올트먼 대표는 경계현 대표와 함께 AI 비메모리 칩 관련 설비를 둘러보고, 향후 AI 칩 얼라이언스 협력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 일각과 일부 언론에서는 이 자리에 국내 대표적 팹리스(설계전문) 및 디자인하우스 테크사 관계자들이 대거 동행해 오픈AI, 삼성전자 등과 차세대 AI 칩 설계에 대한 아이디에이션(아이디어 공유)를 이어갈 거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언급된 주요 팹리스 핵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팹리스들은 올트먼 대표 미팅과 관련 전혀 연락을 받은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팹리스 관계자는 "(해당 회동과 관련해) 정말 아는 게 없고 우리 쪽에 연락이 온 것도 없다"고 말했다.

AI 비메모리 파운드리(위탁생산)의 핵심이 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팅에 회동의 무게가 실려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K-팹리스가 호출되는 것은 올해 AI 전쟁에서 해당 테크들의 역할론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반영된 까닭이다.

오픈AI가 챗GPT로 AI 시장에 일종의 상징자본을 획득하긴 했지만, 이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역할은 K-반도체라는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두뇌와 신경망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커질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AI 시대를 촉발한 챗GPT의 샘 올트먼 대표가 방한한다. 협력 수준에 따라 국내 AI 생태계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출처=오픈AI 홈페이지)

당장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에 있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와 거대언어(LLM)에 사용되는 차세대 하이엔드 반도체 '리벨'을 개발하고 있다. LLM 추론은 챗GPT 같은 생성적 사전학습 AI 솔루션에 핵심적인 기능이다.

"한국의 수도는 어디인가요?"라는 물음에 "서울"이라는 단선적 언어가 아니라 서울과 얽힌 다양한 변수 모델을 학습, 제시하는 기술이다.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며, 태조 이성계가 1394년 개성에서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이래..."라는 식으로 '거대 규모' 차원에서 통계적 언어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리벨리온은 삼성의 4나노 공정으로 토대로 5세대 HBM인 HBM3E를 탑재해 리벨 개발을 진행한다.

퓨리오사AI 역시 AI 반도체 '워보이(WARBOY)'를 개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NPU 섹터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최대 64 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의 속도로, 엔비디아 A2 대비 딥러닝 속도에서도 앞서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초당 연산을 1조씩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60개 이상의 업체가 워보이를 사용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 자체 개발에 성공한 사피온도 대표적인 K-팹리스 테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올트먼 대표의 이번 방한의 핵심이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맞선 연합전선 구축인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파운드리 부문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뛰어난 개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팹리스와는 설계자산(IP) 부문에서 보조를 맞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최대 디자인하우스인 '세미파이브' 역시 이런 점에서 수혜주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오픈AI를 중심으로 한 뉴 얼라이언스가 AI 칩렛(칩의 레고 패키지)의 협력단계까지 나갈 수 있다면 파운드리의 핵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칩렛의 신경망을 맡게 될 반도체 설계는 해당 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당장은 K-팹리스가 설계한 AI 반도체를 오픈AI가 직접 도입하는 수준의 협력은 가시화될 수 있다. 오픈AI는 최근 엔비디아의 의존도를 낮추고, 챗GPT의 버전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팹리스와 접촉하고 있다. 레인AI와 NPU 반도체 약 5100만 달러 구매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파운드리에서부터 메모리 생산, 디자인하우스, NPU 팹리스까지 토탈 밸류체인이 구성돼 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면서 "AI를 위한 전용 칩렛을 구성하려면 컴퓨팅파워, 저전력, 미세설계 등 다양한 프로세스의 밸류체인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오픈AI가 국내 파운드리, 팹리스와 협력한다면 이 통합 밸류 전체의 역량이 단번에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팹리스 관계자 역시 "오픈AI가 고사양 칩을 이미 많이 도입하고 있고, 직접 자체 칩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팹리스와 협력하면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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