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등기이사 점검]성장거듭하는 미래에셋, 등기이사 활용법도 진화캐피탈→증권→운용 순서로 등기이사 내려놔… 창업형 재벌 형태 눈길
원충희 기자공개 2024-02-27 08:14:57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오너가 있는 64개 기업집단 소속 2602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발표한다. 이사회 중심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처음으로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상승 전환했다. 공정위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일까. THE CFO는 주요 그룹별 오너가의 등기이사 등재 현황과 실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8시32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자기사업을 시작해 국내 손꼽히는 금융그룹을 일궈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사진)은 2016년 이후로 그룹 계열사에서 등기이사로 재직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GSO(Global Strategy Officer) 등 미등기 이사 직함만 유지 중이다.박 회장은 증권에서 등기이사를 하다 사임한 뒤 자산운용으로 옮겼다. 주력 계열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면 물러나는 식이다. 기업이 커질수록 그룹 전반적인 그림을 그리는 위치로 올라갔다.
◇대우증권 PMI 때부터 미등기 이사로만 재직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 21개 계열사 가운데 총수가 등기이사로 있는 곳은 하나도 없다. 동일인(총수)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에만 미등기 임원직을 갖고 있다. 2016년 이후부터는 등기이사를 하지 않고 있다.

운용사 지분을 대거 늘리고 운용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되 증권사 전문경영인에 맡겨 이를 책임지도록 하는 방향으로 틀을 잡았다. 미래에셋증권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곧바로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로 올랐다.
그러던 중 2008년 미래에셋그룹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으로 보고 각종 출자규제와 공시의무를 부과하는 그룹 중 하나가 됐다. 박 회장 역시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재벌규제 사정권에 들어왔다.
박 회장이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를 내려놓은 시기는 2016년이다. 당시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을 진행 중인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의 회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자본시장법상 계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임원을 함께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통합을 직접 지휘하기로 했다.
통합 초기에 오너가 직접 책임경영과 함께 향후 비전, 직원들과의 소통 등 강화할 필요가 있었다. 다만 이때는 등기이사가 아닌 미등기 임원으로 갔다. 비상근을 결정한 데는 해외사업과 다른 계열사 업무 등을 챙겨야 하는 여건을 고려했다.
◇해외사업 전념 위해 국내 계열사 비상근 임원직만
글로벌 사업을 계속 강조해 왔던 박 회장은 해외 계열사에도 직함을 갖고 있다. 2018년 3월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회장(미등기)을 맡은데 이어 그 해 5월 미래에셋증권 회장을 내려놓고 GSO 직을 맡았다.
미래에셋 계열사들 등기임원직은 전문경영인들로 채워져 있다. 박 회장은 그룹이 커감에 따라 점차 미등기 이사로 자리로 물러났다. 미래에셋캐피탈을 시작으로 증권업 안정이 필요할 때 증권 계열사에, 운용부문 강화가 필요하면 운용사 등기임원을 달았다. 2018년 이후부터는 국내보다 해외업무에 더 신경 쓰기 위해서란 이유로 홍콩법인에 직을 뒀다.

박 회장의 등기이사 추이를 보면 2~3세대 내려온 기존 상속형 재벌이 아닌 자기 손으로 대기업집단을 이룩한 창업형 재벌이란 점에서 여타 오너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그룹의 성장에 따라 위치를 바꾸고 이제는 한두 계열사가 아닌 전체 그룹에다 글로벌 사업을 보는 지위에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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