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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광물 전쟁]북미공장 가동 앞둔 삼성SDI, 재개된 밸류체인 투자②소재 내재화 지속 추진…북미공장 조기 가동, 현지 공급망 강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4-02-06 09:15:30

[편집자주]

전기차 구동의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40~50% 정도를 차지한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원가절감에 이차전지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광물 가격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자 전기차·이차전지 업계뿐 아니라 소재, 상사업체들도 자체적인 공급망 확보에 나서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 삼아 값싼 광물을 확보하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중이다. 더벨이 이차전지·소재·상사업체의 광물 확보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는 뒤늦은 북미 생산거점 구축으로 국내 경쟁사들이 받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한해서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삼성SDI가 계획한 현지 공장 구축 시점은 내년 상반기였다.

최근 들어 전기차 업황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삼성SDI는 내년부터 미주·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며 당초 예상했던 투자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현지 합작공장 가동 시점을 6개월가량 앞당기는 한편 현지 공급망 투자에도 나선 상태다.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던 삼성SDI지만 그동안 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오히려 공급망 내재화를 통해 내실을 다진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광물부터 소재, 리사이클링까지 대내외 협력을 통해 내재화했다. 여기에 올해는 북미 현지 광물 투자와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이차전지 소재 진출이 추가된다.

◇전기차용 이차전지 진출로 시작한 밸류체인 투자

삼성SDI 이차전지 사업 관련 투자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뒤 기술개발에 집중하던 시기, 차세대 전지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폴리플러스에 35억원을 출자한 것이 투자의 시작이다.


당시만 해도 전기차에 들어가는 중대형 전지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았던 상황이지만 삼성SDI는 미래 기술을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했다. 이후 소형 이차전지를 넘어 자동차용 전지 시장 진출을 모색하며 2008년 자동차 부품사 독일 보쉬와 합작사(SB리모티브)를 설립했다. 이듬해부턴 본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전기차용 대용량 이차전지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여러 공급처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SDI는 삼성 계열사인 에스티엠에 지분을 투입하며 수직계열화에 나섰다.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에스티엠은 본래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과 일본 부품업체 토다공업(Toda Kogyo)의 합작사로 출범했다. 삼성SDI는 2014년 처음으로 에스티엠에 38억원을 출자해 지분 13.8%를 확보했고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높여 지금은 100% 완전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차전지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물질 소재를 내재화한 삼성SDI는 광물 분야로도 손을 뻗어 공급망 안정화에 힘을 더했다. 중국 리튬 생산업체 간펑리튬이 홍콩증시에 상장한 2018년, 574억원을 투자해 지분 1.8%를 확보했다. 리튬은 양극재의 주원료로, 간펑리튬은 글로벌 최대 리튬 생산지인 중국 내에서도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다.

국내외 업체들의 공급망 확보를 위한 경쟁이 본격 개화하던 시기로, 삼성SDI는 소수이긴 하나 간펑리튬에 투자해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이후에도 에코프로이엠(양극소재·240억원), 성일하이텍(폐배터리 재활용·524억원) 등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분투자 1년 만에 재개, 지역은 역시 북미

삼성SDI의 밸류체인 투자는 지난 1년 동안 잠잠했다. 대신 북미 현지 거점 증설 및 완성차 업체와의 계약 등 대외적인 수주 활동을 전개했다.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2공장 건설, 현대차로의 이차전지 공급,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 설립 등이 이 기간 이뤄낸 성과다.

활발했던 수주 활동의 결과물을 내야 하는 시점은 내년 이후다. 삼성SDI는 이 시기부터 전기차 업황이 다시 상승 곡선을 탈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위한 공급망 내재화 전략을 더욱 강화한다.

그 일환으로 올해 1월 캐나다 니켈 광산기업인 캐나다니켈에 245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8.7%를 확보했다. 캐나다니켈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 '크로포드'를 통해 생산된 니켈 생산량 10%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계약이다. 향후 1억50만달러(약 1300억원)를 추가 투자하면 해당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주요 이차전지 광물·소재의 생산지가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여야 한다는 IRA 요건을 채우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을 가동하고 2026년에는 GM 합작공장을 운영하는 만큼 사전에 현지 생산 광물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SDI는 전면적인 공급망 정책 변화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22년 8월 IRA 발효 이후 중국 간펑리튬의 지분을 절반가량 매각하는 등 법안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여기서 나아가 삼성SDI 내 전자재료 사업부문은 분리막·양극재용 탄소나노튜브(CNT) 등 전지 소재를 연구개발하며 전지 사업부의 소재 내재화를 돕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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