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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형 VC 톺아보기]'딥테크' 명가 K2인베, 전문성 갖춘 심사역 역량 강점④2011년 설립 이후 퇴사 심사역 2명 그쳐, 로열티 '강점'…'AI·반도체·공간컴퓨팅' 투자

이기정 기자공개 2024-03-26 08:35:12

[편집자주]

2005년 LLC(Limited Liability Company·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VC)의 등장은 변곡점이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이 없어도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수많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독립을 꿈꾸는 계기가 됐다. 실제 프리미어파트너스를 시작으로 LLC형 하우스가 생겨났고, 2016년 모태펀드에서 마이크로 VC 계정을 신설하며 그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는 LLC 특성상 필연적으로 펀딩에 어려움을 겪지만 내공을 쌓으며 수천억원 규모까지 AUM(운용자산)을 불린 곳들도 있다. 더벨은 업력 5년 이상, AUM 1000억원 이상의 LLC형 VC의 성장 과정을 짚어보고 미래 방향성과 전략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정 섹터나 투자 단계에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벤처캐피탈(VC)이 지닌 가장 큰 무기다. 한 개 분야에서만 특출나다는 평가를 받아도 업계에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는 설립 초기 VC들이 유사한 주목적의 펀드를 잇따라 결성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K2인베스트먼트)는 세컨더리와 지분유동화 등 후기 단계의 투자 강점을 내세워 성장해왔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딥테크 투자' 명가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실제 심사역 70% 이상이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 인문계나 금융업계 출신의심사역이 많은 VC업계에서 이공계와 산업계 경력을 보유한 심사역 비중이 높다는 점은 특별한 강점으로 꼽힌다.

사실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라는 뜻의 딥테크가 특정 업종에서만 이뤄지는 투자로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모든 업종에 딥테크 기업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 섹터에서 딥테크 투자 성과를 내도 쉽게 '명가'라는 타이틀을 주지 않는 이유다. K2인베스트먼트는 ICT부터 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모든 업종에서 딥테크 투자 트랙레코드를 쌓아왔다고 자부한다.

◇AUM 대비 심사역 규모 적어…인력 70% '이공계 출신' 눈길

K2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총 9명의 심사역을 두고 있다. 김봉수, 김상우 대표를 필두로 VC본부 5명과 PE본부 2명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외에 경영지원본부 인력이 3명, 준법감시인 1명이 함께 근무한다. 총 회사 인력은 13명이다. 설립 당시 구성원이 3명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4배 이상 규모가 늘어났다.


심사역 규모가 AUM(운용자산) 대비 큰 편은 아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K2인베스트먼트의 AUM은 6421억원으로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VC+PEF) 28위다. 비슷한 AUM을 보유한 스틱벤처스(6743억원)의 심사역은 12명,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13명(6147억원)으로 인력이 더 많다. 다른 LLC(유한책임회사)형 VC와 비교해도 심사역이 많지 않다. AUM 4437억원의 위벤처스와 3879억원의 뮤렉스파트너스는 각각 11명, 10명의 심사역을 보유하고 있고 있다.

심사역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김봉수 대표가 서울대 전기공학부 석사 출신으로 ICT 기업 투자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김상우 대표의 경우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석사를 나와 바이오 분야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

VC투자본부장인 권혁률 전무는 서울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했다. 엔씨소프트와 네이버 등 IT 기업을 거쳤다. AI(인공지능),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 깊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VC투자본부의 정강식 상무는 바이오 전문가다. 경희대 약학과 학사와 나노의학생명과학과 석사를 마쳤다. 한국로슈, 한국릴리, LG생활건강 등 제약업계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PE본부장인 김세민 전무 역시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IBK기업은행, SBI프라이빗에쿼티 등에서 PE 경력을 쌓았다. VC본부의 김혜원 상무는 임원 중 유일한 문과 출신 심사역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프리IPO와 세컨더리 분야에 장점이 있다.

