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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비만약' 신드롬]'엔블로는 시작' 대사질환 강자 대웅제약의 확장 전략⑧식욕억제제 더해 적응증 확대 추진, 자체 플랫폼 기반 패치형도 도전

차지현 기자공개 2024-03-15 07:33:57

[편집자주]

비만이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으로 정의되면서 약물치료의 새 지평이 열렸다. 의지력 부족 등 개인 문제가 아닌 약물 치료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빅파마는 물론 바이오텍들까지 앞다퉈 뛰어들었다. 기존 약물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GLP-1' 계열 의약품이 등장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제약사가 시장 선점에 나선 상황에서 국내기업이 설 자리는 있을까. 더벨이 관련 시장 현황과 국내사들의 전략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은 대사질환 영역에 강점을 지닌 제약사로 꼽힌다. 대부분 신약개발사가 항암신약 개발에 집중할 때 묵묵히 외길을 걸었다. 이런 노력 끝에 탄생한 게 국내 최초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 '엔블로'다.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황. 이미 관련 분야서 성공 DNA를 보유한 대웅제약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엔블로 적응증 확대는 물론 패치형 신약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엔블로 변신은 무죄, 안전성 앞세운 '적응증 확장' 전략

2022년 36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은 엔블로는 대사질환 분야서 대웅제약의 경쟁력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국내 기업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 치료제다. 작년 5월 국내 출시 이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출발점도 엔블로다. 역시 엔블로에서부터 출발한다. 핵심 전략은 확장이다. 추가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당뇨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겠다는 아이디어다.

기존 당뇨 치료제로 허가받은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들이 체중 감소 효과를 낸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는 데 따른 결정이다. 엔블로 출시 전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던 같은 계열 당뇨 치료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 등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됐다.


비만약으로 변신하는 주인공은 'DWP306001'다. 적응증 확대에서 한 단계 나아가 엔블로에 식욕억제제 성분을 더해 차별화했다. 엔블로와 식욕억제제 모두 이미 처방 중인 의약품인 만큼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연내 임상 2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임상 1상에서 안정성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진행하는 임상 2상에선 체중 감소 등 효능 데이터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 플랫폼 '클로팜' 기반 패치형 치료제 개발

대웅제약의 비만 치료제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트렌드인 GLP-1 계열 약물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후발주자로서 택한 공략 방안은 패치형 비만약 개발이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니들은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바늘을 이용해 체내로 약물을 전달하는 '경피 약물 전달 시스템(TTDS)'이다. 통증이 적고 바늘에 의한 2차 감염 부작용 위험이 없는 만큼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실온 유통과 보관이 가능해 콜드체인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다만 마이크로니들 제형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대웅제약 말고도 많다. 국내에서만 대원제약, 동아에스티, 광동제약 등이 개발을 선언했다. 이들과 다른 대웅제약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자회사 대웅테라퓨틱스를 통해 원천 기술을 직접 개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주요 제약사가 벤처와 협업을 통해 관련 치료제 개발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대원제약은 라파스, 동아에스티는 주빅, 광동제약은 쿼드메디슨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마이크로니들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대웅제약은 대웅테라퓨틱스와 공동으로 '클로팜'이라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 마이크로니들이 지닌 용량 측면에서의 한계, 경피 미흡수 등 단점을 극복한 기술이다. 이로써 주사제와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반 기술을 외부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개발로 내재화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물론 세계 무대로 시야를 넓히면 산적한 과제는 더욱 많다. 경쟁사가 증가하는 만큼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관건이다. 회사가 예상하는 상용화 시점은 2028년께다. 올해 상반기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존에 상용화한 대부분 비만 치료제는 주사제 및 경구제"라며 "이에 비해 일주일에 한 번 부착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패치형 비만 치료제는 출시와 동시에 환자 및 의료진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시장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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