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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에스앤디 주주제안' 유안타인베 “VC 사후관리 이정표”350억 자사주 매입·소각 제안…정영관 VC대표 “최대주주와 충분한 협의 거쳐”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19 09:16:35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수년간 장기투자해왔던 코스닥 상장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규모 자기주식 공개매수와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하고 나섰다. 그간 국내 VC 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 활동이라 이목을 모은다.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VC부문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의 통화에서 “최대주주 측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책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며 “국내 VC의 사후관리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업내용 선전에도 주주가치 제고책 부재로 저평가 장기화

코스닥 상장사 에스앤디는 지난 6일 자기주식 공개매수 안건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주당 3만원으로 350억원어치를 공개매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개매수로 확보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게 된다.


해당 안건은 2대주주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주주제안으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됐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이 외에 기타비상무이사후보와 감사선임 안건도 제안했고, 이런 내용들도 오는 22일 주총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정 대표는 이런 주주제안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회사의 사업 내용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받는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주주로서 회사에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액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회사와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서 이번 안건들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에스앤디는 1998년 설립돼 2021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식품소재 제조전문업체다. 불닭볶음면 등에 사용되는 천연분말 및 전용 조미료 등을 생산해 납품하는 회사로 잘 알려졌다. 수년째 연간 700억원 이상의 매출과 1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883억원과 영업이익 129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634억원에 달하는데, 그간 시가총액이 700억원수준에 불과해 극심한 저평가 종목으로 꼽혔다.



이 회사의 2대주주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앞서 2017년 에스앤디에 처음 투자해 현재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장기투자자’다. 2017년 9월 '유안타세컨더리2호펀드'를 통해 에스앤디의 구주를 처음 취득했고, 그해 말 추가 취득을 통해 지분율을 24.7%까지 늘렸다. 2021년 이전상장 후 일부를 엑시트했고, 현재 지분율은 13.23%다.

정 대표는 “에스앤디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의 노력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해왔음에도 시장과의 소통부족 등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오랜기간 준비해 주주제안을 했고, 경영진을 포함한 모든 주주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란 점을 설득해 안건에 상정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안은 회사의 과도한 현금보유를 줄이는 최소한의 조치이고 모든 주주의 가치가 자사주 소각만큼 상승하므로 대주주와 경영진도 어렵지 않게 동의 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경영진이 효율적인 ROE 확보와 회사 가치 상승을 위해 추가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상정된 안건은 주주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해당 공시가 나온 지난 5일종가 기준 1만7850원이던 주가 대비 68% 높은 3만원에 주식을 공개매수 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350억원은 공시일 종가 시가총액 725억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공개매수 주식을 전량 소각한다는 점에서 의미는 더 크다. 매입하는 주식은 약 117만주로 에스앤디의 발행주식 총수의 28.7%에 해당한다. 자사주 소각만으로도 주당 순이익이 40%가량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시장은 즉시 반응했다. 공시가 이뤄진 다음날 에스앤디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공개매수의 구조는 사업에 지장을 미치지 않을 수준의 현금을 들여 적정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도록 짰다. 정 대표는 “공개매수 가격은 코스닥 이전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상 기재된 희망공모가격 밴드하단”이라며 “공개매수에 투입하는 금액은 회사의 보유잔고를 고려할 때 사업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안건 상정까지 최대주주측과 약 한달 간의 협의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내용들을 준비했고, 지난 2월 6일 주식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권영향’으로 변경한 뒤부터 설득에 나섰다. 정 대표는 “경영진과 충분한 설득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최대주주 측도 본 안건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의 엑시트 시점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사의 성장성과 펀드만기 시점을 고려해 주주가치가 충분히 제고됐다고 판단되는 타이밍에 회수를 고민하고 있다" 말했다.

◇ “VC 적극적 주주가치 제고 늘어날 것”

정 대표는 이번 주주제안이 VC업계 사후관리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VC의 주주제안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비상장 단계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파견하는 걸 제외하곤 경영참여를 통한 사후관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향을 보여왔다. 공동투자 관행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각 벤처캐피탈 들의 지분율이 낮아 적극적인 경영참여 보다는 투자계약서상의 진술보증과 확약사항 등을 통한 소극적 관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출자자 신뢰도 제고를 회사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탁자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주주행동주의 수준의 적극적 사후관리를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사내 역량확보 및 제도개선 등의 활동을 다방면으로 차곡차곡 실행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하고 사내 세미나 등을 통해 주주행동주의 사례 들을 연구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의 ESG 활동 역량 강화를 위해 2022년 한국 과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이정현 변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이번 결정은 ESG의 지배구조(Governance) 개선의 의미는 물론, 최근 정부가 진행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방향과도 일치한다”며 “소극적인 사후관리에 머물던 VC들이 포트폴리오 상장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활동을 요구하는 일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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