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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초 6년 여정 완주한 최정우 회장 "아쉬움 남지만 최선, 발걸음 가볍다"

임한솔 기자공개 2024-03-19 11:24:2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 임원들이 복도에 정렬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은 한명 한명과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수고하셨다, 다음에 또 만나자는 등 덕담을 주고받았다. 떠나는 사람도, 떠나보내는 사람도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아쉬움이 남았어도 미련은 보이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은 18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최 회장의 이임식을 열었다. 6년의 임기를 마친 최 회장이 장인화 신임 회장에게 포스코그룹 수장의 책임을 넘겨주는 자리였다.

행사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밝았다. 포스코그룹이 지금까지 겪었던 것과 다른 준비된 이별이라 그런 듯싶었다. 앞서 포스코그룹이 민영화한 뒤 취임한 회장들은 하나같이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도 사임했다. 그룹은 몇 년 주기로 갑작스러운 수장의 공백을 마주해야 했다.

최 회장은 불길한 징크스에 예외를 만들었다. 포스코그룹이 민영화한 뒤 처음으로 연임을 무사히 완주했다. 단지 임기를 채우기만 한 게 아니다. 이차전지사업 육성, 포스코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등 굵직굵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의 경영성과는 나날이 우상향한 포스코그룹 시가총액으로 입증된다.

한번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 포스코그룹을 한층 더 큰 규모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 회장의 재연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평생을 '포스코맨'으로 살아온 경영인은 이제 무대 아래로 내려간다.

최 회장은 이임사를 통해 솔직하게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포스코그룹의 앞날을 응원했다. 뒤를 이을 장 신임 회장을 향한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에 몸담았던 지난 41년간 회사가 눈부신 성공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과정에 동행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다"며 "부족함은 있었을지언정 늘 진심이었고 아쉬움이 분명 남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탁월한 리더십, 깊은 경륜과 지혜를 갖춘 장인화 신임 회장이 계시기에 더더욱 제 발걸음은 가볍다"며 "평범한 시민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편안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포스코그룹의 더 멋진 앞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차전지소재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을 계속 육성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빠르게 재편되는 공급망 질서, 날로 치열해지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포스코그룹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신시장과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주력인 철강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이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철강은 가장 중요한 백본(뼈대)이다. 철강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서 새로운 친환경 미래 세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향후 3년 동안 포스코그룹 고문을 맡는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장 신임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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