준시니어급 인력들도 대부분 기술과 관련한 학과를 전공했다. VC본부의 정해승 수석팀장과 남우현 팀장이 각각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카이스트 전기공학·기술경영학 학사를 졸업했다. 정 수석팀장은 모빌리티, 2차전지, 에너지 등 분야에, 남 팀장은 로봇과 반도체 섹터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막내 심사역인 PE본부의 박민준 심사역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김세민 전무를 보좌해 향후 PE본부를 키워낼 유망주로 평가받는다.

심사역 중 설립 초기였던 2010년대 초반 입사한 인물은 김봉수, 김상우 대표뿐이다. 가장 빠른 입사자인 김혜원 상무가 2017년 합류했다. 이어 권혁률 전무가 2018년, 정강식 상무가 2020년 입사했다. 다른 심사역들은 최근 3년 사이에 K2인베스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K2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심사역 중 이공계 출신이 약 70%로 기술 기반의 기업 투자심사에 강점이 있다"며 "회사는 설립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거나 창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주력으로 투자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소부장부터 바이오까지 기술 기업 발굴 성과 '두각'

K2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아 성장한 기업도 면면이 화려하다. 특히 바이오와 ICT, 플랫폼 등 업종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포트폴리오로를 분야별로 구분하면 먼저 소재장비부품 분야에서 코마테크놀로지(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 자람테크놀로지(반도체 설계) 등에 투자했다.

이어 ICT 영역에서 콘텐츠퍼스트(글로벌 웹툰 플랫폼), 아코플래닝(가죽 재생), 머스트잇(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클로버추얼패션(3D 소프트웨어) 등을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또 바이오 섹터에서 큐로셀(CAR-T 세포 치료제 연구), 리브스메드(복강경 수술기구), 아이엠지티(약물전달기술시스템 개발), 블루엠텍(의료진 이커머스), 코어라인소프트(AI 진단), 이엔셀(세포유전자 치료제), 엑소코바이오(에스테틱·바이오 신약개발), 메디젠휴먼케어(유전정보 분석기반 헬스케어), 스카이랩스(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다른 섹터 대비 우수한 포트폴리오가 많은 편이다.

미래 기술 발전을 이끌 기업에 대한 투자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엔젤로보틱스(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이노스페이스(우주발사체), 씨메스(비전 인공지능 로보틱스 솔루션) 등이 있다.

회사는 현재도 딥테크 기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심히 지켜보는 섹터는 AI와 반도체, 공간컴퓨팅(디지털 콘텐츠를 공간과 혼합하는 기술) 등이다. AI 기술 발전이 반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기업들 역시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기적 조직문화 강점…3년내 전문인력 15명까지 확장 계획

K2인베스트먼트는 유기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한다.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뭉칠때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대표부터 막내 심사역까지 모두 동일하게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권을 한표씩 행사한다.

그간 구성원이 이탈하는 사례도 많지 않았다. 실제 김지훈 전 대표를 제외하면 13년 동안 퇴사한 인물은 단 2명에 그친다. 먼저 김준민 메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독립을 목적으로 자신만의 회사를 차렸다. 다른 이탈 인력은 주니어 심사역으로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VC의 핵심인력 이탈은 펀드레이징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모태펀드 등에서 1차 정량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운용 인력의 이탈 여부를 심사 지표에 포함하기 때문이다. 결국 유기적인 조직문화가 K2인베스트먼트가 꾸준하게 펀드를 결성하며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주요 원동력 중 하나였던 셈이다.

LLC형 VC답게 내부 구성원들의 책임감이 높다는 것도 강점이다. K2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임원 이상 심사역 대부분이 회사 지분을 일정 수준 이상 보유하고 있다. 펀드 성과가 우수할 수록 심사역들이 많은 성과보수를 챙겨갈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 덕분에 인원들이 펀드 운용에 총력을 다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계 경력 15년 이상의 시니어 심사역(김봉수, 김상우, 권혁률, 김세민), 경력 10년의 준 시니어(김혜원, 정강식), 주니어(정해승, 나우현, 박민준)가 안정적인 팀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강조했다.

K2인베스트먼트는 향후 3년안에 15명까지 심사역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VC본부와 PE본부에서 각각 10명, 5명의 심사역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목표로 하는 각 본부의 AUM은 VC본부가 1조원, VC본부가 5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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