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시스템적 사고 전문가, 이신영 구매SCM 부문장'코로나19' 시기 공급망 안정화 관리 앞장, 이익 체력 키우는 핵심 인력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14 07:12:27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중국의 소비 둔화에 따라 주요 화장품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업계 막내 격인 애경산업은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글로벌 전략을 펼친 노력이 빛을 발하며 성장 곡선을 그렸다. 애경산업은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3대 전략(글로벌화·디지털화·프리미엄화)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더벨은 애경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들이 그리는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6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스티브 잡스가 1997년 애플 CEO로 복귀한 후 가장 먼저 메스를 꺼내들었던 분야는 공급망관리(SCM)다. 애플의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생산과 재고 등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고자 SCM 전문가인 팀 쿡(Tim Cook)을 영입했다.팀 쿡은 필요한 만큼만 생산해 재고 비용을 최소화(Just in time·JIT)하는 전략을 펼치며 애플의 이익 규모를 끌어올렸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제기되며 전략을 수정했지만 애플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분야가 SCM이다.
구매와 SCM 파트는 제품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원료 동향을 파악할 뿐 아니라 유관 부서 협력 업체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 쿡이 SCM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도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의 구매SCM을 총괄하며 팀 쿡 역할을 맡고 인물은 이신영 상무(사진)다.
◇평사원에서 임원 오른 '정통 애경맨', 구매와 물류 분야 두루 경험

주요 임원 중 재직기간이 가장 오래됐다. 27년간 구매와 SCM 파트를 넘나들며 평사원에서 부문장에 오른 정통 '애경맨'이다. 소비재 산업의 국내 구매, 글로벌 구매, 국내 물류, 디지털 물류, 글로벌 물류를 두루 경험하며 보유 자원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수 있는 시스템적 사고방식을 키웠다.
과거에는 구매SCM을 제품 생산 비용과 유통 비용의 절감 차원에서 관리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겪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 상무는 코로나19 기간 중 국내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관리로 위기 극복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정기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구매SCM 부문장을 맡으며 이 상무는 용인1물류센터 신축, 용인2물류센터 매입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 청양에 구축한 애경중앙물류센터(AK CDC)의 신축 및 창고관리시스템(WMS)을 구축하는데 앞장섰다. 글로벌 물류팀과 디지털 물류팀을 신설하고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상무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AK CDC는 제품 보관에서 출고까지 체계화된 물류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물류센터와 공장 간 RTV(Robotic Transfer Vehicle) 설치를 통해 운반비를 절감했다. 지역별 물류센터 수송 업무도 전담하는 등 신속한 배송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이 상무는 수도권 및 수출입 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류 네트워크 최적화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원가 절감과 재고 관리 통한 재무 체력 관리, 지속 가능 성장 도모
구매 분야를 총괄하며 내실 있는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도 맡고있다. 구매팀은 애경산업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 등을 전략적으로 구매한다. 애경산업의 운영 비용의 절반 이상이 구매SCM 부문에서 집행된다.
구매SCM에서 원가를 절감하면 고스란히 이익으로 쌓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 상무는 원가 및 비용 절감의 선봉장 역할뿐 아니라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재무 체력을 키우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 세대가 '가치 소비'를 중시하면서 주요 업계가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애경산업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플라스틱 용기를 PE(폴리에틸렌) 용기로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구매 분야의 역할이다.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케라시스, 샤워메이트, 랩신 등의 제품을 유색 PET(페트) 용기에서 PE로 바꿔 재활용률을 높였다. PE 용기로 바꾸면서 원가 절감도 도모했다. 화장품 사업에서도 Age 20's 팩트 용기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CR ABS로 바꿨다. 용기 변경 등은 구매팀이 유관 부서와, 협력사 등과의 지속적인 소통의 결과물이다. 이 상무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애경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한 축을 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경산업 경영의 핵심 임무를 맡고 있는 이 상무는 올해 글로벌 소싱 가속화로 원가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수출의 공급 거점 마련을 마련하는 것도 목표로 세웠다. AK Way를 중심으로 한 공급 밸류 체인 안정화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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