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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동기 들어선 '유압로봇']미래시장 350조, 항공·조선·건설 기술파트너 선점 '분주'②인간 대신할 고강도 업무 투입, 국내사 납품 라인업 확대 '눈길'

성상우 기자공개 2024-02-05 08:02:48

[편집자주]

로봇(robot)은 체코어로 '노동'을 의미하는 'robota'가 어원이다. 인간과 유사한 형태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길 기대했지만 초기 로봇의 작동능력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단순한 기계장치에 불과했던 로봇은 '전동로봇'을 지나 '유압로봇' 시장이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유압로봇 구동방식은 전동로봇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간을 대체할 정도의 섬세함과 역동성, 특유의 파워를 겸비한 점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유압제어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이 처음으로 증시 진입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더벨이 미래 로봇시장을 선도할 '유압로봇' 기술현황과 성장 가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후장대 산업군에서 로봇 활용 여지는 무궁무진한 편이다. 인간을 대신할 고강도 업무에 로봇을 적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면, 화재 현장에 침투하거나 방사능 피폭 위험이 있는 원전 사고 현장에 투입돼 임무를 해결하는 식이다. 상공이나 해상, 또는 우주에서 인간이 직접 수행하기 힘든 임무를 맡을 수도 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달 탐사 로봇인 '로버(Rover)'를 올해 연말까지 제작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철소·원전·재난현장에 유압로봇 실전 투입 단계…BCG "2030년 350조 규모"

험지에 로봇을 투입해 해결한다는 시나리오는 유압 로봇 기술에 근간을 두고 있다. 전동 로봇 기반으로는 가정할 수 없는 상황들이다. 그간 유압 로봇 약점으로 지목됐던 부분들이 기술 정밀화로 대부분 해결되면서 실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현장 투입 용도로서의 유압로봇 강점은 특유의 파워에 있다. 동일 사이즈에서 전동 로봇 대비 10배 수준의 힘을 낼 수 있다. 분진 및 수중환경 등의 특수 환경에서 사용이 어려운 전동로봇 대비 제철소 고로작업이나 원자력발전소 해체 작업 및 수중 작업까지 가능한 이점도 있다. 유압제어 부품들은 각 군수장비와 항공기, 우주 비행체 등 극한 환경에서 핵심부품으로도 적용되는 추세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0년 25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로봇시장이 오는 2030년 2600억달러(약 3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M&M은 로봇을 용도별로 구분해 재난·보안 로봇시장에서 2027년 718억달러(약 9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로 출선구 지금 제거 로봇 [사진=KNR시스템 홈페이지]

◇기술 파트너 발굴 경쟁 '치열'…케이엔시스템, 국내 유일 납품 경험

국내 기업들은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경쟁에 나섰다. 건설 대기업뿐만 아니라 조선·해양, 중공업 및 전자·IT 분야 대기업 상당수가 유압 로봇 시스템을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로 보고 각종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이들은 유압 로봇의 핵심 부품인 액츄에이터를 비롯해 각 구성요소 및 부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해줄 수 있는 파트너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까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영역이다.

시장에선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압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압로봇 핵심부품에 대한 납품 라인업이 상당한 상황에서 코스닥 공모에 나서 주목도가 높은 편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이 납품했거나 개발 의뢰를 받은 유압로봇시스템 라인업은 25종에 달한다. △원전 취수구 뻘(Sea Mud) 제거 장비 △수중 슬러지 청소로봇 △원자력해체용 유압 서보밸브 △배관청소로봇 △래들맨 데크 무인화를 위한 매니퓰레이터 △핵융합로 원격유지보수를 위한 로봇 암 △터널 록볼트 시공 자동화 로봇 등이다.

국내 건설·조선 대기업을 비롯해 한국수력원자력·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등 공공기관 및 국책연구기관이 주 고객사다. 보스톤다이내믹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IIT, MOOG에도 납품 이력이 있다.

케이엔알시스템 관계자는 “제철소의 고로작업, 원자력발전소 해체작업 및 수중작업 등과 같이 매우 거친 환경에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게 KNR시스템 유압로봇의 장점“이라며 ”연속해서 관절이 연결되는 적층의 경우 공간 및 무게 효율이 높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며 반동(backlash)이 없어 정밀제어에 유리한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유압 로터리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저마찰 유압 리니어 액추에이터 △소형 서보밸브 △모바일 HPU △유압 로봇 팔 △유압 모바일 로봇 등을 자체 개발해 주요 기업들에 납품한 이력이 있다. 모두 독자 개발한 원천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다. 납품 뿐만 아니라 향후 개발할 모델의 사양을 공유하며 부품 개발 협업을 이어간다거나 로봇 공동 개발을 요청하는 대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세부 프로젝트 내역을 살펴보면 굵직한 건들이 많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비하는 포스코그룹과 약 8년간 고위험 환경에서 고중량을 다룰 수 있는 로봇 개발 작업을 이어왔다. 최근에도 포스코홀딩스와 대표적 고위험 환경인 고로 출선구 내 지금(?金)을 제거하는 지금 제거 로봇을 개발 중이다. 기존엔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고위험 작업을 로봇이 대체하게 되는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다.

조선분야의 대표적 고위험 작업으로 꼽히는 선박 도장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20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과 ‘선박 외벽 도장자동화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공동 특허를 취득한 바 있다. 고중량물 조작 양팔로봇 형태로 현재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는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고성능 서보 토크 밸브를 개발 중이다.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서보밸브 크기는 엄지손가락만큼 작지만 개당 6000만원 수준으로 고가이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 시장에선 현재 MOOG사가 독점적 지배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케이엔알시스템과 함께 서보밸브 국산화 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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