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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적자' 빗썸, 실적보다 IPO 가치 높이기 집중 수수료 무료 이벤트 영향, 투자사들 관심사 '손실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

노윤주 기자공개 2024-04-03 07:36:16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2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를 운영하는 빗썸이 지난해 4분기 276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까지 4년 연속 이어오던 영업이익 흑자가 깨졌다.

예고된 적자다. 빗썸은 한자릿수대로 떨어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매출을 포기하고 지난해 10월부터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약 4개월간 시행했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적자에 대한 주주 질타도 나왔다. 다만 주총에 참석했던 벤처캐피탈(VC)들은 적자보다 시장 점유율 상승 가능성을 더 주요 사안으로 봤다. 2017년 빗썸이 처음으로 IPO에 도전할 당시 투자했던 곳들로 6년 넘게 증시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쿠폰 전략 덕분, 수수료 무료에도 206억 매출 발생

빗썸은 이달 1일 2023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 1358억원, 영업적자 149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만 276억원의 적자가 났다. 다만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당기순이익은 243억원 흑자를 냈다.

작년 3분기에도 6억5456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적자폭이 커진 건 4분기에 가상자산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같은 시기 206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빗썸 매출의 99%가 거래수수료에서 온다. 이론적으로는 매출이 제로에 가까워야 한다.


매출이 난 배경에는 쿠폰 전략이 있다. 빗썸은 전고객 대상 수수료 무료 쿠폰을 지급하고 코드를 등록한 사람에게만 0% 수수료율을 제공했다. 이 기간 수수료 쿠폰을 적용하지 않은 고객이 있었던 것이다. 이 고객들은 기존대로 거래금액의 0.25%를 수수료로 지불했다.

매출 감소를 예상한 빗썸은 영업비용 효율화를 추진했으나 무리였다. 복리후생비를 16% 가까이 줄였다. 광고비용도 예년의 절반으로 축소했지만 전체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3.8% 줄이는 데 그쳤다.

고객을 불러모으기 위해 코인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 탓이다. 이에 판매촉진비가 크게 증가했다. 작년에 빗썸은 총 103억원의 판촉비를 사용했다.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6년째 IPO 기다린 VC, 올해 주총 참석하며 관심 보여

지난달 말 열린 주총에서도 빗썸 영업적자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주총장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가 참석했다. 이정훈 전 빗썸 의장 측과 비덴트 측 주주만 참석하던 지난 주총과 달리 올해는 VC들도 자리를 채웠다.

두 VC는 2017년 빗썸에 투자했다. 당시 빗썸은 IPO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기존 주주들이 프리IPO 형태로 구주를 매각했었다. 한투파는 운용 중인 3개 펀드를 통해 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벤처투자의 전신 네오플럭스도 당시 빗썸 지분을 인수했다.

빗썸이 다시 IPO 계획을 밝히면서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VC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주총에서 신한벤처투자측은 "4분기 영업적자가 400억원이 나왔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의장을 맡은 이재원 빗썸 대표는 "4분기에 수수료 무료 정책을 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라고 답변했다. 신벤투 측은 수수료 무료 시행 기간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추가 질의를 하지 않고 수긍했다.

한투파는 이사 보수 총액에 대해 질의했다. 올해 빗썸은 주총에서 예년과 동일하게 이사 보수한도 50억원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작년 빗썸은 등기이사인 이재원 대표, 김상흠 의장, 이정아부사장 3명에게 총 11억1400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7100만원이었다. 빗썸 전략기획실장 출신인 이병호 감사에게는 2억1800만원을 지급했다.

이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시기, 계획 모두 변함 없다"며 "올해 실적이 중요한 데 좋은 결과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하며 IPO 추진 의사를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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