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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대차 지도]경쟁사 몰려들지만…브라질 시장, 아직 '시간' 있다④안정적인 시장 4위…현지화 등에서 우위 있다는 평

이호준 기자공개 2024-03-08 07:39:57

[편집자주]

세계 시장은 늘 어렵다. 급변하는 안보 상황을 체크하는 일, 달라진 경제 환경에 맞게 판매 전략을 짜는 일, 부상하는 시장을 찾아 떠나는 일. 해외 시장을 뚫어온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전과 기회 그리고 위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배경이다. 국내 제조업 대표 주자인 현대차도 마찬가지. 러시아 상황뿐 아니라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주요국을 대하는 현대차의 대응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왜일까. 더벨은 현대차의 새로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2년은 현대차에 뜻깊은 해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에 생산 공장을 준공하면서 '오대양 육대주'에 걸친 해외 생산망 구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공장은 증설 등을 거쳐 현재 연간 22만여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확고한 시장 4위, 중남미 판매 증가도 견인

단순히 판매량만 보면, 브라질은 여전히 '변방'처럼 느껴질 수 있다. 가령 지난해 현대차의 해외 공장별 판매 실적을 보면 브라질 법인(HMB)은 약 20만5452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현대차 해외 공장 전체 판매 실적(235만대)의 약 8% 수준이다.

그러나 브라질이라는 시장 자체를 보면 평가는 정반대다. 가장 최신 조사인 2022년 브라질자동차딜러연합회의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브라질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 12%(4위)를 기록했다. 진출 이듬해인 2013년(5.9%)과 견줘 두 배의 성장을 일궜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시 현대차 공장

브라질에 생산 공장을 지은 이후 탄탄하게 시장 지위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브라질은 인근 지역으로 수출 영토를 넓히는 거점 역할도 수행 중이다.

브라질에는 중남미 권역본부가 있다. 함께 관세 동맹을 맺고 있는 중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책임진다. 현지화 전략 등을 추진하며 지난해 중남미 지역에서 판매 대수 30만대를 올리는 데 일조했단 평가다. 이는 코로나 이전 대비 50% 늘어난 숫자다.

판매 호조세를 이끄는 차량은 'HB20'과 '크레타'다. 현지전략형 소형차인 HB20은 2015년 17만4420대가 팔리면서 브라질 연간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크레타 역시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단 평가다.

◇'투자' 자체로 판도 예측하긴 어려워

관건은 앞으로다. 올들어 완성차 세계 판매 1위인 토요타와 전기차 세계 판매 1위인 BYD 등이 브라질 시장 공략을 위해 수조원의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폴크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GWM 등이 브라질 투자를 발표했다.

현대차도 투자를 재개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밝힌 투자금은 2032년까지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브라질 생산 공장 건설 후 첫 대규모 투자지만 약 3조원(토요타)을 내건 경쟁사에 비해 규모가 작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오른쪽 두번째) 브라질 룰라 대통령(왼쪽 두번째)

물론 추격을 버틸 시간은 있다. BYD나 GWM 등은 제품의 기획부터 완성차 설계, 수출에 이르는 현지화 생산 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또 현대차가 토요타 등에 비해 아직 친환경차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가 있어 '투자' 자체로 판도를 예측하긴 어렵다.

현대차는 중국과 러시아를 대체할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32년까지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인도 시장처럼 안정적인 판매 점유율을 유지 중인 브라질 시장에서 지속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다.

완성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과거 브라질 투자는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데 집중됐었다"라며 "위상이 어느 정도 확립된 지금 시점에서는 브라질에서 '친환경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쌓는 데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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