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07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공모 회사채 발행이 물밀듯 이뤄지고 있다. 외부에서는 어떤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했고 어느 정도의 자금을 조달했는지, 얼마나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는지, 금리수준은 어땠는지에 주목한다. 조달 파트너인 증권사들은 대표 주관사단 합류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취재를 하다보면 불편하지만 증권사 IB들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이번에 여긴 왜 주관사단에서 빠졌을까요?" 당사자에게 묻기는 애매하지만 다른 하우스가 보기엔 어떤지 묻는 것이다. 특히 발행사와 증권사간의 인연이 오래됐는데 주관사단에 빠져있는 경우는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최근 들어 부채자본시장(DCM) 강자인 KB증권이 회사채 주관사단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생기면서 궁금증도 커졌다. 정기 이슈어인 국내 대기업 계열사나 초도발행부터 함께 해왔던 기업 등 의외다 싶은 발행사에서 제외됐다. 물론 회사채 주관사 지위는 단발적인 것으로 연속적이진 않다. 그럼에도 한 번 들어간 주관사단의 지위는 큰 변수가 없다면 잘 바뀌지 않는다. 변수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다.
실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직전 발행에서 투자자 수요를 많이 모으지 못했다거나 발행사 실무진과의 관계가 불편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타사 대비 캡티브 영업이 시원치 않았다는 말도 있었다. 있을법한 이유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럼에도 단숨에 인연을 끊어내면 양쪽 모두 관계가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가운데 타 증권사 IB는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내부 인력 교체가 일어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주관사단을 교체할 명분이 된다"며 "그간 자주 얼굴을 봐왔던 증권사 헤드와 커버리지 담당 부서장이 모두 교체된 경우라면 더 불편함없이 교체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회사채 발행을 위해서는 지난해말부터 관련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해당 시기는 발행사도 증권사도 인사철이다. 보통 증권사 IB 파트는 변화가 크지 않지만 KB증권은 변동폭이 생각보다 컸다. 발행사 입장에선 인사를 핑계로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주관사를 교체할 수 있었다.
물론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는 충분히 이뤄졌을 것으로 본다. 다만 증권사와 관계를 이어나갈지 말지는 발행사의 선택이다. 시장에서 이러니 저러니 해도 모두 결과론에 불과하다. KB증권은 국내에서 가장 촘촘한 커버리지 조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는만큼 연초 기세가 꺾였다고 해서 현 상황이 오래 이어지진 않을 수 있다.
증권사 IB들은 "주관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마음이 상하면 안 된다"며 "다음에 올 기회를 위해 또 스킨십을 늘려야 하는게 숙명"이라고 말한다. 사실 인력이동과 세대 교체는 불가피한만큼 일희일비할 이유도 없고 두드리다보면 다시 기회는 온다. 연초 발행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뤄진 일이라 씁쓸하지만 KB증권이 곧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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