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증권 새주인 찾기]원매자 거론 우리금융…실제 인수 나설까종합증권사 자기자본 확대 불가피…실익에 의견분분
이돈섭 기자공개 2024-02-19 08:13:09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금융의 '포스증권' 활용 방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투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우리종금금융과 합병할 것을 점치는 목소리가 크다. 우리금융이 라이선스를 직접 취득하는 것보다 포스증권을 활용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포스증권 라이선스 활용, 종합증권사 육성 복안
한국포스증권의 주력 사업은 펀드 판매다. 등기부등본상 사업목적에 증권사 업무 중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과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중개업을 등재하고 있다.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자문업과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일임업, 신탁업 등도 추가하고 있지만 해당 사업 규모가 크지 않아 부차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포스증권을 당장 활용할 방안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다만 포스증권이 이미 인가 업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증권과 채무증권, 파생상품 등 기타 상품 취급 라이선스를 등록 업무 형태로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포스증권 활용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 금융당국은 금융투자업권 최초 진입 시에만 인가제를 적용하고 업무를 추가하는 경우 등록제로 개선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방안을 2019년 발표했다. 금융회사가 투자매매업 라이선스를 최초 취득하고 취급 상품별 최저 자기자본 요건을 만족하면 추가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 문제가 없게 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해당 개편방안을 기반으로 2019년 자본시장법과 시행령 등을 개정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매매업 라이선스를 기보유한 상태에서 채무증권 매매를 취급하려면 200억원, 지분증권은 250억원, 집합투자증권은 50억원 등의 최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은 502억원이었다.
포스증권이 현재 자기자본 규모로 지분증권과 채무증권 등 여타 다른 금융상품 매매 라이선스를 취급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증권사 순자본비율(NCR) 유지 등 당국이 요구하는 건전성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현행 법령이 요구하는 최저 자기자본 요건의 2배 이상은 갖춰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메리츠종금증권 수순 밟을까…당국 설득 관심
여기에 포스증권이 펀드의 S클래스를 독점 판매하고 있는 점도 문제가 된다. 포스증권이 펀드 외 다른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것은 업권 형평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애시당초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 증권유관기관 등이 출자해 포스증권을 설립한 태생적 배경이 증권업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는 꼴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한 뒤, 우리종금과 합병시켜 추가 업무를 등록하는 것이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존 증권사를 인수한 뒤 우리금융이 자본을 투입해 규모를 키워 타 상품을 취급하게 하고, 태생적 한계를 희석시킴으로써 금융지주 내 종합증권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종금이 영위하는 발행어음 사업에 일반 증권업무를 더해 과거 메리츠종금증권(현 메리츠증권)이 보여왔던 성장세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2010년 메리츠증권은 메리츠종금과 합병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출범, 2020년 종금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기 전까지 증권사와 종금사 업무를 영위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 경우에도 우리금융의 자본 투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종금의 자기자본은 6739억원. 조 단위 규모의 타 증권사에 비해 턱없이 작다. 그간 우리금융이 중대형 증권사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비쳐온 만큼 비은행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자본 투입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국과의 협의도 관건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증권이 그간 여러 가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렇다 할 수익을 낸 적이 없어 기존 주주들은 우리금융 인수에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우리금융에 인수될 경우 기존 펀드 판매채널로서의 회사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당국에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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