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박병무 대표, 자신감 넘친 엔씨소프트 주총 데뷔전 베테랑 전문경영인 출신, 날카로운 질문에도 자신감…장기적인 성장 도모
황선중 기자공개 2024-03-29 08:19:0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6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엔씨소프트 정기주주총회는 '구원투수' 박병무 신임 공동대표의 리더십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전문경영인답게 주주들의 날선 질문에도 여유있는 자세로 막힘없이 대처했다. 확고한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주가·실적 회복에 대한 계획도 겸손하면서도 자신있게 답했다.◇엔씨 주주총회, 초반부터 날선 질문 이어져
박병무 공동대표는 8일 오전 경기 성남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제27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했다. 해외 출장 상태인 김택진 공동대표를 대신해 주주총회 의장직을 수행했다. 김 공동대표는 구글클라우드와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구글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체류하고 있다.
정기주주총회는 처음부터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공동대표가 인사말을 하기 전부터 비판적인 의견이 터져 나온 것. 주주로서 현장을 찾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주주총회가 주주들과 임직원이 함께 하는 축제의 장이 되려면 반드시 회사 측의 대표인 대표이사가 있어야 한다. 굉장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었지만 박 공동대표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벼운 미소를 보이며 차분하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는 "김택진 대표는 엔씨소프트 실적과 관련한 굉장히 중요한 미팅들이 잡혔다"면서 "구글 고위 임원들과 일정을 맞추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됐다"면서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전반적으로는 차분함을 유지했지만 부당한 질문에 대해서는 반박도 아끼지 않았다. 위 학회장이 김 공동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이 총괄하는 NC웨스트홀딩스의 적자를 거론하며 '족벌경영'이라고 비판하자, 박 공동대표는 "너무 가족이라는 측면에서 공격하지는 말라"면서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헌한 것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발언마다 현실적 경영철학 드러나
경영철학이 묻어나는 발언도 있었다. 박 공동대표는 글로벌 조직 개편 기대감을 표하는 주주를 향해 "너무 기대는 말아 달라. 한꺼번에 다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현실적인 경영관이 엿보였다.
또한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인수합병(M&A) 계획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가 절대 훼손되지 않는 조건으로 좋은 거래를 성사하겠다"라고 말하자, 박 공동대표는 "절대라는 말은 절대 쓰면 안 된다"라며 홍 CFO의 발언을 정정했다. 그러면서 "하다보면 실수도 있을 텐데 인내력을 가지고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했다.
답변마다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점도 눈에 띄었다. 박 공동대표는 엔씨소프트 기업 이미지가 대표작 <리니지>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통계를 보면 리니지라는 이름의 게임을 하루에 150만명이 하고 있다"라는 근거로 반론했다. 그러면서 "리니지 때문에 회사가 망한다는 이야기는 동의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공동대표는 특유의 유머러스함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었던 주주총회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김 공동대표의 고연봉 논란을 두고 경영진과 주주 사이 첨예한 논쟁이 오갔다. 이때 박 공동대표는 "취임하기도 전에 보수를 반납해야 할 것 같아 큰 일"이라며 살얼음 분위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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