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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내리막' LG화학, 양극재 선제 투자 '믿는 구석'주가 배수 하락세, PBR 1.1배…'투자 유인책' 계획 언급 자제

김소라 기자공개 2024-02-19 08:18:1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LG그룹 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이 투자 지표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열위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주가 배수 측면의 기업가치 평가분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LG화학은 2020년을 기점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습니다. 당해 12월 있었던 분할 이슈가 주요한 계기였는데요.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100%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합니다. 그 직후 주가는 100만원대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합니다. 1년여만에 약 200% 급등했죠.

근래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다릅니다. 2019년부터 5개년도에 걸친 투자 지표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우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 하반기 내림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현재 LG화학은 순자산(자본총계) 대비 저평가 상태입니다. 지난 5개년도 동안 순자산이 크게 증가한 반면 기업가치 성장이 이에 못 미친 탓입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지표가 이러한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LG화학 PBR은 1.1배 수준입니다. 1주당 순자산과 주가 간 차이가 미미한 상태죠. 2020년 주가가 치솟았을 당시 3.5배까지 상승한 PBR은 이후 매년 하락 추세입니다.

수익성 측면의 주가 배수도 비슷한 수준입니다. 동종기업(피어그룹)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게 유지되고 있죠. 현재 코스피, 코스닥을 모두 포함한 122개 화학 업종 상장사 평균 PER이 33배인 반면 LG화학은 28배에 머물러 있습니다. 2021년을 기점으로 PER은 계속해서 10~20배 수준입니다.

◇Industry & Event

LG화학은 석유화학 산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 산업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은데요.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탓입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선 에틸렌 생산이 본격화된 상황입니다. 에틸렌은 석유를 가공해 얻는 것으로 LG화학을 비롯한 석유화학 업체들은 이 에틸렌을 생산, 판매해 매출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 기본 원료로 쓰이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몇 년에 걸쳐 이 에틸렌 생산·소비를 현지에서 모두 소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생산 설비를 증설, 막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죠. 결과적으로 에틸렌 가격은 바닥에 떨어졌고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손실을 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LG화학 여수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단기간 이러한 이슈가 해소되긴 어려운 상황인데요. LG화학도 이를 인지, 여러 측면에서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업 무게 중심을 기초 소재에서 다른 분야로 옮기는 작업을 전개 중입니다.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거나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활동들이 대표적입니다. 썩거나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등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죠.

◇Market View

설비 투자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2차전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생산 사업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자체 양극재 생산능력(CAPA)을 오는 2028년 47만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CAPA(12만톤) 대비 4배 더 늘어난 규모다.

향후 이 2차전지 분야가 부각될 경우 밸류에이션 반등 여지가 높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NH투자증권 올 1월 보고서를 통해 "밸류에이션이 높은 2차전지 가격 바닥 포착 시 LG화학 주가 반등 폭은 순수 석유 화학 업체 대비 가파를 전망"이라고 진단하며 투자의견을 여전히 '매수'로 유지했습니다.

LG화학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계획./ 사진=LG화학 4분기 실적 설명회

다만 조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앞으로 2~3년간 연 4조원 이상의 자본적지출(CAPEX)을 집행할 것이라 밝힌 만큼 외부 조달 활동이 짐작되는데요. 이와 관련 LG화학은 최근 진행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 언급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원활한 자금 조달 여부가 주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습니다.

◇Keyman & Comments

LG화학은 적극적인 주주 소통, 투자자 미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같은 기업설명회(IR) 활동의 주요 의사결정권자(키맨)로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습니다. 차 CFO는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로 회사 전반의 리스크 관리 업무도 도맡고 있습니다.


LG화학 IR 라인과의 접촉은 그리 쉽진 않았습니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IR 번호로 연락을 했고 이를 통해 담당 부서 내선 번호를 전달받았습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IR 담당 직원과 직접 얘기를 나눴지만 해당 직원은 정책상 미디어 대응은 홍보 조직을 거쳐 간접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어렵다는 게 골자였습니다.

밸류에이션 관리에 대한 LG화학 입장에 대해 홍보 및 IR 라인은 적극적인 설명보단 이미 공개된 주주서한을 다시 보내는 걸로 갈음했습니다. 주주서한 이상의 내용은 더 이상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재차 문의한 끝에 재무라인은 홍보실을 통해 원론적인 답을 전해줬습니다. LG화학은 "C-Level 주관 Investor Day 개최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주주 소통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울러 연간 약 600회 가량의 미팅을 실시,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기관 투자자 대상 주요 관심 사항, 경영 현황 및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직접적인 투자 유인책 제공과 관련한 대답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배당정책 확대 계획, 자기주식 매입 계획 등을 비롯한 무상증자 등 증권을 활용한 인위적인 활동 전반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습니다. 고려하고 있다 혹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등 의중을 드러내는 멘트도 밝히기 꺼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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