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주주가치 기조 바꾼 하이브 첫 배당…자사주 매입 가능성은보통주 주당 700원, 총액 292억…주주환원 규모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 30% 이내
이지혜 기자공개 2024-02-29 11:38:50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10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창사 이래 첫 현금배당을 실시한다. 지난해 초 열린 2022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벌어들였지만 배당금을 지급한 적은 없다. '성장이 곧 주주가치 제고'라는 신념에 따른 조치였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뀌었다.주주환원 규모는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을 기준으로 30% 이내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번 현금배당은 지배주주순이익의 15%가량을 지급하는 것이기에 하이브가 자사주 매입 등을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 이래 첫 현금배당, 자사주 추가 매입 가능성도
하이브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700원씩 현금배당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이브가 지급하는 현금배당금 총액은 292억원이다.

하이브가 2022년도 실적발표에서 약속했던 내용을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CEO)는 지난해 2월 열린 2022년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동안 분할과 합병 등 구조변경으로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주주의 지지로 관련 안건이 통과된다면 가장 빠른 시점인 2024년부터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이뤄졌다. 하이브는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자 지난해 3월 열린 제18기 주주총회에서 1조원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재원을 마련했다.
박 CEO는 전일(26일) 열린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을 위해 1년 넘도록 시장의 의견을 듣고 이사회에서 여러 논의를 거친 끝에 배당정책을 수립, 주식 발행 초과금을 자본금으로 전입해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 CEO는 하이브의 성장단계 상 지금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다소 이른 편이라는 점을 알렸다. 그는 “상장 후 본격적 성장 단계에 있는 회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이는 주주가치를 우선으로 여기는 하이브의 철학을 담은 조치”라고 말했다.
하이브가 주주환원 정책을 추가 시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1년간 추세에 비춰봤을 때 현재 주가가 높은 편이 아닌 데다 하이브가 당초 밝혔던 주주환원 규모까지 여유가 남아 있다.
하이브가 이번에 시행하는 현금배당금 총액은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의 15.3%에 해당한다. 하이브는 주주환원 규모를 연결기준 지배주주순이익의 30% 이내라고 밝히고 배당 외에 자사주 매입 등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에 적었다.
◇‘성장이 곧 주주가치 제고’ 기조에서 선회
주주환원 정책은 종전까지 하이브의 기조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하이브는 이전까지 엔터테인먼트사업의 매출과 손익 변동폭이 크다고 판단해 일단 본업에 집중하는 게 주주가치 제고에 더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판단했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에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배경이다.

당시 하이브는 “추가 투자를 단행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 성장을 이루는 게 주주가치에 더 긍정이라고 판단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위한 회계규정상 배당 가능 재원도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더 이상 주주환원 정책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엔터사 중 유일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데다 영업이익 등 수익성도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더군다나 하이브보다 규모가 작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도 꾸준히 현금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실제로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열린 2023년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200원씩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총 281억원 규모다. 여기에 더해 150억원어치의 자사주도 15일 소각했다. 전체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는 아직 2023년도 실적에 대한 주주환원 정책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올해 YG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자사주를 200억원어치, JYP엔터테인먼트는 박진영 창의성총괄책임자(CCO)가 5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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