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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스톡]현대로템 주가 반등...방산 불안감 호실적으로 희석레일솔루션 수주 호조…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 주목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02 07:34:4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4: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현대로템 주가를 움직인 건 폴란드 K2 전차 수출 계약의 추이다. 수출하기로 한 전차 1000대 전체에 대해 무사히 공급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느냐가 세간의 관심사였다. 폴란드 정권 교체 등의 문제로 계약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한때 4만원대까지 상승했다 2만원대로 떨어졌다.

약해진 주가에 모처럼 힘이 실렸다. 현대로템이 2023년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발표되자 주가 그래프가 장 초반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외연 측면에서의 성장과 방산 외적으로 늘어난 수주잔고가 폴란드 방산 수출에 대한 불안감을 일부 희석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 42% 개선, 수주잔고도 증가

현대로템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3조5874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거뒀다고 31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42% 늘어났다. 2023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17조5003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을 보면 디펜스솔루션(방산)부문이 레일솔루션(철도)부문을 넘어선 게 눈에 띈다. 디펜스솔루션부문 매출은 1조5781억원(49% 증가), 레일솔루션부문 매출은 1조5536억원(13% 감소)을 각각 기록했다. 폴란드 수출 등 대규모 방산 계약이 디펜스솔루션부문의 성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현대로템 IR 자료)

하지만 수주잔고의 동향은 다르게 나타났다. 레일솔루션부문이 디펜스솔루션부문을 훨씬 웃도는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디펜스솔루션부문 수주잔고는 2022년 말 5조2749억원에서 2023년 말 5조4259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레일솔루션부문 수주잔고는 7조4618억원에서 11조4096억원으로 급증했다.

레일솔루션부문 수주 확대는 현대로템 향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20년까지만 해도 현대로템은 레일솔루션부문에서 적자를 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 수주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용배 대표이사 사장 취임 후부터는 수주 전략이 수익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레일솔루션부문도 이익을 보기 시작했다.

현대로템이 이날 오전 이같은 데이터를 내놓자 투자자들은 곧장 주식 매수에 나섰다. 이날 2만7000원으로 출발한 현대로템 주가는 장 초반부터 가파르게 올라 오후 1시30분 기준 2만8650원(5.72% 상승)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상승률이 4%대로 진정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 29일, 30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K2 전차 잔여 물량 수출이 관건

중요한 건 주가 강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다. 현대로템 주가가 계속 힘을 받기 위해서는 폴란드에 수출하기로 한 K2 전차 전체 물량의 계약이 확정될 필요가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앞서 현대로템은 폴란드 정부와 K2 전차 1000대 공급에 대한 기본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1차로 180대 공급을 확정했고 나머지 820대 공급을 두고 2차 계약 협상이 진행돼 왔다. 1차 계약만 해도 약 4조5000억원에 체결됐으니 2차 계약 규모는 10조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네이버 금융)

시장에서는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차 계약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 주가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계약은 좀처럼 체결되지 않았다. 무기 수출을 지원하는 정부의 금융지원이 한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여기에 폴란드의 정권 교체도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중도좌파 성향의 연립정당이 기존 우파 정권을 제치고 2023년 12월 새 정부를 출범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기업이 기존에 맺은 방산 수출 협정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폴란드가 대규모 무기 수입을 백지화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안보 위기가 여전하고 국가간 신용도 걸려 있는 문제라서다. 실제로 도날트 투스크 신임 총리도 취임 직후 “전 정부의 무기 도입 계약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들이 K2전차 2차 계약 체결을 올해 현대로템의 최대 이벤트로 기대하는 까닭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새롭게 출범한 폴란드 연립정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존재한다”면서도 “정부 간 거래로서 국가 신용과 관련됐을 뿐만 아니라 현재 1차 무기체계 등이 납품 중이라 기존 무기와 호환되는 새로운 무기체계를 타국에서 도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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