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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금]정기선의 적자,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선봉②그룹 전략 과제 상업화 수순…솔루션사업 영역 확대 순조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26 08:22:30

[편집자주]

한때 현대중공업의 사내 사업부에 불과했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국내 IPO시장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탄탄한 실적 못지않게 과감한 비전이 시장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이다. 향후 해양 산업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게 회사의 모토다. 상장 후의 성장을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조선 계열사들에 이어 HD현대그룹의 새로운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출범하고 현재의 규모로 성장한 과정은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정 부회장은 당초 HD현대마린솔루션이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되기 전부터 선박 사후서비스(AS)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별도 회사의 설립을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설립되고 나서는 직접 경영에 참여해 회사의 발전을 이끌었다. 2018년 초부터 2021년 11월까지 대표를 지냈다. 이 기간 HD현대마린솔루션 연매출은 4145억원에서 1조877억원으로 확대됐다. 친환경 선박 개조사업,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유류 공급) 등 신사업을 고도화하며 외연을 키운 덕이었다.

대표에서 물러난 뒤에도 정 부회장의 HD현대마린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현재 정 부회장은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 HD현대마린솔루션에서만 부회장으로 일하는 중이다. 지주사를 제외한 별도 사업회사 중 직접 임원으로 이름을 올려 경영을 살펴보는 회사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유일하다.

직접 기반을 닦은 기업이라 유달리 애착이 있는 걸까. 그보다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옳을 듯싶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 부회장이 내건 미래 성장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며 나날이 사업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 미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HD현대그룹의 새로운 전략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말 그대로 '바다의 대전환'을 뜻한다. '오션 모빌리티(친환경 미래 선박)', '오션 와이즈(해양 디지털 플랫폼)', '오션 라이프(해양 생활공간 확장)', '오션 에너지(해양 에너지 활용)' 등 4개 과제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해양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당시 사장)이 2023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HD현대)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션 와이즈를 맡았다. 오션 와이즈는 글로벌 해상 운송 네트워크를 최적화하기 위한 디지털 솔루션으로 개발됐다. 선박의 운항정보, 항만 운영상태, 날씨 등 데이터를 종합해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함으로써 선박 정시성 향상에 기여한다.

특히 주목받는 건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고 예측하는 기능이다. 해운업에 대한 글로벌 탄소 배출 규제가 심해지는 요즘, 선박이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는 해운사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오션 와이즈를 비롯한 탄소 저감 솔루션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오션 와이즈는 공식 발표된 지 1년여 만에 본격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달 초 포스코와 처음으로 오션 와이즈 상업 공급계약을 맺었다. 포스코에서 운용하는 건화물선에 오션 와이즈를 적용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사업 확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오션 와이즈 고객을 발굴하는 한편 탄소 관리 솔루션 기능을 기반으로 탄소 배출 생애주기평가(전과정 탄소배출량 산정), 탄소배출권 거래 등의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렇다고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오션 와이즈에만 온힘을 쏟는 것은 아니다. 바다와 관련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HD현대마린솔루션의 목표다. 앞서 지난해 11월 회사 이름을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지금의 것으로 바꾸면서 이같은 비전을 내세웠다. 이후 선박 사이버 보안, 선박 교육훈련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션 와이즈를 비롯한 신규 솔루션사업들이 HD현대마린솔루션 주력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회사는 매출 대부분을 선박 AS와 벙커링, 친환경 선박 개조 등에서 내고 있다. 다만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창한 정 부회장이 직접 HD현대마린솔루션을 챙기고 있는 만큼 솔루션사업 확대 기조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동안 겸직하고 있던 HD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담당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및 HD현대마린솔루션 경영총괄의 직책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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