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이우현의 바이오 꿈 "해외로 눈 돌린다" 29일 주총서 밝힌 '플랜B'…"바이오산업, 커질 수밖에 없는 시장"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01 09:17:19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회사만 볼 건 아니고 해외에도 좋은 기업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OCI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제약·바이오 사업 노선에 대해 한 발언이다.
이 회장은 전날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이 무산된 것에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인수합병(M&A)이나 지분 투자 등을 추가로 검토 중인 기업이 있는지 묻는 말에 "자판기에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웃음). 이제 다시 찾아봐야죠"라고 답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18년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OCI는 부광약품과 합작사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하며 바이오 사업에 처음 발을 들였고 2022년 2월 부광약품 지분 10.9%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러나 부광약품 규모로는 제대로 된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 지난 1월 한미약품그룹과 이례적인 통합 경영을 선언했다. 결과는 주주들의 반대로 인한 무산이었다.
이 회장은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입장이 회사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배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투자하면 왜 (투자 대상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지 그 논리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우리와 주주분들의 생각이 달랐고 저희 생각을 강요할 수도 없으니 다른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미약품그룹과 다른 방식으로 협업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통합에 반대한 한미그룹 오너일가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와는 함께 일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그는 "(제약·바이오 사업은) 사실 어려운 과제인데 이사회에서 정한 조건들이 충족이 안되면 아무래도 진행하기 어렵다"며 "지금 다시 (협력에) 들어가는 건 웃긴 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가장 큰 요인은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다. 이 회장은 "제약·바이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요인은 안정적인 실적이다. OCI그룹은 태양광 산업 업황에 따라 실적과 주가 부침이 심한 기업이다. 이는 OCI홀딩스의 기업가치가 시장에서 저평가받는 요인이라는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태양광에서 등락을 경험해왔기에 어떻게든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OCI홀딩스는 이날 주총에서 이우현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이현승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안건이었던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장찰스윤식(CHANG CHARLES YUN SIK)·김옥진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은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 결렬로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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