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현대백화점, 8년 동행 NH증권과 이별하나공모채 주관사 첫 배제...재합류 가능성도 남아 있어
김슬기 기자공개 2024-02-16 13:21:06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 정기 이슈어인 현대백화점이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왔던 NH투자증권을 주관사단에서 제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백화점은 그간 회사채 주관사단 조합을 다양하게 꾸려왔으나 2015년 11월 이후 NH투자증권을 빠뜨린 적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이는 정영채 대표와 장호진 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백화점 조달 파트너 4곳 낙점, 직전 발행 함께 한 KB·NH 제외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1일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2·3년물로 구성, 총 1500억원을 모집한다. 이번 발행을 위한 대표 주관사에는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4곳을 선정했다.
이번 주관사단을 살펴보면 직전 발행과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두 차례 공모채 발행을 진행했다. 4월에는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3곳의 주관사를 선정했고 10월에는 키움증권,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5곳이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2/14/20240214134241516_n.jpg)
직전 발행과 비교하면 국내 부채자본시장(DCM) 강자라고 할 수 있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제외됐다. 다만 KB증권은 현대백화점과의 인연이 그다지 깊지 않았다. 2015년 7월 합병 전 KB투자증권 시절 한 차례 주관사 지위를 받았고 2023년 10월에 합류했었으나 다시 제외된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 발행 때 현대백화점 측에서 KB증권에 투자자 모집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고 평가, 다음 발행 때는 합류가 어려울 것 같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 역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모두 제외되면서 타 발행사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고 밝혔다.
◇ 정영채 대표와 장호진 대표 인연 '8년 동행'
이번 주관사단 선정에 있어서 더욱 타격이 큰 곳은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2015년 11월, 2018년 4월, 2020년 5월, 2021년 2월과 4월, 2022년 5월, 2023년 4월과 10월 등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주관사 지위를 받은 바 있다. 8년여간 주관사를 맡아온 것이다.
현대백화점을 커버리지로 담당해온 곳은 줄곧 NH투자증권의 'General Industry부'였다. 현재 해당 부서는 최민호 상무가 이끌고 있다. 2015년 11월 첫 합류 때에는 김형진 현 인더스트리 2본부 대표가 부서장으로 있었고 최 상무는 당시 부장이었다. 최 상무는 현대백화점을 담당하는 동안 부장, 이사를 거쳐 상무가 됐다.
업계에선 NH투자증권이 장기간 현대백화점의 주관사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정영채 대표와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와의 인연이 주효했다는 말이 나온다. 장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으로 81학번이다. 정영채 대표는 82학번으로 같은 대학, 같은 과를 다녔다.
장 대표는 그룹 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하다. 그는 현대그룹 공채로 입사, 종합기획실 출신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분리 후 2001년 현대백화점, 2006년 현대홈쇼핑 관리부문 이사, 2010년 현대그린푸드 대표를 지냈다. 현대백화점 관리본부장을 거쳐 2015년 1월~2016년말까지 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부사장), 2017년부터는 기획조정본부장(사장)이 됐다.
그간 현대백화점의 핵심 컨트롤타워는 기획조정본부로 산하에 경영전략실, DT추진실, 사업개발담당, 미래전략담당 등을 뒀었다. 장 대표가 기획조정본부를 진두지휘했고 그룹 지주사 전환 작업 역시 주도했던만큼 기획·재무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했다. 그는 2020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입성했다.
장 대표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난해 11월 단일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현대백화점 각자 대표에서 지주사 대표로 이동했다. 현재 현대백화점의 재무는 민왕일 부사장이 이끄는 경영지원본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업계에선 이번에 NH투자증권이 현대백화점 회사채 주관사단에서 제외됐더라도 다음 기회에는 언제든 다시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발행사에 따라 주관사 지위는 매년 다르게 가져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현대백화점 발행에 있어서 NH투자증권은 인수단 지위를 얻진 못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임주현 "임종윤과 다른 길, 해외투자 유치는 곧 매각"
- [i-point]미래산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L-벨트 이전
- [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핵심은 'R&D' "한미정신 지킨다"
- '나형균호' 오하임앤컴퍼니, 사업 다각화 고삐
- [i-point]휴림로봇,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률 196.5% 기록
- [i-point]부스터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자사몰 매출 전략 강화
- '탄소제로 대비' 대우건설, 환경 에너지 정조준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시큐아이, 빅3급 실적에도 '보안 거리 먼' 임원들 우려
- [i-point]엑스페릭스-퓨리오사AI, UAE 방문 '협력 강화'
- 성장 돌파구 모색 KT스카이라이프, AI·아마스포츠 공략
김슬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B증권, 안정적인 실적에 ROE '12%' 육박
- [IB 풍향계]숨가쁜 지배구조 개편에 증권사 먹거리 '양극화'
- [이사회 모니터]하나증권, 이사진 '역량진단표' 공개...투명성 강화 집중
- [Rating Watch]'흔들렸던' SK온 등급, 3사 합병으로 '일단 방어'
-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한양증권, 다시 찾은 '4대 금융지주채' 1위 명성
- [IB 풍향계]'인기' 두산그룹 회사채, 지배구조 변화에 '숨고르기'
- [Rating Watch]'지배구조 개편' 두산에너빌리티, 지주사 '두산'만 웃나
-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CJ그룹 최고 파트너 '삼성증권' 첫 등극
- [Rating Watch]'장기간 스플릿' 종근당, 온전한 AA급으로 '우뚝'
- [IPO 모니터]'브이원텍 자회사' 시스콘로보틱스, 예심청구 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